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머스크의 54조원 규모 인수 제안 수용

사진 출처, Reuters
- 기자, 나탈리 셔먼, 다니엘 토마스
- 기자, BBC 비즈니스 전문기자, 뉴욕
트위터 이사회가 25일(현지시간) 미국 억만장자이자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내놓은 440억 달러(약 55조원) 규모의 인수 제안을 수용했다.
2주 전 머스크는 자신이 트위터의 "대단한 잠재력을 해방시킬" 것이라면서 트위터를 인수하고 싶다는 충격적인 발표를 했다.
자칭 "언론의 자유 절대주의자"인 머스크는 콘텐츠 제한 정책 및 가짜 계정 관리 정책 완화 등 트위터에 일련의 변화를 요구해왔다.
트위터는 처음엔 머스크의 제안을 거절했으나 이후 태도를 바꿨다. 이에 따라 인수 승인을 위한 주주들의 표결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포브스는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지분 등으로 머스크의 순자산을 2736억달러 규모로 추정했다. 세계 최고 부자인 머스크는 우주개발 기업인 스페이스X도 이끌고 있다.
머스크는 계약 성사를 발표하면서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 작동의 기반이며, 트위터는 인류 미래에 필수적인 문제들을 토론하는 디지털 광장"이라고 말했다.
"트위터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알고리즘의 코드를 오픈 소스 플랫폼에 공개해 개선하고, 스팸 봇을 없애 나가며, 모든 이용자를 인증하는 등 새로운 기능 등을 추가해 트위터를 발전시켜 나가고 싶습니다."
"트위터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잠재력을 꽃피우기 위해 트위터 및 트위터 이용자들과 함께 협력할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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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캡션: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기반이며, 트위터는 인류 미래에 필수적인 문제들을 토론하는 디지털 광장"
한편 트위터는 자사 플랫폼의 콘텐츠와 관련해 정치 및 규제 당국으로부터 점점 더 많은 압박을 받아 왔다. 이에 따라 플랫폼 내 거짓 정보를 규제해 좌우 당파를 막론한 비판이 대상이 됐다.
일례로 트위터는 작년 "폭력을 조장할"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을 영구 정지시키면서 눈길을 끌었다.
당시 머스크는 "미국 서부 해안의 테크 기업이 실질적인 언론의 자유 결정권자가 되는 상황에 대해 많은 불만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비록 지난 25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위터에 재가입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지만, 미국 내 우파들은 이번 인수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미 백악관은 이번 인수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으나,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누가 트위터를 소유하거나 운영하든,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오랫동안 대형 SNS 플랫폼이 지닌 힘에 대해 우려해왔다"라고 말했다.
줄리언 나이트 영국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부(DCMS) 의장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이번 인수는 "전 세계 SNS의 놀라운 발전"이라고 적었다.
"(절대적인 언론 자유를 외치는 개인이 경영하는) 이제 비상장기업이 된 트위터가 전 세계적인 규제 움직임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지켜보는 일은 흥미로울 것입니다."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에서 남긴 기록은?
800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 중인 머스크는 트위터에서 과거 여러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지난 2018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머스크가 올린 '테슬라 상장 폐지 계획' 트윗이 테슬라 투자자들을 오도했다고 제소했다. 결국 벌금 400억달러로 합의됐으나, 머스크는 자신은 오도한 적 없다고 줄곧 부인했다.
다음 해인 2019년에는 태국 동굴 소년 구조에 참여했던 영국 잠수 전문가를 "소아성애자(pedo guy)"라고 비난해 명예훼손 소송에 휘말렸지만 결국 승소했다.
한편 언론과의 충돌을 즐기고 비판을 차단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진 머스크는 25일 트위터를 토론의 장으로 바라본다고 시사했다.
거래 성사가 발표되기 불과 몇 시간 전 머스크는 "나의 최악의 비판자들조차 트위터에 남아있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그것이 바로 언론의 자유가 진정 의미하는 바이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바꿀 수 있나?
이번 인수 건은 올해 말 마무리가 될 예정이며, 이에 따라 트위터는 상장 폐지 후 비(非)상장사로 전환되게 된다.
머스크는 비상장사로 전환해야 자신이 원하는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머스크가 제시한 여러 변화 중에는 알파벳 기준 280자 글자 수 제한 폐지, 업로드된 트윗 편집 기능 도입 등이 있다.
한편 25일 트위터 주가는 오름세를 보이다 거래 성사가 발표된 후 5% 이상 오른 가격으로 마감했다.
그러나 여전히 머스크가 제시한 인수 가격인 주당 54.20달러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미국 월가는 인수가가 너무 높다고 봤다.
머스크는 이번 인수의 "경제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말했지만, 트위터의 재무 성과는 기복이 있다.
전 세계에 미치는 막강한 영향력에 비해 트위터는 거의 이익을 내지 못했으며, 이용자 수, 특히 미국 내 이용자 수는 성장하지 못하고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2004년에 창립된 트위터는 작년 매출 50억달러와 전 세계 일일 사용자 2억1700만 명을 기록했으나, 이는 페이스북과 같은 다른 SNS 플랫폼의 성과에 못 미치는 기록이었다.
브렛 테일러 트위터 이사회 의장은 머스크의 제안을 충분히 검토했으며, "트위터 주주들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출처, Twitter
한편 트위터를 이끌 인물에 대해선 아직 밝혀진 바가 없다. 현재 트위터의 CEO는 파라그 아그라왈로, 지난해 11월 공동 창업자인 잭 도시의 후임 CEO다.
그러나 머스크는 인수제안서에서 트위터 이사회에 "트위터 경영진에 대한 확신이 없다"라고 밝혔다.
아그라왈 CEO 또한 25일 직원들에게 트위터의 미래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아그라왈 CEO가 "일단 이번 거래가 성사되고 나면 트위터가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거래는 어떻게 성사됐나?
트위터를 노린 머스크의 행동은 민첩했다. 머스크가 트위터 지분 9.2%를 보유해 단일 최대 주주가 됐다는 사실이 밝혀진 게 이번 달 초다.
그 뒤 트위터는 머스크에게 이사회 합류를 제안했으나, 머스크는 14일 언론 자유의 보루로서 트위터의 가능성을 "해방시키고 싶다"라면서 제안을 거절했다.
이후 트위터는 누구든 이사회 승인 없이 지분율 15% 이상을 인수하면 포이즌 필을 발동한다고 밝히며 경영권 방어에 애썼다.
그러나 인수와 관련해 금전적인 세부 사항이 밝혀지면서 입장을 선회했다.
머스크는 인수 자금 중 255억달러를 금융기관을 통한 대출로 확보했으며, 210억달러는 자기자본 조달을 통해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트위터 이사회는 만장일치로 거래를 승인했으며, 이제 주주 표결 등을 거쳐 올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분석: 제임스 클레이튼, 북미 테크놀로지 기자
일론 머스크: 트위터의 새로운 왕이 되다
이번 인수의 빠른 속도에 실리콘 밸리의 많은 사람들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갑자기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의 절대 군주 자리에 오른 것이다.
머스크는 이번 인수가 "경제나 돈"에 관한 것이 아니라, 힘과 영향력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비상장기업으로 돌리면서, 이제 트위터를 완전히 통제할 것이다. 사실상 이제 트위터를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힘을 손에 넣었다.
이에 따라 머스크가 이끄는 트위터의 규제는 더 느슨해질 전망이다.
또한 머스크는 사람들이 트위터의 작동 방식을 이해할 수 있도록 트위터 알고리즘의 코드를 오픈소스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은 일단 자신이 만든 SNS 플랫폼인 '트루스 소셜'을 계속 이용하겠다고 밝히긴 했지만, 어찌 됐든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로 복귀할 가능성 또한 열린 셈이다.
수년 동안 미국 내 우파들은 트위터가 좌파 성향으로 자신들에게 편견이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따라 미국 공화당은 이번 인수를 반기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토록 강력한 플랫폼에 규제가 없어지면 어떻게 될지 우려하고 경악하는 목소리도 있다.
머스크가 앞으로 받을 비난의 규모를 알고 싶다면 페이스북을 보면 된다. 페이스북은 미국의 극우 음모론단체인 큐아논(QAnon)이나 대선 불복(Stop the Steal) 집회 등을 처음에 제한하거나 차단하지 않아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그리고 이제 트위터는 SNS상에서 아무런 제약 없이 날뛰는 언론의 자유는 매우 빠른 속도로 추악해질 수 있다는 위험 상황에 직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