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도 역대급 '비호감 대선'… 독재자 아들·딸 등 유력

사진 출처, Getty
- 기자, 하워드 존슨
- 기자, BBC 필리핀 특파원
오는 5월 9일 예정된 필리핀 대통령 선거가 논란 속에 치뤄질 전망이다.
주요 대통령·부통령 후보 중에는 악명 높은 현 필리핀 대통령의 딸과 전직 독재자의 아들, 세계적인 복서 등이 있다.
필리핀은 어떤 나라?
필리핀은 동남아시아에 있는 7000여 개의 섬으로 이뤄진 태평양의 군도 국가로 인구는 1억1000만 명 정도다.
1521년 처음으로 스페인 식민지가 됐으며 이후 1898년 미국, 1942년 일본의 식민지가 됐다가 1946년에 완전히 독립했다.
필리핀은 빈부격차가 심각한 개발도상국이다. 필리핀 통계청에 따르면 평균 수입은 연간 3300달러(약 360만원)이며, 2600만 명이 가난하게 살고 있다.
인구 밀도가 높은 수도 마닐라 대도시의 일부 지역에서는 생계를 위해 쓰레기를 뒤지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다른 지역에선 부자들이 담장을 쌓고 호화로운 삶을 영위한다.

사진 출처, AFP via Getty
필리핀의 국토를 구분하는 세 개의 주요 아일랜드 그룹으로는 북쪽의 루손, 중앙의 비사야 제도, 남쪽의 민다나오가 있다.
민다나오에 많은 무슬림이 거주하나 필리핀의 지배적인 종교는 로마카톨릭이다.
이번 대선의 핵심 쟁점은?
이번 5월엔 대선과 함께 총선 및 지방선거 또한 치러진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심각한 경기 불황 해결, 공직자 부패척결 등이 이번 선거의 핵심 쟁점이다.
필리핀과의 해역에 전략적 기지를 건설하고 함정을 동원해 필리핀 선박을 위협하는 등 해상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도 주요 의제다.
주요 대선 후보는?
페르디난드 "봉봉" 마르코스 주니어
현재 가장 유력한 대통령 후보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인 페르디난드 "봉봉" 마르코스 주니어이다. 선친의 이름을 물려받은 그는 지지자들 사이에서 "봉봉"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은 1972년 계엄령을 선포하고 법, 기업, 언론을 장악했다. 당시 군인과 경찰은 반체제 인사들 수 천명을 체포하고 고문했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과 부인 이멜다 마르코스, 그의 측근 인사들은 100억달러 규모의 공금 횡령을 저질렀다. 마르코스는 1986년 실각한 후 곧 사망했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그의 아들, 봉봉 마르코스가 공직 시절 탈세 혐의로 1995년 유죄판결을 받았기에 경쟁 후보들은 그의 대통령 후보 자격이 박탈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르코스 후보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그가 SNS에서 아버지의 독재 역사를 미화하는 데 자금을 댔다고 말한다.
사라 두테르테
사라 두테르테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현 필리핀 대통령의 딸이다. 그는 봉봉 마르코스와 러닝메이트로 부통령 선거에 출마한다.

사진 출처, NurPhoto via Getty Images
두 후보는 "하나의 팀"(Uni-Team)이라는 팀 명과 함께 필리핀을 "다시 부흥시킬 것"이라는 약속을 내걸었다.
두테르테 후보는 18세 청소년들의 병역 의무화를 제안했으며, 마르코스 후보는 갱생 불가한 범죄자들에 대한 사형선고를 주장한다.
레니 로브레도
봉봉 마르코스와 사라 두테르테 후보 팀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레니 로브레도 현 필리핀 부통령이다.
로브레도 부통령은 전직 변호사 및 인권 운동가 출신이다.
많은 유명인들과 주요 인사 등 로브레도의 지지자들은 로브레도 선거 캠프의 상징인 분홍색 옷을 입으며 지지를 표시한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로브레도의 지지자들은 "분홍 혁명"을 통해 다시 필리핀 내 가족의 가치와 법치주의를 되살리고자 한다.
로브레도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그가 필리핀의 엘리트주의 과두정치를 대표하는 인물이라고 주장한다. 로브레도는 전통적으로 필리핀 내 부유한 유력 가문들과 긴밀히 연결된 자유당 소속이다.
매니 파키아오
또 다른 대선 후보인 매니 파키아오는 유명 복서 출신이자 현 필리핀 상원의원이다. 그의 지지자들은 그를 "팩맨"이라고 부른다.
파키아오는 본인의 자수성가 스토리 덕에 빈민층의 지지를 얻고 있다.
필리핀 남부 도시 산토스에서 태어난 파퀴아오는 배를 굶고 거리에서 자주 잠을 자는 등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냈다. 그는 12차례 주요 세계 복싱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운동선수가 됐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로드리고 두테르테 현 대통령이 남긴 기록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현 필리핀 대통령은 6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날 예정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2016년 취임하면서 수천 명의 마약 거래상과 마약중독자들을 살해하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마약과의 전쟁을 크게 비난했던 레일라 데 리마 상원의원은 투옥돼 4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미심쩍은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국제형사재판소(ICC)의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조사도 앞두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를 길거리 범죄를 척결하고 부유층의 과두정치에 대항한 인물로 생각하는 많은 시민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마르코스 가족과 친분이 두텁다.
그는 앞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독재자 유해를 국립 영웅묘지에 안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