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시진핑 정상회담, 양측이 원하는 바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 출처, AFP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번 주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만날 예정이다. 양국 정상 모두 이례적인 해외 순방이다.

오는 15~16일까지 사마르칸트에서 열리는 SCO 정상회의엔 인도, 파키스탄, 튀르키예, 이란 정상도 참석할 예정이지만, 러시아 크렘린궁은 중국과의 만남을 "특별히 중요하다"며 강조했다.

양국 정상은 지난 2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마지막으로 만나 양국 간의 우정엔 "한계가 없다"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으며, 그로부터 며칠 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이후 달라진 바가 있을까. BBC 모니터링팀은 러시아와 중국이 각각 이번 정상회담에서 정확히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살펴봤다.

먼저 푸틴 대통령에게 중국과의 더 긴밀한 관계는 자신이 꿈꾸는 새로운 "다극 체제" 구축의 핵심이다. 러시아와 중국과 같은 국가가 서구 주도의 세계 질서에 따르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다극 체제는 푸틴 대통령이 수년간 추구해왔으며 통치의 근본이 되는 개념이지만, 현 상황에서 러시아에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15일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중국과의 만남을 "특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 출처, AFP

사진 설명, 러시아 크렘린궁은 15일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중국과의 만남을 "특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뒤 서방 세계로부터 외면 받으며 고립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 주석 등 국제 정세를 움직이고 흔들 수 있는 인물과 만나는 모습을 보여주길 고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양국 정상 회담은 푸틴 대통령에겐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례 없는 대러 제재의 압박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투자, 기술 및 양국 무역에 큰 관심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러시아에서 서방 기업들이 대거 이탈한 이후 푸틴 대통령은 그 빈자리를 중국 기업으로 채우길 고대하고 있다.

또한 서방 세계가 러시아산 석유 및 천연가스 의존도를 줄이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러시아는 자국 에너지 수출길을 동쪽, 즉 중국으로 돌리려고 할 것이다.

아울러 우크라이나에서 정체되고 있는 군사 활동에 탄력을 주기 위한 무기 공급도 간절히 원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은 러시아를 지지하는 발언을 하긴 했어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에 대한 직접 지원을 극도로 경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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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키르기스스탄에서 열린 SCO 정상회의에서 나라히 선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지난 2019년 키르기스스탄에서 열린 SCO 정상회의에서 나라히 선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하지만 중국과의 더 긴밀한 관계를 추구하는 현재의 러시아 정부 정책엔 함정이 있다. 두 국가는 여전히 지정학적 라이벌이며, 러시아 국내에선 푸틴 대통령이 동부 일부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하는 것을 허용했다는 비난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시 주석의 이번 우즈베키스탄(및 카자흐스탄) 방문은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첫 해외 순방이다.

이번 순방 이후 오는 10월 16일 중국에선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시 주석의 전례 없는 3연임 여부가 확정될 매우 민감한 행사다.

중국 관영 매체는 아직 푸틴과의 회담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대만과 홍콩 언론은 이번 시 주석의 정상회담 참석 결정을 자신이 당과 국가를 완전히 장악하고 있음을 세계에 알리는 신호로 분석했다.

대만 국영 '중앙통신사'는 이번 방문이 러시아군이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장악한 광대한 점령지를 내준 최근 시점과 맞물리면서 "어색한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물론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은 이임을 앞둔 안드레이 데니소프 중국 주재 러시아 대사의 최근 회담에서 양국 간 연대를 재확인했으며, 중국 공산당 서열 3위인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은 이번 달 초 러시아를 직접 "친선 방문"하기도 했다.

양 정치국원과 리 위원장 모두 양국이 앞으로 더욱 관계를 구축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으며, 리 위원장은 관계가 "새로운 수준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고수하며 조심해왔다.

거세지는 서방의 압박에 대한 두려움으로 러시아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푸틴 대통령과 너무 가까운 사이로 보이기도 원치 않는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푸틴 대통령에게 급격히 불리한 국면을 맞으며, 러시아 국내에서도 시의원 수십 명이 푸틴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는 트위터 청원에 서명한 상황에서 시 주석이 한때 '"절친한 친구"라고 불렀던 푸틴 대통령과의 만남엔 많은 관심이 쏠릴 것이다.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에 거리를 둘까, 아니면 푸틴 대통령이 몰락해 자신이 더욱 고립되는 상황을 피하고자 지원의 손길을 내밀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