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코로나19 기원 재조사 요청... 중국, '비난 화살 돌리기' 반발

중국은 우한 연구소와 코로나19 바이러스 기원은 연관성도 없다는 입장이다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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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중국은 우한 연구소와 코로나19 바이러스 기원은 연관성도 없다는 입장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기원에 대한 재조사를 지시하자 중국 정부가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 정부가 "비난을 돌림으로써 정치적 놀이"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은 우한에 있는 연구소와 코로나19 바이러스 기원은 그 어떤 연관성도 없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2019년 말 중국 우한에서 처음 검출됐다.

그 후 지금까지 전 세계에 1억6800만 건 이상의 사례가 확인됐고, 350만 명 이상의 사망자가 보고됐다.

중국 정부는 초기 감염 사례를 우한의 해산물 시장과 연관 지었고, 과학자들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로부터 인간이 접촉한 것이 코로나19의 기원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올해 초 코로나19의 기원을 조사하기 위해 중국을 찾은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의 실험실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말한 바 있다.

WHO 바이러스학자인 마이론 쿠프만스는 BBC에 미국 당국이 새로운 정보를 갖고 있다면 WHO와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최근 언론 보도는 바이러스가 해산물 시장이 아닌 중국의 한 실험실에서 사고로 출현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늘어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험실 기원설은 어떻게 재점화 됐나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발표한 백악관 성명에서 "코로나19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과 인간이 접촉해 발생한 것인지, 혹은 실험실 사고에서 발생한 것인지"를 포함해 취임 후 코로나19의 기원에 대한 보고를 요청했고 밝혔다. 그는 이달 관련 보고를 받은 후 "추가 후속 조치"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정보기관들에게 코로나19 진원지에 대한 보고를 90일 이내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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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정보기관들에게 코로나19 진원지에 대한 보고를 90일 이내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오늘 현재 미국 정보계는 동물 접촉과 실험실 누출 등 2가지 시나리오에 의견이 일치했지만, 진원지에 관한 물음에는 확실하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보기관들에 "확실한 결론에 가까워질 수 있는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노력을 더욱 배가할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다음날 그는 기자들에게 "내가 모르는 부분이 있지 않은 이상" 이와 관련한 보고서를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미국이 다른 나라들과 함께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을 재조사하는 것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중국 정부는 이에 강력히 반발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미국은 "팩트나 진실에는 관심이 없다"면서 "과학에 기반한 발원 조사에는 하나도 관심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들의 목표는 팬데믹을 낙인찍기, 정치 조작, 그리고 비난 화살 돌리기에 사용하는 것입니다. 과학을 무시하고 사람들의 목숨에 무책임하며 바이러스에 맞서 싸우려는 노력에 재를 뿌리고 있습니다."

그는 또한 미국 정보기관은 가짜 정보를 퍼뜨리는 '흑역사'가 있다고 덧붙였다.

주미 중국대사관 또한 성명을 통해 "비난 화살 돌리기와 네거티브 캠페인이 다시 시작됐다"고 말했다. 단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지시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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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lysis box by John Sudworth, China correspondent

분석

존 서드워스 BBC 중국 특파원

대부분 독자는 코로나19가 실험실에서 유출됐다는 설은 위험하고 비주류적인 음모론이라고 일축하는 기사에 익숙해져 있을 것이다. 갑자기 신문 일면에 이를 뒤집는 내용의 기사가 등장한 것이 당황스러울 것이다.

사실 이 가능성을 받쳐주는 정황상 근거는 항상 있었다. 단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사람에게 전달된 기원은 과거에도 존재했기 때문에 더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하지만 실험실 연구원이 연구 때문에 바이러스에 노출됐던 적도 있다. 특히 우한바이러스연구소는 코로나바이러스를 연구했던 곳이다.

바뀐 것이 있다면 정치적 기류다. 바이러스가 동물에서 사람으로 전염됐다는 증거도 실험실에서 유출됐다는 증거도 아직 명확하게 나오지 않았다.

요즘처럼 허위 사실이 빠르게 퍼져나가는 환경에서 탄생한 실험실 유출 이론은 중국 정부의 반발로 훼손됐다기보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력한 주장 때문에 되레 신빙성을 잃었다.

언론사들도 이에 반응하지 않았다. 내가 작년 5월 실험실 유출 이론을 깊이 파는 기획 기사를 준비했을 때, 기사가 나가기 쩐까지 우리 편집부에서도 매우 긴 토론이 이어졌다.

과학계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대부분 저명한 바이러스학자들은 동물에서 사람 전파 가능성만 두고 조사하면 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소수의 과학자들은 두 가지 시나리오를 모두 책상 위에 놓고 조사해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해 왔다.

물론, 이미 늦었을 수 있다. 중국은 자국 땅에서 조사를 또다시 하는 것에 비협조적일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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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실험실 이론에 대해 알려진 사실

실험실 유출 의혹은 지난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가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발원했다고 말하면서 시작됐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해 4월 외교전문(diplomatic cables)을 통해 중국 우한에 위치한 바이러스 연구소의 보안이 취약한 점을 현지 미 대사관 직원들이 우려해왔다는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그리고 올해 초, WHO 조사단은 중국 과학자들과 공동성명을 내 코로나19가 중국의 실험실에서 유래했다는 설을 일축했다.

이들은 이 바이러스가 박쥐로부터 중간 매개가 되는 종을 통해 사람에게 전파된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정확히 어떻게 사람에게 전파됐는지에 대해서는 장담하지 못했다.

WHO 대변인은 27일 BBC에 앞으로 계속 조사가 진행돼야 하는 부분이라며 “조사 지역의 범위, 초기 발병과 집단 감염 사례, 동물 시장의 역할, 식품 공급망으로 인한 전파 가능성, 실험실 유출 가설 등 여러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WHO 조사단은 조사의 초점을 화난수산시장의 공급망에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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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WHO 조사단은 조사의 초점을 화난수산시장의 공급망에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미 정보기관이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직원 3명이 2019년 11월 병원에 입원했다는 정보를 입수하면서 코로나19 실험실 유출설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는 중국 정부가 첫 코로나19 지역감염 사례를 인정한 시점보다 몇 주 전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최고의학자문인 앤서니 파우치는 코로나19가 자연 발생했다는 설은 더는 확신하지 않는다고 인정했지만, 동물에서 사람으로 바이러스가 전염됐다는 이론은 계속 신뢰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성명은 하비에르 베세라 미국 보건장관이 WHO에게 바이러스의 발원에 대해 '투명한' 조사를 보장하라고 촉구한 다음 날 발표됐다.

베세라 장관은 "코로나19 발원에 관한 2단계 연구는 투명하고, 과학적인 근거가 있으며, 국제 전문가들이 독립성을 갖고 바이러스의 근원과 발생 초기 상황을 철저히 평가할 수 있도록 하는 조건들을 갖고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아직 코로나19가 인간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증거가 발견된 것은 아니다. 페이스북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주장하는 게시물을 더는 삭제하지 않겠다고 27일 밝혔다.

페이스북은 "우리 정책이 새로운 사실과 추세가 등장함에 따라 변화하는 팬데믹 사태를 주기적으로 따라갈 수 있도록 보건 전문가들과 협력해 나가겠다"라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