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백신 1차 접종만 해도 효과'...정부, 1차 접종 확대에 집중

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진 출처,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차 접종만으로도 감염예방 효과가 크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2차 접종 물량을 1차 접종자 확대를 위해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세계적으로 백신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을 반영한 것이지만, 일각에서는 본래 2차 접종하는 백신을 1차 접종에 우선 투입하는 데 대한 우려도 있다.

현재까지 연구 결과를 보면 1차 접종으로도 코로나19 감염 또는 위중증 발병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한 번 접종도 효과'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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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전세계적으로 백신 수급이 불안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올 상반기에 1200만 명에게 백신을 접종하고 11월까지 집단면역을 달성하겠다는 기존 목표를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2차까지의 완전 접종을 하는 것보다, 1차 접종자 수를 최대한 확보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5일 회의에서 "1차 접종만으로도 감염예방 효과가 큰 것으로 확인되고 있기 때문에 정부는 1차 접종자 수를 최대한 확대하고 시기도 앞당기기로 했다"며 "특히 고령층과 돌봄 종사자들, 의료기관과 약국 종사자들, 만성질환 환자들, 유치원과 어린이집, 초등학교 1, 2학년 선생님들을 비롯한 교사들과 고3 학생들의 접종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본래 2차 접종하게 돼 있는 백신을 1차 접종에 우선 투입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다.

정말 1차 접종만으로도 효과가 있나?

코로나19 백신의 임상시험 결과를 보면 1차 접종만으로도 어느 정도의 면역 반응을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과연 어느 정도냐다.

국내 연구진에 따르면 1차 접종만으로도 86%의 예방효과를 보였다.

2일 서울 성동구청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만 75세 이상 어르신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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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2일 서울 성동구청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만 75세 이상 어르신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국립암센터 예방의학과 기모란 교수팀은 지난 2월부터 3월까지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접종자 76만 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발생률을 비교했다.

접종 후 2주가 지난 실험군에서는 코로나19 환자가 15명 나온 반면 접종을 받지 않은 대조군에서는 89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지난 12월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브라질,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실시한 연구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1차 접종 후 64.1%의 예방 효과를 보였다고 한다.

영국 백신면역합동위원회는 1차 접종 후 3주에서 9~12주 사이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코로나19 위중증 발병을 70% 예방한다고 추정했다.

화이나, 모더나 백신도 1차 접종만으로도 80%가량의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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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에서도 이렇게 한 경우가 있나?

영국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영국은 상당한 백신 물량을 계약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말 배송 지연 등으로 수급에 차질이 생기자 1차 접종과 2차 접종의 간격을 벌리는 것으로 1차 접종자를 최대한 확보했다.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백신 등은 통상적으로 3주 정도의 간격을 두고 두 차례 접종받는다. 그러나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백신 수급에 차질이 생기자 그 간격을 최대 12주(3개월)까지 벌리도록 하고 2차 접종분으로 확보했던 물량을 1차 접종으로 돌렸다.

작년 12월 영국 보건당국이 이러한 방침을 내놓았을 때도 전문가들은 회의적이었다. 임상시험에서 실시한 방법이 아니라는 게 주된 이유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영국 정부의 판단이 옳았다고 닉 트리글 BBC 보건 전문기자는 평가한다.

접종 계획이 어떻게 바뀌나?

한국 방역 당국의 설명에 따르면 한국의 백신 접종 계획도 영국과 비슷하게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김기남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6일 브리핑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간격을 8주부터 12주까지 탄력적으로 운영을 하면서 도입된 물량을 최대한 활용해서 접종자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먼저 들어온 백신은 1차 접종자 확대를 위해 최대한 활용하고 이후 추가로 들어오는 물량으로 2차 접종을 한다는 것이다.

김 반장은 1차 접종자도 12주 안에는 2차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1차 접종과 2차 접종을 각기 다른 백신으로 받는 교차접종을 실시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임상적으로 근거가 아직까지는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4월 6일 0시 기준 한국의 1차 접종자는 99만9870명이며 2차 접종자는 2만7691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