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역 봉쇄에도 출생률이 늘지 않은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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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스테파니 헤거티
- 기자, BBC 인구 전문기자
방역을 위한 봉쇄 조치로 출생률이 늘지 않았을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놀라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의 출생률은 10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으며 유럽의 몇몇 지역에서는 그 낙폭이 더 컸다.
팬데믹 발생 초기, 연로한 친척을 돌보기 위해 부모님의 집으로 들어왔을 때, 독일에 사는 프레데리케(33)는 가족과 시간을 더 보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여겼다.
그러나 몇 개월이 지나자 프레데리케는 깊은 상실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프레데리케는 싱글이었는데 팬데믹으로 인해 누군가를 만나 가족이 될 기회를 잃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시간이 정말로 귀하게 여겨지고 제 삶은 뭔가 멈춰버린 것 같아요.” 그는 말했다.
그는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를 시도해 봤지만 영하의 겨울 날씨에 길을 걷는 건 로맨틱한 분위기 조성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제 그는 한 가지 생각이 자꾸 머리를 떠나지 않아 우울감을 느낀다.
“팬데믹이 끝나고 나면 아이를 가질 수 없을 거에요. 아이를 가질 수 있는 시기를 이렇게 실내에서 허비하고 있는 걸요.”
인구 연구자들은 출생률 급감에 크게 놀라지 않았다.
“팬데믹이 얼마나 극심한지 봤기 때문에 놀라지 않았습니다.” 필립 코언 매릴랜드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말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실시간으로 벌어진다는 건 여전히 충격적입니다.”
작년 6월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경제학자들은 미국의 출생인구가 30만이 줄어 50만 명 정도가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같은 시기 유럽의 가족 계획 설문조사 결과 독일과 프랑스에서 2020년에 아이를 가질 계획이었던 사람들의 50%가 이를 연기할 것이라고 했다. 이탈리아에서는 37%가 아이 갖기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보고서에 따르면 12월 중 출생률이 8% 떨어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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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초 출생률이 21.6% 감소한 것으로 보이며 스페인의 출생률은 20%가 감소해 통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낮은 출생률을 기록했다.
팬데믹 발생 9개월 후, 프랑스, 한국, 대만,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는 모두 12월과 1월 출생률이 최근 20년 중 최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구글 검색어
독일 막스플랑크 인구통계연구소의 조슈아 와일드가 이끄는 연구진은 출생률의 급감을 예견했으며 연구에 따르면 그 영향이 수 개월 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미국에서 ‘임신테스트’나 ‘입덧’ 같은 단어의 구글 검색어 빈도를 살펴봤다.
지난 10월 연구진은 올해 2월의 출생률이 15.2%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연구진은 출생률 저하가 8월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본다.
이는 지난 100년간 가장 큰 하락이며 2008년의 불황이나 심지어 1929년 대공황보다 더 오랫동안 지속되는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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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이런 형태의 불황이나 팬데믹의 경우에는 출생률이 감소했다가 되튀는 형태를 보입니다.” 와일드는 말했다.
“1차 확산이 끝나면 사람들이 다들, 아 이제 우리가 가질 예정이었던 아이를 가져야지, 이렇게 말하곤 하죠.”
그러나 이번은 상황이 다르다. “지금까지 제가 발견한 것은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사람들은 기다리고 있어요. 정말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습니다.”
몇몇은 아예 아이를 갖지 않기로 결심하기도 했다.
스티브가 그런 사례다. 지난 3년간 스티브는 부인과 계속 같은 논의를 반복했다.
부인은 아들만 둘 있는 집에 딸이 하나 있길 원했다. 스티브는 지금처럼 네 가족으로 충분히 행복했다.
“그래서 매년 뭔가 핑계를 댔죠.”
그는 가족이 살고 있는 나이지리아의 경제 상황이 너무나 불확실하다고 설명했지만 부인은 설득되지 않았다. 팬데믹 전까지의 이야기다.
“코로나19 때문에 아내도 처음으로 이제 아이를 그만 갖자는 데 합의했어요.”
스티브 같은 중산층 가족에게는 아이를 갖는 것이 선택의 대상이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건 아니다.
유엔인구기금은 팬데믹으로 115개국 1200만 명의 여성이 가족 계획 서비스에 대한 접근권을 잃었으며 이로 인해 140만 건의 의도하지 않은 임신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인도네시아 한 곳에서만 팬데믹 때문에 50만 명의 아기가 태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봉쇄 기간 동안 정부는 도시와 마을 곳곳에 차를 보내 스피커로 방송을 했다.
“아버지들은 필히 자제를 부탁드립니다. 섹스를 해도 됩니다. 결혼을 해도 됩니다. 하지만 임신은 시키지 마세요.”
인도네시아의 가족계획 관련 기구는 봉쇄 기간 중 의원이나 약국을 찾을 수 없어 최대 1000만 명이 피임 도구 사용을 중단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유럽과 미국에서는 출생률이 급감한 걸까?
한 가지 가설은 사람들이 섹스를 보다 적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인디애나대학교 킨지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사람 중 40%가 연령과 성별을 불문하고 팬데믹 도중 성생활 활동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실시된 설문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남아시아 쪽에서 실시된 설문에서는 감소가 없었다고 한다.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학교의 성심리학자 마리에케 드위트는 이러한 연구 결과에서 너무 많은 함의를 읽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팬데믹이 자신의 섹슈얼리티와 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매우 다르게 반응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스트레스로 성욕이 증가하지만 또 어떤 사람들은 역으로 성욕이 감소하기도 하죠.”
보다 설득력 있는 가설은 경제와 출생률의 연관이다.
역사적으로 여러 나라에서 경제적 자신감은 출생률의 증가로 이어졌고 불확실성은 감소로 이어졌다.
유럽 성인의 가족 계획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독일, 프랑스, 영국에서 팬데믹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아이 갖기를 미룰 가능성이 더 높았다.
한편 팬데믹에 상대적으로 잘 대응한 네덜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 등의 북유럽 국가들은 12월과 1월의 출생률에 큰 감소가 없었다.
‘높은 대가’
이는 모두 전반적인 출생률 감소 트렌드의 일부로 이를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다.
미래에 노동 가능 연령의 인구가 줄어들면, 점차 수명이 늘고 있는 고령자들을 위한 연금과 의료 비용에 필요한 세금 수입이 줄어들게 된다.
은퇴연령을 상향 조정하거나 이민을 권장하는 등의 대책이 있긴 하지만 모두 정치적인 함의가 담겨 있는 것들이다.
많은 나라들이 출생률 증가를 위해 노력을 기울였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한번 출생률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여성들에게 더 많은 아이를 갖도록 설득시키는 건 극히 어렵다.
“2009년의 대불황 이후에 몇 차례 출생률이 되튀는 경우가 있었지만 과거의 수준을 회복하진 못했습니다.” 필립 코언 교수는 말했다.
“특히 미국에서 출생률은 결코 불황 이전의 수준으로 돌아가지 못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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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맥락에서 아이를 가질 생각을 할 때쯤 여성들은 더 나이가 든 상태가 되고 가임기는 보다 짧아진다.
프레데리케는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이전보다 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한다.
난자를 냉동시키거나 게이 친구와 함께 아이를 갖거나 또는 아예 아이를 안 갖는다는 생각을 하면서 자신에게 좀 더 결정권이 있다는 기분을 갖게 됐다 한다.
“어르신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은 좋아요. 하지만 그 대가가 좀 크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