브라질 선거에 전 세계가 주목하는 세 가지 이유

10월 2일(현지 시간) 브라질 정치의 "결정적 시험대"라고 불리는 선거에 사상 최다 유권자가 참여한다

사진 출처, EPA

사진 설명, 10월 2일(현지 시간) 브라질 정치의 "결정적 시험대"라고 불리는 선거에 사상 최다 유권자가 참여한다

10월 2일(현지 시간), 브라질 정치의 "결정적 시험대"라고 불리는 선거에 사상 최다 유권자가 참여한다.

이번 선거는 1억 5000만 명 이상이 주지사·시의원·하원의원·상원의원을 선출한다. 그러나 가장 관심이 몰리는 것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 간의 양자 대결 구도다.

11명의 후보 중 50% 득표자가 없을 경우, 최다 득표 후보자 2명의 결선 투표가 진행된다. 이때 두 후보의 양극화가 뚜렷한 상황에서 선거 결과가 나온다면, 라틴 아메리카 최다 인구국인 브라질 밖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킬 것이다.

이미 세계 각국의 시선이 브라질로 향하고 있다. 특히 목소리가 큰 미국은 브라질의 현 대통령이 자국의 전자투표 시스템에 공개적으로 의혹을 제기하자 보우소나루 정부에 "민주 절차를 존중"하도록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이후 9월 22일(현지 시간) 유엔(UN)은 브라질 관계 당국, 후보자, 정당을 대상으로 성명을 발표해 "다가오는 선거를 평화롭게 치르고 선거 관련 폭력 사태를 방지하도록" 촉구했다.

브라질 연방선거법원(TSE)에 따르면, 투표장에서 선거를 참관하기 위해 브라질을 방문하는 국제기구 또한 역대 최다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 세계가 10월 2일 투표를 지켜보는 이유는 과열된 분위기 때문만은 아니다.

아마존의 미래

두 주요 후보의 환경 관련 행적에 비춰 보면, 이번 선거가 세계 최대 열대우림인 아마존의 미래를 가를 수 있다.

룰라 후보는 2003~2010년 대통령 재임 당시 아마존의 삼림 벌채 속도를 늦추기 위해 힘썼다. 기후 변화 완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아마존을 보존하기 위해 해당 지역에서 불법 벌목, 채굴, 가축 방목을 감시했다.

아마존 삼림 파괴율은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이 승리를 거둔 2018년 전에 이미 증가세를 보이긴 했으나, 2019년 1월 취임 이후 파괴 속도가 특히 가팔라졌다. 올해 초 브라질 아마존환경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 대통령의 임기 중에 삼림 파괴가 57% 가까이 증가했다.

브라질 현 대통령의 임기 중에 삼림 파괴가 57% 가까이 증가했다

사진 출처, Reuters

사진 설명, 브라질 현 대통령의 임기 중에 삼림 파괴가 57% 가까이 증가했다

극우 성향의 현 대통령은 아마존의 상업 탐사를 공개적으로 옹호했다. 특히 원주민 영토 보호에 반대 의사를 드러냈는데, 원주민 영토 보호 법령에 단 한 번도 서명하지 않은 대통령은 1988년 이후 처음이다.

각국 정부와 환경 단체는 현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타이스 반와트 그린피스 대변인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를 통해 "인류의 환경 유산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과학자들은 아마존에서 가뭄·화재·벌목 등이 반복되면서 숲이 자생력을 잃는 이른바 '티핑 포인트'에 근접했다고 예전부터 경고해 왔다"라며, "지난 4년 동안 보우소나루 정부는 각종 연설·행동·조치를 통해 환경보호기관·원주민·환경운동가·민주주의를 괄시해 왔다"라고 덧붙였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국제 사회에 좀 더 회유적 자세를 보였다. 이달 유엔 총회에서는 언론이 본인의 환경 관련 노력을 공정하게 보도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한, "환경 및 지속가능한 발전 측면에서, 브라질은 그 자체로 해결책의 일부이며 전 세계에 참고 자료를 제공한다"라고 발언했다.

브라질의 경제적·정치적 중요성

브라질은 라틴 아메리카 지역에서 최대 규모의 최다 인구국일 뿐만 아니라 세계 상위 15대 경제 대국에 속하며 일부 글로벌 상거래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브라질은 대두·쇠고기·철광석 등 원자재의 주요 생산국이며 미국·중국의 주요 교역국이기도 하다. 따라서 격동의 선거(또는 선거후 기간)가 국제적 고민거리를 만들어 낼 가능성이 있다.

브라질의 사회학자 겸 국제관계 전문가 레오나르도 폰테스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전자투표 시스템을 거듭 의심하는 가운데 브라질의 "신생 민주주의"가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판단한다. "열대 지방의 도널드 트럼프"로 불리는 현 대통령이 계속해서 전자투표에 의혹을 제기하면서,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2021년 1월 6일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벌어진 선거후 폭동과 유사한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추측도 나왔다. 폰테스는 "일부 서구 국가의 민주주의 체제가 위협받는 중이고, 브라질에서 이미 그 조짐이 나타났다"라며, "보우소나루가 낙선할 경우 어떻게 나올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브라질의 민주주의가 시험대에 올랐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특징인 선동적 미사여구는 총기 소지 규제를 완화하는 법령에서도 힘을 발했다. 브라질의 안보 관련 싱크탱크 '수다파스(Sou da Paz)'가 분석한 브라질 군대·경찰 정보에 의하면, 2018년 이후 개인 소유 총기가 두 배 증가해 200만 정에 육박한다. 수다파스의 캐롤라이나 리카도 디렉터는 "현재 브라질에는 무장한 민간인이 실제 부대를 이루고 있으며, 이 상황이 매우 우려스럽다"라고 말했다.

선거 이후 이러한 부대의 역할에 대해서도 우려가 쏟아졌다. 1964~1985년은 브라질의 군부 통치기였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전 육군 대위였고 해밀턴 무라오 부통령은 장군이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난달 BBC와의 인터뷰에서 군부 내 쿠데타의 조짐은 없다고 답했다.

소위 '가짜 뉴스'는 또 다른 전장을 형성한다. 선거 운동 기간에 SNS로 루머가 확산될 것이라는 구체적인 우려가 나왔다. 특히 브라질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메시지 앱 '왓츠앱(WhatsApp)'에 눈길이 쏠린다. 브라질에서 왓츠앱의 공공 정책을 총괄하는 다리오 두리간은 브라질 신문 '에스타도 데 S. 파울로(Estado de S. Paulo)'와의 인터뷰에서 '메타(Meta)'의 자회사이기도 한 왓츠앱에게 10월 2일 투표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투표"라며, 브라질은 양극화가 뚜렷하고 여러모로 힘든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좌)와 룰라 전 대통령(우)

사진 출처, EPA/Reuters

사진 설명,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좌)와 룰라 전 대통령(우)

극우 세력에게 반전이 있을까?

브라질의 가장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룰라 전 대통령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보다 안정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결선 투표가 필요 없을 만큼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압도적일 것으로 장담할 수는 없지만, 여론조사에 따르면 결선 투표에서도 좌파에 속하는 전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보다 우세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최근에는 조르자 멜로니가 이탈리아 총선에서 승리하는 등, 지난 몇 년 동안 정치학자들은 다양한 국가에서 극우 정치인의 부상을 지켜봤으며, 이번 선거가 어떤 추세로 흘러가든 여파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한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에서 브라질 및 라틴 아메리카 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인 비니시우스 데 카르발류 박사는 "브라질은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중요한 국가이므로, 전 대통령이 승리한다면 극우 세력의 후퇴를 의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 6월 콜롬비아 역사상 첫 좌파 대통령이 선출된 점을 언급하며 "브라질 선거는 전 세계 정치 스펙트럼의 양 진영 모두 중요한 승리를 거둔 가운데 치러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