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애나 인터뷰 특종 위해 서류 조작 혐의 받은 BBC 기자 사임

바시르 기자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바시르 기자는 영국의 간판급 언론인 중 한 명이며, 마이클 잭슨과 다이애나 왕세자비와의 인터뷰로 각종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해 왔다

1995년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찰스 왕자와의 불화를 고백했던 특종 인터뷰를 따냈던 마틴 바시르 BBC 종교 에디터가 사임했다.

바시르는 2016년부터 BBC에서 종교 문제를 보도해 왔으며 파노라마 (BBC 간판 탐사보도 프로그램)에서도 활약해왔다.

BBC는 건강상의 문제라며 그의 사직 이유를 전했다.

한편, 이번 사임 소식에 앞서 그가 1995년 다이애나를 인터뷰 하게된 경위에 대한 여러 의문이 제기됐다.

BBC의 조나단 먼로 보도국 부국장은 "마틴 바시르 기자가 지난달 심장 수술을 받기 전에 사임 의사를 밝혀 왔다. 그는 지난해 말 큰 수술을 받았지만, 아직 건강 문제가 있어 회복에 집중하기로 했다"며 "그의 빠른 쾌유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바시르를 스타로 만들어준 그 인터뷰

바시르 기자는 영국의 간판급 언론인 중 한 명이며, 마이클 잭슨과 다이애나 왕세자비와의 인터뷰로 각종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해 왔다.

그가 전국구 명성을 날리게 된 계기는 다이애나 왕세자비 인터뷰 특종을 따내면서다.

1995년 다이애나 왕세자비는 바시르와의 인터뷰에서 불륜 사실을 시인하고 찰스 왕세자와 커밀라 파커 볼스(찰스 왕세자의 현재 부인)의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다이애나 왕세자비는 파노라마 프로그램에서 "우리 결혼 생활엔 세 명이 있었죠. 좀 붐볐습니다"라고 폭로했고 전 세계 수백만 명이 이 영상을 시청했다.

마틴 바시르 기자는 1995년 파노라마 프로그램에서 다이애나 왕비를 인터뷰 했다
사진 설명, 마틴 바시르 기자는 1995년 파노라마 프로그램에서 다이애나 왕비를 인터뷰 했다

바시르가 특종 위해 서류 조작했다는 의혹 나와

하지만 그로부터 25년이 훌쩍 넘긴 지난해 말, 그가 특종을 따내기 위해 조작된 은행 명세서를 사용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바시르 기자는 논란의 대상이 됐다.

지난해 11월 다이애나비의 남동생 스펜서 백작은 바시르 기자가 1995년에 누나를 인터뷰하기 위해 은행 명세서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남작은 인터뷰를 성사시키기 위해 "완전한 거짓 (sheer dishonesty)"이 사용됐다며 이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요청했다.

그는 바시르 기자가 두 명의 왕실 직원들이 다이애나비에 대한 정보를 흘리는 대가로 받은 돈에 대한 증거라며 은행 명세서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BBC는 성명서를 통해 명세서에 대해 사과했지만,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인터뷰에 응하기로 한 데엔 내역서가 어떤 역할도 하지 않았다"며 선을 그었다.

서류 조작 사건과 관련해 바사르는 사법 처리 대상은 아니다.

지난해 말 BBC는 "진실을 밝혀내겠다"며 독립적인 팀을 꾸려, 바시르 기자가 다이애나비를 섭외했던 정황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대법관 출신의 법조인 다이슨경이 이 사건에 대해 조사를 했다.

다이슨 경의 대변인은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며 결과물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BBC로 넘겨졌다"고 말했다.

BBC는 곧 해당 보고서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다이애나 인터뷰로 쌓은 명성으로 마이클 잭슨 인터뷰 성공하기도

BBC와의 인터뷰에서 다이애나 왕세자비는 산후 우울증과 폭식증 때문에 겪는 고통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인터뷰는 곧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었다. 영국에서 2천2백 80만 명이 시청한 이 인터뷰로 바시르 기자는 영국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다.

특종을 딴 이듬해인 1996년에 그는 영국 왕립 텔레비전 협회의 올해의 기자로 선정되기도 한다.

바시르 기자는 마이클 잭슨과의 인터뷰에도 성공하는 등 기자로서 성공가도를 달려왔다

사진 출처, PA Media

사진 설명, 바시르 기자는 마이클 잭슨과의 인터뷰에도 성공하는 등 기자로서 성공가도를 달려왔다

그 뒤 기자로서 승승장구했던 그는 2003년 영국의 또 다른 방송사 ITV의 다큐멘터리에서 팝 가수 잭슨을 인터뷰하기도 했다.

마이클 잭슨에겐 다수의 성형수술 경험과 "아기 장난 사건"에 관해 물어봤다. 당시 마이클 잭슨이 발코니 너머로 아기를 안은 모습이 포착돼 공분이 일어난 사건이 있었다.

바시르 기자가 8개월 동안 마이클 잭슨을 쫓아다니면서 만든 프로그램은 1400만 명이 시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