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우폴: 제철소 내 우크라이나 부상 수백 명, 러 통제지역으로 이송

동영상 설명, 마리우폴에 포위됐던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러시아 통제지역으로 이송됐다
    • 기자, 야로슬라브 루코브, 매티 머피
    • 기자, BBC News

우크라이나 당국이 17일(현지시간)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내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두 달 넘게 갇혀 있던 군인 수백 명이 마리우폴 밖 러시아 통제지역으로 이송된 사실을 확인했다.

한나 말리아르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은 중상자 53명이 인근 노보아조우스크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접경지역으로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반군이 장악한 곳이다.

그러면서 다른 211명은 인도주의 통로를 통해 올레니브카로 이송됐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반군 장악 지역이다.

앞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부상자 이송에 관한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힌 바 있다.

로이터 통신은 아조우스탈 제철소 지하 터널에서 항거하던 우크라이나 부상병을 태운 버스 약 12대가 제철소를 빠져나가는 모습이 16일 저녁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관영 매체 또한 우크라이나 부상병이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이송되는 모습이라며 영상을 공개했다.

말리아르 차관은 해당 군인들은 우크라이나에 포로로 붙잡힌 러시아 군인들과 교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시각으로 17일 자정이 넘은 시간에 진행된 화상 연설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군과 정보기관, 협상팀은 물론 적십자사와 유엔(UN) 또한 참여한 이송 작전"이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우리의 영웅들이 살아있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들 군인이 즉시 자유롭게 풀려나지 않을 수 있다면서 이들의 석방을 둘러싼 협상은 "세밀함과 시간"이 필요한 작업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부상병이 친러 반군이 장악한 노보아조우스크에 도착하는 모습

사진 출처, Reuters

사진 설명, 우크라이나 부상병이 친러 반군이 장악한 노보아조우스크에 도착하는 모습

아조프 대대, 국가방위군, 경찰, 영토방위군 등으로 이뤄진 우크라이나 군인 수백 명과 다수의 민간인은 지난 3월 초부터 러시아가 포위한 마리우폴 내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항전을 이어왔다.

면적이 11㎢에 이르는 아조우스탈 제철소 지하에는 핵전쟁에 대비해 설계된 미로 같은 터널 시설이 마련돼 있다.

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군 사상자가 속출할 수 있다면서 제철소 공격 계획을 취소했다.

한편 제철소 잔류 인원 규모에 대해선 아직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말리아르 차관은 우크라이나의 군사, 정보기관, 국가방위군, 국경 수비대가 "남은 이들을 구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발전소에서 항전한 군인들이 "이들에게 주어진 임무를 모두 완수했다"라며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군사적 수단을 가용해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봉쇄에서 구해내는 것이 불가능해지면서 더 이상 이들을 지켜내기 어려워졌다"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16일 밤 페이스북 게시물에서 이들을 "우리 시대의 영웅들"이라 부르면서 "이들의 노력 덕에 남부 전선을 지켜낼 수 있었다"라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마리우폴 수비대는 약 17 대대(병력 약 2만명)에 달하는 러시아군의 이동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러시아는 남동부 자포리자 점령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라고 적었다.

한편 SNS 게시글을 통해 아조프 연대 전투원들이 무장해제에 동의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아조프 연대는 우크라이나 국가방위대 소속으로, 한때 극우 민족주의와 연관 있던 집단이다.

아조프 연대의 사령관인 데니스 프로코펜코 중령은 "가능한 한 많은 인명을 살리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