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기원에 관한 연구, '증거들은 중국 우한 시장을 가리키고 있다'

과학자들은 코로나19 초기 발병과 시장에서 판매한 살아있는 동물 간에 "강한 연관성"이 있다고 밝혔다

사진 출처, Reuters

사진 설명, 과학자들은 코로나19 초기 발병과 시장에서 판매한 살아있는 동물 간에 "강한 연관성"이 있다고 밝혔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후아난 수산 및 야생동물 시장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생했다는 설을 "강력하게 뒷받침할 증거"가 있다는 연구 2건이 지난 26일(현지시간) 발표됐다.

이들 연구진은 초기 우한에서의 코로나19 감염 데이터를 재조사했다.

한 연구는 초기 코로나19 감염 사례는 후아난 시장 근처를 중심으로 몰려있다고 발표했다.

다른 연구는 발생 시기를 추적하기 위해 유전 정보를 살펴본 결과 2019년 11월 또는 12월 초에 변이 바이러스 2개가 인간을 감염시켰다고 제시했다.

연구진은 증거를 통해 지난 2019년 말 제2형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를 지닌 살아있는 포유동물이 후아난 시장에서 판매됐음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개별적인 "종간 감염 사건" 2건을 통해 바이러스가 동물에서 시장 노동자나 손님 등 인간에게 퍼졌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데이비드 로버트슨 영국 글래스고 대학 바이러스학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연구가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유출된 것이라는 잘못된 가설을 바로잡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팬데믹의 진원지

지난 2년간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이해하기 위한 과학자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연구진은 더욱 정보에 입각한 관점을 지닐 수 있었다.

이 덕에 연구진은 초기 감염 데이터의 핵심 난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즉 우한에서 코로나19 감염으로 입원한 수백 명 중 시장과 직접적이고 추적 가능한 연관성이 있는 환자는 왜 불과 50여 명에 불과했는지 설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후아난 수산 시장을 중심으로 몰려있는 초기 코로나19 감염 사례

사진 출처, Science

사진 설명, 후아난 수산 시장을 중심으로 몰려있는 초기 코로나19 감염 사례

이에 대해 로버트슨 교수는 "감염 환자 대부분을 후아난 시장과 연관 지을 수 없어 매우 당혹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제까지 바이러스에 대해 밝혀진 사항을 미뤄 생각해보면, 우리가 예상한 바로 그대로 결과가 나왔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대부분 감염돼도 가볍게 앓고 지나가기에 계속 지역사회에서 바이러스를 전파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증상이 심각한 사례 간 연관성을 찾아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코로나19 초기 감염 사례를 표시한 지도를 보면 시장 상인도, 다녀간 손님도 아니기에 후아난 시장과 직접적 연관성이 없는 환자 비율이 높았다.

그러나 이들 환자는 주거지가 시장 근처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관해 이번 연구의 주 저자이자 미국 애리조나 대학에서 생물학을 연구하는 마이클 워로비 교수는 후아난 시장이 전염병의 진원지라는 생각을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시장 상인들이 먼저 감염된 이후 "주변 지역사회 구성원 간의 연쇄 감염"을 촉발했다는 것이다.

워로비 교수는 "면적이 3000mi²(7770km²) 이상 되는 (거대한) 도시에서 초기 코로나19 환자의 거주지는 몇 블록 내에 대거 몰려 있었다. 그리고 후아난 시장도 그 블록 안에 포함돼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하다고 알려진 종을 포함해 여러 살아있는 동물이 판매됐던 후아난 시장

사진 출처, Worobey et al

사진 설명, 현재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하다고 알려진 종을 포함해 여러 살아있는 동물이 판매됐던 후아난 시장

또한 이번 연구는 시장 자체를 더욱 확대해 파고들었다. 연구진은 시장 내 하수구와 노점에서 채취한 샘플 중 양성이 나온 곳의 위치를 지도에 표시했다.

그 결과 로버트슨 교수는 "대부분 양성 샘플은 시장 남서쪽에 몰려있었다"면서 "바로 그 지역은 우리가 너구리 등의 동물이 판매되고 있다고 보고한 곳"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코로나19 감염을 일으키는 SARS-CoV-2]에 취약하다고 이젠 알려진 동물들이 2019년 말 그 지역에서 판매됐음을 확인했다."

실험실 유출론

한편 지난 2년간 코로나19 팬데믹의 기원에 관한 연구는 과학적 조사에서 서로 물어뜯는 정치적 분쟁으로 변질됐다.

주로 미국과 중국의 정치인들이 치열하게 비난을 주고받던 주제 중 하나가 바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유출됐다는 가설이었다.

하지만 킹스 칼리지 런던의 스튜어트 닐 교수는 해당 가설은 "데이터에 들어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증거에 근거해 가장 확신하는 바는 후아난 시장에서 종간 감염이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으로 붐비며 살아있는 동물을 취급하는 시장이 새로운 질병이 동물로부터 인간으로 "넘어올 수 있는" 이상적인 감염지라는데 많은 과학자들 또한 동의한다.

그리고 별도의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초기까지 18개월간 우한의 시장에선 거의 5만 마리에 달하는 38종의 다양한 동물이 판매됐다고 한다.

닐 교수는 이 전염병이 "중국 당국이 경고했던 유해하고 잔인하며 비위생적인 관행"의 결과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사태를 책임질 실험실 관련 인물을 찾으려고 들면서 관심이 흐트러지는 것의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도록 내버려 두는 위험을 무릅쓰는 꼴"이라고 덧붙였다. "엉뚱한 문제에 초점을 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