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막을 수 있었다'...WHO 독립위, 초기 대응 미흡 지적

전 세계적으로 33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코로나19로 숨졌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전 세계적으로 33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코로나19로 숨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막을 수 있었지만, 초기 대응 미흡으로 기회를 놓쳤다고,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독립 조사위원회가 밝혔다.

WHO의 '팬데믹 대처와 대응에 관한 독립패널(IPPR)'은 12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서 WHO의 초기 대응 지연과 각국 정부의 미흡한 대처가 뒤섞이면서 '독성 칵테일'이 됐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특히 WHO가 비상사태를 더 일찍 선포해야 했다며, 신속한 변화가 없다면 또 다른 대재앙을 막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적으로 33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

미국과 유럽이 규제를 완화하고 일부 일상을 회복하기는 했지만, 코로나19는 여전히 아시아 일부 지역을 큰 타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인도는 연일 기록적인 확진자와 사망자를 보이며, 전국적으로 병원의 산소호흡기가 부족한 상황이다.

인도의 이웃 국가 네팔에서도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보고서의 내용은?

IPPR은 WHO와 각국의 코로나19 대응을 독립적으로 조사해 왔으며, 그 결과가 담긴 '코로나19: 마지막 팬데믹으로 하자(COVID-19: Make it the Last Pandemic)'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IPPR의 공동 위원장인 엘런 존슨 설리프 전 라이베리아 대통령은 12일 기자들에게 "오늘 우리가 처한 상황은 막을 수 있었다"며 그렇지 못한 이유는 "많은 실패와 격차, 준비와 대응의 지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먼저 WHO 비상대책위원회가 비상사태를 일주일 더 일찍 선포해야 했다며, 비상사태가 코로나19 첫 발병 보고 뒤 한 달이 지나서야 선언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작년 1월 22일 첫 회의에서 그렇게(비상사태 선포를) 했어야 했다"며 WHO의 비상사태 선언 이후 한 달 동안 각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적절한 조처를 하지 못하면서 "(예방책을) 잃어버렸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WHO가 ‘여행제한이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한다’는 자체 규정 때문에 대응을 하지 못했다며, 유럽과 미국은 작년 2월 한 달 전체를 허비했고 병원에 환자들이 넘칠 때야 비로서 행동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각 국가들이 코로나19 환자들의 증가에 대비해 의료시스템을 점검해야 할 시기에, 세계 곳곳에서 보호 장비와 의약품을 구하기 위한 '승자 독식' 경쟁에 돌입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또 다른 대재앙을 막기 위한 다음과 같은 개혁을 제안했다.

  • 국가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글로벌 위협 협의회'를 설립
  • 관련 국가 승인 없이 정보를 게시할 수 있는 질병 감시 시스템
  • 백신을 공공재로 분류하고 팬데믹 금융기관을 설립
  • 개발도상국의 백신 공급을 위해 주요 7개국(G7)들이 코백스 프로그램에 19억(약 2조1400억 원)을 즉각적으로 지원

IPPR의 공동 위원장인 헬렌 클라크 전 뉴질랜드 총리도 "더 권한 있는 WHO를 가지는 것이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여행 제한이 더 빨리, 더 광범위하게 적용되었다면, 코로나19가 빠르게 전파되는 것을 효과적으로 억제했을 것이고,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21세기의 '체르노빌 사태'

Analysis box by Naomi Grimley, Global health correspondent

나오미 그림리 BBC 글로벌 보건 특파원

이 보고서의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팬데믹이 21세기의 '체르노빌 사태'라고 설명한 점과 세계가 바이러스 감염이 본격화된 2020년 2월 시간을 낭비했다는 주장이다.

IPPR은 또다른 팬데믹을 막기 위해서라도 개혁을 촉구했다. 또 WHO를 더 강하게 만들기 위한 자금을 제공할 것을 촉구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세계 경제에 최악의 충격을 준 것에 대해 우리는 이견 없이 “다시는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데에 동의할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각국이 지금처럼 여전히 국익을 최우선시하는데 의미 있는 개혁이 가능할까?

한 예로 IPPR은 부유한 국가에 9월까지 10억 도즈의 백신을 공급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여분의 백신을 비축해둔 국가 대부분은 먼저 나서기를 꺼리고 있다.

IPPR이 시간상 깊이 고려하지 못한 과제들도 있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바이러스가 동물에서 사람으로 옮겨 가는 것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