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올리가르히 틴코프, '이건 학살이며 미친 전쟁'

사진 출처, Getty Images
- 기자, 마이클 레이스
- 기자, BBC 비즈니스 전문기자
러시아의 올리가르히(신흥 재벌) 올레그 틴코프가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건 "대량 학살"이라면서 이 "미친 전쟁"을 끝내라고 비난했다.
자신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에서 틴코프는 이번 전쟁에는 "그 어떤 수혜자"도 없다면서 러시아를 향해 욕설을 동반한 강도 높은 비난을 퍼부었다.
러시아 내에서 가장 유명한 기업인 중 하나인 틴코프는 인터넷 은행인 '틴코프은행'의 설립자이자 '틴코프-삭소' 프로 사이클팀의 소유주이기도 했다.
또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행동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러시아인 중 가장 이름이 알려진 인물이기도 하다.
앞서 또 다른 유명 러시아 재벌인 미하일 프리드만과 올레그 데리파스카가 평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긴 했으나, 러시아나 푸틴 대통령을 향한 직접적인 비난은 아니었다.
러시아 최대 민간은행의 설립자인 프리드만은 자신의 개인적인 발언이 본인뿐만 아니라 기업의 직원들에게도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러시아 올리가르히이자 지난 90년대 러시아 정부에서 일하다 푸틴 대통령이 정권을 잡은 지 나흘만에 정치권력에서 배제된 보리스 민츠 또한 틴코프에 합세해 푸틴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러시아에서 수배 대상에 올라 현재 영국에 거주 중인 민츠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올바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참혹한 전쟁과 푸틴의 날로 비대해져 가는 권위주의에 대항해 목소리를 낼 의무가 있다"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내에 있든 국경 너머 외국에서 난민으로 지내고 있든, 현재 이 잔인한 침공으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틴코프는 다른 러시아 올리가르히들과 마찬가지로 영국 정부의 대러 제재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민츠는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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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틴코프는 푸틴 대통령이나 러시아 크렘린궁과 전혀 친밀한 사이가 아니라며 관련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틴코프는 인스타그램 게시물에서 "러시아인 90%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반대한다"라면서 "어느 국가에서나 10%의 멍청이는 있기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미친 전쟁의 수혜자를 단 한 명도 보지 못했다! 무고한 시민들과 군인들이 죽어 나가고 있다"라고 비난을 이어갔다.
"러시아군의 고위급들은 숙취에서 깨어나 보니 자신들의 군대가 빌어먹게도 형편없다는 걸 깨달은 거다."
"이 나라의 모든 것이 엉망이다. 족벌주의, 아첨, 비굴함에 빠져 있는 나라에서 어떻게 좋은 군대가 있을 수 있겠는가?"
러시아가 지난 2월 말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까지 틴코프의 자산은 44억달러(약 5조4000억원)에 이르렀던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포브스의 지난달 보도에 따르면 틴코프는 은행 주가가 폭락하면서 억만장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러시아어로 비난을 퍼붓던 틴코프는 해당 SNS 게시물에서 영어로 바꿔 "친애하는 '서방 세계 집단' 여러분들, 부디 푸틴 대통령에게 체면을 살리고 이 학살을 멈출 뚜렷한 탈출구를 마련해달라. 좀 더 이성적이고 인도적인 선택을 내려달라"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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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틴코프은행은 성명을 통해 지난 2020년 회장직에서 물러난 창업자의 "사견"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틴코프가 2006년부터 더 이상 회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재 러시아에서 몸을 피해 영국에 거주하고 있는 틴코프는 키프로스에 본사가 있으며 은행과 보험, 모바일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자회사를 두고 있는 TCS 그룹 홀딩의 약 35%를 소유하고 있다.
틴코프는 "연쇄 기업가"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자전거 경기부터 전자제품 수입, 냉동식품 판매, 맥주 양조, 신용카드 발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펼쳤다. 이후 다시 틴코프-삭소 프로 사이클링팀의 소유주로 자전거 경주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펼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