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봉쇄령, 어린이 언어 발달에 악영향'

리사(사진 왼쪽)와 딸 니암
사진 설명, 리사(사진 왼쪽)와 딸 니암
    • 기자, 브란웬 제프리스
    • 기자, BBC 교육 에디터

영국에서 코로나19 봉쇄령이 어린이들의 언어 발달에 영향을 끼쳤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잉글랜드 지역 학생 5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연구에선 언어 발달과 관련해 도움이 필요한 4~5세 학생 수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말하기 능력이 부족할 경우 장기적으로 학습에 지장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 정부는 어린이들의 학습 부진 문제 해결을 위해 1800만 파운드(약 277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영국 교육기부재단(EFF)은 봉쇄령 등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처하기 위해 도입된 조치들로 어린이들이 사회적으로 소통할 기회를 비롯해 어휘 발달에 필수적인 경험들을 제대로 겪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보내는 시간도 부족했을 뿐더러 밖에 나가 뛰어노는 날들도 없었고,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으로 어린이들이 일상적으로 대화를 나눌 기회가 없었다는 것이다.

잉글랜드의 한 학교 풍경
사진 설명, 잉글랜드의 한 학교 풍경

잉글랜드 58개 학교를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에선 76%가 봉쇄령이 한창이었던 지난해 9월 입학한 어린이들이 전년도 입학생들보다 소통 문제와 관련해 더 많은 도움을 필요로 한다고 답했다.

96%는 학생들의 말하기 및 언어 발달이 염려된다고 했다.

학부모의 56%는 봉쇄령 이후 자녀들이 학교 생활을 시작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었다.

입학

잉글랜드 월솔에 사는 니암은 비교적 느리게 단어 자신감을 키워가고 있다.

다른 아이들처럼 니암의 삶도 팬데믹의 영향을 받았다. 니암의 세계는 가족들로 좁아졌다. 엄마 리사는 니암의 입학을 앞두고 부쩍 긴장했다.

리사는 "아이가 올해 입학생 중 아마 제일 어릴 텐데, 다른 아이들이 보육원이나 유치원에서 더 많은 경험을 했을 것 같아서 염려스러웠다"고 했다.

그는 "최대한 아이를 준비시키려 했다"면서 "아이도 입학을 기대했지만 반에 아는 친구가 아무도 없어서 조금 걱정했다"고 전했다.

"제 우려는요. 여름 내내 봉쇄령 아래 살면서 친구들과 놀 기회도 없었는데, 아이가 새로운 친구들과 선생님으로 가득 찬 교실에서 어떻게 반응할까 하는 거였어요."

그러나 학교의 접근 방식은 순조롭게 작동하고 있다.

리사는 "아이가 아침에 우는 일도 없었고, 학교에 가기 싫다고 한 적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친구 만들기

동네의 다른 엄마, 엠마 역시 아들 해리의 입학을 앞두고 우려가 많았다.

무엇보다 아이가 자신이 필요한 것들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을지가 걱정이었다.

엠마는 해리가 최근 들어 수다쟁이가 됐다고 했다
사진 설명, 엠마는 해리가 최근 들어 수다쟁이가 됐다고 했다

"해리가 친구들을 만들 수 있을까 걱정했어요. 갈등이 생겼을 때, 아이가 구석에만 앉아서 도움을 요청하지도 못하고 뭐가 문제인지도 설명하지 못하는 그런 상황이 오면 어쩌나 했죠."

해리는 언어 발달 수업을 따로 들어 왔다. 석 달 정도의 발달기를 따라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엠마는 "큰 변화가 생겼다"며 "아이가 수다쟁이가 됐다"고 했다.

"늘 질문을 하고 생각을 해요. '머리는 어떻게 자라요?' 같은 것들을 묻죠."

명백한 문제

학교 교장 샐리 마이너는 어린 아이들의 소통 문제는 많은 것들을 제한한다고 했다. 스스로를 표현하지 못하고, 친구들과의 교감에도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

마이너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어린이들의 자신감과 자존감과 직결된다"고 말했다.

"이런 것들이 충족되지 않으면 어린이들은 행복하지 않을 겁니다. 성장하지 못하고, 친구들과의 교감에서 오는 이점들을 누리지 못하게 되죠."

그는 "이 시기 언어 문제를 겪으면 어른이 됐을 때 읽기 능력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4배 높고, 정신 건강 문제가 있을 가능성은 3배 높으며 실직할 확률은 2배가 된다는 연구들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