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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말리 '엑소더스': 20세기를 정의한 앨범
- 기자, 아와 하이더
- 기자, BBC Culture
밥 말리의 앨범 '엑소더스'는 45년 전에 발매됐다. 최근 런던에서 열린 밥 말리에 대한 전시에 맞춰, 전 세계에 새겨진 그의 음악적 반향을 정리했다.
현재 런던 사치 갤러리에서 진행중인 '밥 말리 원 러브 익스피리언스(Bob Marley One Love Experience)'의 첫 번째 전시실에 들어서면, 밥 말리가 자신의 밴드 '더 웨일러스'와 함께 만들어낸 경이로운 음반들을 만나게 된다. 그런데 이들 중에서 벽면에 전시된 황금색 음반 자켓 하나가 유독 장엄한 존재감을 뽐낸다. 바로 말리와 그의 밴드가 첼시 공연장 인근에 머물던 당시에 만든 10집 앨범 '엑소더스'(1977)다. 말리의 세계적인 위상을 보여주는 이 앨범은 올해 발매 45주년을 맞았지만, 지금도 새로운 세대의 청취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경고: 이 기사에는 강한 표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엑소더스는 다양한 정신 세계를 담고 있다. 타이틀 곡은 구약성경 속 모세의 이야기를 연상시키는 동시에 말리의 래스터패리언 신앙(흑인들의 해방을 추구하는 자메이카의 신흥 종교)과 연관된다. 또한 자메이카 선거 과정에서 일어난 잔혹한 혼란과 자신과 리타 말리(밥 말리의 아내)에게 부상을 입힌 1976년 12월의 암살 시도를 피해 런던으로 망명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는 런던에서 1년여간 머물며 엑소더스(1978년에 나온 비교적 경쾌한 후속 앨범 '카야'도 이 시기에 만들어졌다)를 제작했다.
타임지는 엑소더스를 "제3세계에서 영감을 받아 전 세계에 목소리를 내는 정치적 문화적 연결고리"라고 묘사하며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음반으로 꼽았다. 21세기에는 '제3세계'라는 용어가 의미를 상실했지만, 이 앨범의 힘은 여전하다. 엑소더스에 수록된 곡(엑소더스에는 'One Love'라는 곡이 있다)들은, 제목을 포함해 이번 원 러브 익스피리언스 전시에 많은 영향을 줬다. 필자가 전시장을 찾아갔을 때, 말리의 딸이자 창조적인 예술가이며 기업가인 세델라는 "조나단(전시 디자이너 상크를 말함)은 선지자 같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 곳에서 여러분은 제 아버지와 어머니(리타 말리)와 관련된 것뿐만 아니라, 아이들 및 손주들에 대한 것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전시는 런던을 시작으로 토론토, 밴쿠버, LA, 시카고, NYC, 마이애미, 암스테르담, 서울, 텔아비브, 도쿄, 자메이카 킹스턴으로 이어진다.
엑소더스는 여러 차례 발매된 앨범이다. 세델라의 형제이자 밴드 동료였던 지기 말리가 믹싱한 40주년 기념 버전도 그중 하나다. 엑소더스는 다양한 재발매 속에서도 매혹적인 면모를 잃지 않았다. 이 앨범을 레코드판으로 들으면, A면과 B면의 두드러진 차이를 느끼게 된다. A면은 (첫번째 곡인 'Natural Mystic'의 매혹적인 그루브에서 "movement of Jah people!"을 반복하는 열정적인 타이틀곡까지) 정치적이고 정신적인 에너지가 엿보인다. B면의 낭만과 낙관이 가득하다. (B면은 Jamming과 말리의 여자친구인 신디 브레이크스피어를 위한 곡이라는 소문이 있었던 Waiting In Vain, Three Little Birds, 미국의 진보적인 소울 아티스트 커티스 메이필드의 영향을 받은 One Love/People Get Ready 등이 수록되어 있다.) 디지털로 재발매된 음반에는 고뇌와 반항, 궁극적으로 평화와 희망 등의 감정이 담겨있다.
세델라 말리는 이렇게 말했다. "(이 음반에 담긴) 메시지는 아직도 유효합니다. 불행하게도, 모든 것이 좋은 방향으로 변한 것은 아니죠. 저와 아이들은 '와, 1970년대 자메이카는 정말 혼란스러웠구나'라고 말해요. 아버지는 녹음을 위해 전 세계 어디든 갈 수 있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런던을 택했습니다. 엑소더스는 분노에 찬 기록이 아닙니다. 아버지가 경험한 모든 상황에 대한 울부짖음이죠."
밥 말리는 런던 망명 당시에 자신을 세상에 각인시켰다. 그와 밴드 더 웨일러스는 1975년 라이시엄 극장에서 공연을 열었다. 이 공연은 아일랜드 레코드사를 통해 라이브 앨범으로 제작됐다. 1977년 당시 런던은 격동의 시기였다. 도시의 문화는 왕실을 비롯한 정치적인 것들과 이제 막 피어나는 펑크와 디스코 사이에서 변화를 거듭하고 있었다. 엑소더스 이 속에서 활기찬 창조적 에너지와 말리의 호기심을 표현했다. 작가 비비안 골드만은 당시 앨범 녹음 현장을 취재하고, 이를 '북 오브 엑소더스(2006)'에 담았다. 그녀는 "엑소더스는 독창적인 도약이었고, 친숙한 스타일이나 기술을 버리고 알려지지 않은 다른 것을 찾아 떠나는 여정이었다"며 "음악의 레게 파투아(자메이카 현지어)를 유지하면서도 다른 공동체에 속한 이들도 이를 이해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썼다.
세델라 말리는 이렇게 말했다. "아버지가 런던으로 갔을 때, 우리를 자메이카에 남겨두고 떠났다는 사실에 저는 화가 났어요. 하지만 아버지가 런던에서 이룩한 성취는 정말 특별했어요. 저는 'Punky Regae Party'(원래는 엑소더스의 B면에 수록되려다가 이후에 나온 버전부터 수록되었다)라는 곡을 들을 때마다, 아버지가 런던의 한 아파트에서 사람들을 모아 공연하는 모습이 떠올라요. 흡연과 음악, 분위기 등. 아버지는 레게가 아닌 음악적인 사운드를 실험했고, 그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레블 드레드
런던의 말리는 1975년 라이시움 공연을 촬영했던 DJ이자 신예 영화 제작자인 돈 레츠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당시 말리 일행을 따라 호텔까지 가서 자메이카의 예술에 대한 감동을 표현했던 레츠는 "절대적인 깨달음의 순간"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1977년 레츠는 록시의 펑크 클럽에서 DJ를 하며 레게 음반을 틀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유행을 따른 그의 복장이 말리의 분노를 샀고, 이후 말리는 "당신은 더러운 펑크 로커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레츠가 기억하는 이러한 문화적 충돌은 레츠의 삶과 작품(크래시 투 말리, 엘비스 코스텔로 등의 유명 작품 등)에 대한 새로운 다큐멘터리 '레블 드레드'(오는 3월 개봉)에서 다뤄진다.
레츠는 BBC 컬쳐와의 인터뷰에서 "가까운 곳에 살던 밥은 나와 펑크에 대해 논쟁을 벌였다"며 "이후 몇 달 사이에 그는 비브 골드만과 (말리의 전기작가인) 크리스 살레비치와 같은 언론인을 통해 펑크를 보다 더 많이 이해하게 됐고 펑키 레게 파티를 작곡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우리가 논쟁할 때 저는 그에게 동조하지 않고 맞섰습니다. 그는 처음에는 제 말을 무시했고, 저는 '당신이 잘못 알고 있어요. 뭔가 일어나고 있다고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정말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런던에는 3-4년마다 달라지는 하위 문화가 있었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죠. 계급 체계에 좌우된 것이지만, 부정적인 면에서 긍정적인 면이 나온 것입니다."
엑소더스를 통해 말리는 반란의 음악을 가장 감미로운 멜로디에 접목했다. 그리고 이는 스티비 원더의 1980년작 'Master Blaster(Jammin')', 21세기에 나온 마누 차오, 짐바브웨 기타리스트 루이스 믈랑가, LA 블루스맨 켑 모 등이 커버한 One Love의 다양한 버전 등 다양한 음악에 영향력을 새겨놓았다. 말리가 남겨놓은 유산들에는 서로 가치가 대립적인 것들도 있다. 말리의 모티브는 축구 셔츠에서 아이스크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것에 등장한다. 이번 전시에도 인스타그램용으로 적합한 사진 촬영 장소나 슬로건이 마련됐다. 올리기 좋은 사진 촬영 기회와 서정적인 슬로건들이 많이 마련되어 있다. 전시를 디자인한 상크는 "밥은 많은 이들, 그리고 현재의 다른 세대에게도 다양한 의미를 갖는다"며 "그가 남겨놓은 가사의 메시지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와 닿는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대중적 요소와 더불어 이번 전시는 말리와 더 웨일러스의 정치적인 여정 속에서 엑소더스를 조명한다. 물론 여기에는 '서바이벌'(1979), '봉기'(1980), '대결'(말리가 암으로 사망한 지 2년 후인 1983년 발매) 등 마지막 스튜디오 앨범을 포함된다. 영국 정부의 '윈드러시 스캔들(2차 대전 후 부족한 노동력을 메우기 위해 영국은 많은 연영방 국가들에게 이민을 권장했으나, 막상 이민자들이 영국에서 와서 일을 할 때는 극심한 인종차별과 박해를 가했고, 이에 따라 폭동이 일어난 사건)'을 비롯한 정치적 갈등이나 정의롭지 못한 사건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터전을 잃어가던 상황에서 말리의 노래들은 생생한 의미를 표현해 냈다. 아름다운 멜로디와 표현 아래 항상 불꽃이 타올랐던 것. 그래서 그의 음악은 강하게 울려 퍼졌다.
레츠는 엑소더스가 시대를 초월한 화음을 만들어내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사이의 격차가 실제로 바뀌지 않았다는 사실과 큰 관련이 있다. 항상 엄청나게 많은 이들이 그의 음악을 들을 것이다. 그는 지구상에서 가장 인정받는 예술가다. 음반을 많이 팔아서가 아니라, 돈이 없는 사람들이 더 큰 고통을 당한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 현실이 달라지지 않는 한, 밥은 영원할 것이다."
밥 말리 원 러브 익스피리언스 전시는 2022년 4월 18일까지 런던 사치 갤러리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