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기록적 홍수로 파키스탄의 국토 3분의 1이 완전히 물에 잠겼다

29일(현지시간) 나우셰라 지역의 침수된 거리

사진 출처, EPA-EFE/REX/Shutterstock

사진 설명, 29일(현지시간) 나우셰라 지역의 침수된 거리
    • 기자, 레오 샌즈
    • 기자, BBC News

파키스탄 기후변화부 장관은 기록적 홍수로 파키스탄의 3분의 1이 완전히 물에 잠겼다고 밝혔다.

최악의 돌발 홍수가 도로, 집, 농작물을 쓸어버리고 파키스탄 전역에 치명적인 혼란을 가져왔다.

셰리 레만 파키스탄 기후장관은 "전국이 물바다가 되어 물을 퍼낼 마른 땅이 없다"며 "상상을 불허하는 큰 위기"라고 강조했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 6월 장마가 시작된 이후 최소 1136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번 우기에 내린 비는 지난 10년 동안 기록된 폭우 중 가장 심각하며, 정부는 그 원인을 기후변화로 보고 있다.

레만 장관은 AFP통신에 "파키스탄의 3분의 1이 지금 물 속에 잠겨 있다"며 "우리가 경험했던 모든 한계와 기준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또한, "이런 상황은 처음이다"라고 덧붙였다.

오디오 설명, 파키스탄 홍수: 침대 프레임 이용한 아슬아슬 구출 작전

12일(현지시간) 정부 관계자 발언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75명이 숨졌으며,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빌라왈 부토-자르다리 파키스탄 외무부 장관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사망자 3분의 1이 어린이로 추정된다고 밝혔으며, "아직 피해 규모를 파악 중"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파키스탄인 3300만 명 이상(전체 인구 7명 중 1명)이 기록적 홍수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한다.

북부 스와트 밸리 지역은 폭우로 다리와 도로가 휩쓸려 마을 전체가 고립됐다.

산악 지역에 거주하는 수천 명의 주민은 대피 명령을 받았지만, 헬리콥터까지 동원한 관계 당국은 여전히 고립된 주민에게 접근하지 못했다.

셰바즈 샤리프 총리는 28일(현지시간) 헬리콥터로 해당 지역을 비행한 후 "마을들이 연이어 침수되고 수백만 채의 집이 파괴되었다"고 설명했다.

탈출에 성공한 주민들은 전국에 세워진 여러 임시 대피소로 몰려들었다.

북서부 카이베르 파크툰크와 지역에서 약 2500명의 피난민을 수용 중인 학교는 한때 집으로 사용되었다. 홍수 피해를 입고 이곳으로 대피한 페이잘 말리크는 AFP통신에 "대피소 생활은 비참하다. 우리의 존엄성이 흔들린다"고 전했다.

신드, 바루치스탄 지역의 피해가 가장 심각하지만, 카이베르 파크툰크와 산악 지역도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다.

올해의 기록적인 몬순 우기는 2000명 이상이 사망하여 파키스탄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우기로 기록된 2010년 홍수와 비슷하다.

.

사진 출처, EPA-EFE/REX/Shutterstock

재난 복구 비용을 둘러싼 우려도 커지고 있으며, 파키스탄 정부는 구호 기관, 우호 국가, 국제적 기부자에게 재정 지원을 호소했다.

아산 이크발 기획개발부 장관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아주 초기 단계에 추정한 복구 비용 규모가 100억달러(약 13조4000억원)를 넘어선다"고 전했다.

또한, 파키스탄 면 작물의 거의 절반이 씻겨나갔고 채소, 과일, 논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샤리프 총리는 내년 약 12억달러 규모의 국제통화기금(IMF) 대출 재개가 경제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해당 대출 프로그램은 2019년에 시작됐으나 IMF가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올해 초 중단됐다.

27일(현지시간) 영국 정부는 홍수 구호 활동에 최대 150만파운드(약 23억원)를 할당했다고 발표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이와 별도로 "물난리로 인한 비극적 인명 피해와 파괴 현황이 매우 안타깝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북서부 카이베르 파크툰크와 주의 차르사다 침수 지역을 걷는 현지 주민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파키스탄 북서부 카이베르 파크툰크와 주의 차르사다 침수 지역을 걷는 현지 주민

또한, "영국은 파키스탄의 회복 과정에서 연대를 보여주겠다"고 덧붙였다.

신드 주 남동부 수쿠르 시 부근에 거주하는 한 농부는 농사짓던 논이 홍수로 완전히 망가졌다고 AFP통신에 전했다.

70세의 칼릴 아흐메드는 "최고 품질의 쌀을 생산하는 우리 논은 5000에이커 이상에 달하며, 많은 이들에게 식량을 제공한다"라고 설명했지만, "이제 그 시절은 끝났다"라고 덧붙였다.

신드 주는 물이 범람하여 응급 구조대원이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파키스탄 군 관계자는 AFP통신에 "이용할 수 있는 착륙장이나 접근 경로가 없다...조종사들도 착륙을 힘들어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