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시위: 또 다시 '피의 일요일'...군경 발포로 시위대 최소 38명 사망
미얀마 군경의 발포로 시위대 38명이 사망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14일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군부가 막대기와 칼을 휘두르던 시위대에 실탄을 발포했다고 말했다.
미얀마에서는 지난 2월 1일 군사 쿠데타가 시작된 이래 선출 지도자 아웅산 수치가 체포되고 수십 명의 시위대가 사망하는 등 혼돈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은 지난해 선거에서 큰 승리를 거두었지만, 군은 선거 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쿠데타를 일으켰다.
이를 벗어난 NLD 의원들은 은신처로 숨어들어 군부에 대항하기 위해 연방의회 대표 위원회(CRPH)를 구성했다.
전날 은신처에서 페이스북을 통해 첫 대중연설을 한 CRPH의 첫 지도자 만 윈 카잉 딴 부통령 대행은 "지금은 이 나라에 있어 가장 어두운 순간이지만 여명이 멀지 않았다"며 "혁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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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언론은 사망자 중 적어도 21명이 최대 도시 양곤의 산업지대인 흘라잉타야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시위대를 치료 중인 현지 보건 인력은 이곳에서 발생한 충돌로 인해 수십 명이 총상을 입어 사망자가 앞으로 더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AAPP는 전국적으로 적어도 38명의 시위대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홀라잉타야에서 벌어진 일
군부는 이날 오후 흘라잉타야와 쉐삐따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중국 정부가 해당 지역에 위치한 10여 개의 중국 의류 공장과 호텔 등이 휘발유, 도끼 등 무기를 든 시위대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힌 것에 대해 조처를 한 것이다.
미얀마 중국대사관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공장을 약탈당하고 파괴당했으며, 많은 중국인 노동자들이 다치거나 갇혔다"고 말했다.
대사관은 이어 “미얀마에 모든 폭력 행위를 중단하고 법에 따라 가해자를 처벌하며, 미얀마 내 중국 기업과 직원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장하기 위한 효과적인 조처를 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군부 소유의 미와디 미디어(Myawaddy Media)는 소방관들이 경로를 막는 사람들로 인해 화재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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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일 군용 트럭이 거리를 돌아다녔고 총성이 울렸다.
시위대는 이날 양곤 각지에서는 시민 수백 명이 군경의 진압에 대비해 모래주머니를 쌓고 철조망으로 바리케이드를 구축한 채 시위를 벌였다.
몇몇 시위대는 임시방패를 만들어 부상자를 구출하기 위해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 경찰관은 SNS에 시위대 진압에 무기를 쓸 것이라고 올렸다.
그는 지금은 삭제된 틱톡 게시 영상에서 “자비를 베풀지 않을 것이며 심각하게 싸우겠다”고 게시했다.
한 의료진은 AFP통신에 “3명이 내 앞에서 치료를 받다가 죽었다. 지금 다른 2명을 병원으로 이송시켰다. 그게 지금 말할 수 있는 전부”라고 말했다.
옥 광산지대로 알려진 북동부 까친주 파칸(Hpakant)에서도 시위 참가자가 사망했고, 양곤 인근 지역인 바고(Bago)에서는 젊은 남성이 실탄에 맞아 숨졌다.
한편 국영방송 MRTV는 양곤 인근 바고에서 시위대와 대치하다 경찰관 1명이 흉부 부상을 입고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시위대가 투석기를 사용해 던진 돌에 3명이 다쳤다고도 보도했다.
AAPP는 지금까지 누적 사망자가 120명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날 양곤 중심부 교차로에서 열린 시위에는 수백 명의 사람이 촛불을 들고 앉아 군부에 대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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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로 인해 은신한 NLD 위원들은 CRPH는 설립하고 만 윈 카잉 딴을 책임자로 임명했다.
이어 CRPH를 향한 국제 사회의 지지를 호소했다.
카잉 딴 위원장은 어제 페이스북 연설에서 "지금은 이 나라에 있어 가장 어두운 순간이지만 여명이 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수십 년 동안 독재의 다양한 억압을 겪어 온 모든 민족 형제가 진정 바라는 연방 민주주의를 얻기 위해 이번 혁명은 우리가 힘을 하나로 모을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과거 우리의 다름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독재를 영원히 끝내기 위해 손잡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군부는 CRPH를 불법 조직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누구라도 그들에게 협조한다면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배경은?
군부는 지난해 11월 열린 선거에 대해 부정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독립 조사 기구는 이상 행위가 감지되지 않았다고 조사 결과를 밝혔다.
군부는 아웅산 수치가 지난 2017년 12월부터 2018년 3월까지 표 민 떼인 양곤 주지사로부터 60만 달러(약 6억8000만원), 그리고 금 약 11kg을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수치는 이 사실을 부인했다.
수치는 5주째 공개되지 않은 장소에서 구금돼 있으며, 불법 무선 장비 소지, 공포 유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수칙 위반 등 혐의를 받고 있다.
군부는 쿠데타 이후 시위 진압을 위해 폭력을 사용하며 수십 명을 죽음에 이르게 해 광범위한 국제적 비난을 촉발했다.
미국은 미얀마 군부 지도자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으며, 군부가 미국에 예치한 중앙은행 자금 10억달러(약 1조1250억원)의 자금 인출을 차단하고 계좌를 동결했다.
군부는 자신들을 향한 비판을 일축하고 책임을 수치에게 돌렸다.
미얀마
- 버마라고도 불리는 미얀마는 1962~2011년까지 억압적인 군사정권의 지배를 받았다.
- 2010년 점진적으로 민주화 물결이 일면서 2015년 자유선거가 실시됐다. 그 이듬해에는 야당 노장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정부가 수립됐다.
- 2017년 미얀마군은 소수 무슬림 로힝야족을 탄압했다. 이를 피해 로힝야족 50만 명 이상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도피했다. 유엔은 이를 `인종청소의 교과서적 사례`로 규정했다.
-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당, NLD는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지만, 2월 1일 군부 쿠데타로 전복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