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허리케인, 향후 인구 밀집 지역으로 확장할 가능성 크다

허리케인

사진 출처, NASA

기후변화로 열대성 저기압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수백만 명이 추가로 파괴적인 폭풍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29일(현지시간) 나왔다.

현재 사이클론(허리케인)은 주로 적도 북쪽과 남쪽의 열대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연구진은 온도가 상승하면 이러한 기상 현상이 중위도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뉴욕, 베이징, 보스턴, 도쿄와 같은 도시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 저널에 게재됐다.

연구진들은 세기말이면 사이클론이 과거 300만 년 동안 형성됐던 범위보다 더 크게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지난해 9월 포르투갈에 아열대성 폭풍 '알파'가 상륙했지만, 피해 규모가 작다 보니 세간을 떠들썩하게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과학자들에게 이는 꽤 중대한 사건이었다.

예일대학의 물리학자 조슈아 스터드홀메 박사는 "예전에는 관측하지 못했던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통적인 형태의 중위도 폭풍이 쇠퇴했다"며 "그 과정에서 열대 저기압이 형성되기 위한 적절한 조건이 생겼는데, 포르투갈에는 전에는 그런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2017년 미국 해안에 발생한 허리케인 세 개

사진 출처, NASA

사진 설명, 2017년 미국 해안에 발생한 허리케인 세 개

스터드홀메 박사는 이번 연구 보고서의 주 저자다.

그는 세계 인구의 대부분이 살고 있고 경제 활동이 활발한 중위도 지역에 온난화 영향으로 이러한 유형의 폭풍이 더 많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한다.

세계가 더워질수록 적도와 극지방의 온도 차가 줄어들고 이것이 제트기류의 흐름에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높은 고도의 공기층은 마치 국경 수비대 같은 역할을 해서 허리케인이 적도에 더 가까이 머무르게 한다.

스터드홀메 박사는 "기후가 따뜻해지면서 중위도에서 일어나는 제트기류 활동이 약해지고 극단적인 경우 분열돼 사이클론 형성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가 허리케인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부터 논란이 뜨거웠던 주제다. 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는 그 연관성이 더 명확해지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지난 8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IPCC)'는 6번째 평가보고서 앞부분을 공개했다. 전 세계 과학자들이 참여해 발간하는 IPCC 평가보고서는 기후변화의 과학적 근거와 대응 정책 방향을 제시한다. 첫 보고서는 1988년에 나왔다.

2019년에 본 허리케인 '도리안'의 눈의 벽(태풍의 눈 주변에서 소용돌이치는 두꺼운 구름층)

사진 출처, NASA

사진 설명, 2019년에 본 허리케인 '도리안'의 눈의 벽(태풍의 눈 주변에서 소용돌이치는 두꺼운 구름층)

저자들은 허리케인과 열대성 사이클론 형성에 인간의 영향력이 증대됐다는 증거가 있다고 확신했다.

IPCC는 "강렬한 열대성 사이클론, 평균 최고 열대성 사이클론 풍속, 최고 열대성 사이클론의 풍속 비율은 지구온난화가 증가함에 따라 전 지구적 규모로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나온 연구에서는 향후 발생할 열대 저기압이 이전보다 더 넓은 범위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증거도 제시됐다.

스터드홀메 박사는 "우리가 한 일은 폭풍 자체에서 일어나고 있는 물리학과 행성 규모에서 대기 역학 사이의 연관성을 명확히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대 컴퓨터상의 수치 모델에서는 이 물리학이 시뮬레이션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려운 문제"라고 덧붙였다.

폭풍이 확장하는 현상은, 특히 온난화의 다른 영향이 나타날 때, 세계에 상당한 위험을 야기한다.

허리케인 '아이다'가 이번 여름 미국에 상륙했을 때 입은 피해 중 일부는 다음과 같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허리케인 '아이다'가 이번 여름 미국에 상륙했을 때 입은 피해 중 일부는 다음과 같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진 않았지만, 프린스턴대학 대기과학자 간 장 박사도 "중위도 대기에 있는 열대 저기압의 경우, 움직임이 느리고 강우량이 더 많은 등 다른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열대성 저기압 변화와 해수면 상승으로 잠재적인 사회적 영향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장 박사는 온난화에 대한 열대성 저기압 민감도는 불확실성이 높지만, 온난화가 심하게 일어나지 않아도 이러한 폭풍 위험성은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연구진들은 향후 10년 동안 탄소 배출량이 극적으로 감소하면 결과가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터드홀메 박사는 "이를 제어하는 건 열대 지방과 극지방 사이의 온도 변화인데 전반적으로 기후변화와 매우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세기말까지 이산화탄소 고배출과 저배출 예상 시나리오 기울기 차이가 매우 크다"며 "이는 허리케인이 어떻게 진행될지를 파악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