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벤지 포르노: ‘10년 전 사진 때문에 지금도 시달려요’

Zara McDermott portrait
사진 설명, 영국의 한 리얼리티 스타는 '자살을 고민할 지경에 이르렀다'고 고백했다

주의: 이 기사는 자살에 대한 언급을 담고 있습니다

“전 그저 사람들이 저를 좋아하길 바랐어요. 더 많은 사람들이 절 좋아하게 하려고 했던 건데 완전히 역효과가 났죠.”

영국의 리얼리티 TV쇼 스타 자라 맥더멋은 성장기 가장 트라우마가 컸던 시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는 14세 때 학교에서 한 소년으로부터 자신의 은밀한 사진을 보내라는 압력을 느꼈다.

리얼리티 쇼 ‘러브 아일랜드’로 영국에서 알려져 있는 자라에게 학창 시절은 자라에게 그리 행복하지 않았다. 괴롭힘을 당했고 외로움을 느끼고 있어 그는 만일 소년이 자신을 좋아한다면 학급에서의 자신의 지위에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소년은 사진들을 다른 급우들과 공유했고 상황은 더 악화됐다.

“전 당시에 상황을 이성적으로 볼 수 없었어요.” 그는 줌 통화에서 말했다. “제 인생에서 정말 큰 전환기에 그런 일이 발생했죠. 다들 이 시기에 자신이 누구인지를 질문하게 되고 그렇게 어론이 되잖아요.”

“정말 어두운 시기였어요. 거의 모든 관계를 단절하다시피했죠. 사진이 돌기 시작한 후 정말 너무나 지쳤어요. 제대로 먹지도 못했고 제대로 잠들지도 못했던 게 기억나요. 늘 기분이 우울했던 것도요.”

“자살충동을 느끼는 상황까지 갔어요. 사진이 드러나면 더 많은 괴롭힘을 당할 거였으니까요. 오늘날에도 여전히 그때 그 사건의 영향을 받는 거 같아요.”

Zara as a teen

사진 출처, BBC Three

사진 설명, 자라는 힘든 학창시절을 보냈다

자라가 은밀한 사진을 보여준 후 배신을 당한 것은 이때가 마지막이 아니었다. 2018년, 21세의 나이로 러브 아일랜드에 출연하던 중에도 같은 일이 일어났다.

몇몇 왓츠앱 단체방에서 사진이 돌기 시작했다. 하지만 러브 아일랜드 출연자들은 촬영 중 전화기 사용이 허용되지 않아 자라는 그런 사실을 몰랐다.

쇼에서 하차한 후 러브 아일랜드의 PR 담당자가 자라의 호텔을 찾아 문제의 사진에 대해 알려줬다. 이번에는 사진에 대한 이야기가 기사로도 실렸다.

“그때의 기분이 어땠는지 형언할 수가 없어요.” 한 다큐멘터리에서 당시 사건에 대해 자라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부모님이 어떻게 저를 예전처럼 보겠어요? 너무나 부끄러워 죽고 싶었어요.”

자라는 자신이 러브 아일랜드에 출연하기 전에 만났던 남성이 문제의 사진을 공유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자라의 친구가 왓츠앱을 통해 이를 따졌을 때 그 남성은 이를 부인했다.

마침내 입을 열다

BBC 3에서 방송한 다큐멘터리에서 자라는 은밀한 사진이나 영상이 당사자의 동의없이 악의적으로 공유되는 ‘리벤지 포르노’가 피해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살펴보고 피해자가 구할 수 있는 도움을 찾는다.

자신의 사적인 모습이 한번도 아니고 두번씩이나 노출된 경험을 한 자라는 무척 화가 나있었다.

단지 사진을 공유한 사람들에게만 화가 난 것이 아니었다. 사건에 대한 반응에 대해서도 그랬다. 온라인에서 그가 겪은 괴롭힘이나 사진을 동의도 없이 공유한 것이 아닌 처음에 자신이 누군가에게 그런 사진을 보냈다는 사실에만 집중하면서 피해자를 탓하는 반응들이 바로 그것이다.

자라는 파트너와 사진을 공유하는 일이 흔히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사람들이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런 행위가 금기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자라와 그의 남자친구 샘

사진 출처, BBC Three

사진 설명, 자라와 그의 남자친구 샘

“문제는 ‘왜 애당초 그런 짓을 했대?’라며 콧방귀를 뀐다는 겁니다.”

“한 기사의 댓글을 봤는데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왜 리벤지 포르노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하면서 인스타그램에서는 비키니를 입고 포즈를 취하는지 모르겠다.’”

“그 사람들은 완전히 논점을 놓치고 있어요. 누군가가 신뢰를 저버리고 저에게 피해를 줬어요. 법을 어겼고요. 인스타그램에 비키니 사진을 올리는 건 불법이 아니고요.”

‘내 인스타그램에 전 남친이 내 누드 사진을 올렸어요’

자라만 이런 일을 겪은 게 아니다. 성폭력 구호재단 세이프라인에 따르면 10대 청소년과 20대 중반의 청년들 사이에서 리벤지 포르노 사건이 가장 많이 보고된다고 한다.

사건 당시 10대였던 클로이는 퇴근 후 버스를 타고 귀가하던 중 스냅챗 채팅앱에서 모르는 계정으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다.

메시지를 열자 자신의 누드 사진이 나와 클로이는 경악했다. 메시지는 더 많은 누드 사진을 저녁 8시까지 공유하지 않으면 여기저기에 사진을 올리겠다고 협박했다.

문제의 계정은 자신이 전 남자친구와만 공유했던 사진들을 계속 보냈다.

클로이는 자신의 전 남자친구가 자신의 계정 패스워드를 짐작해 맞추고는 자신의 계정에 누드 사진을 올렸다고 한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클로이는 자신의 전 남자친구가 자신의 계정 패스워드를 짐작해 맞추고는 자신의 계정에 누드 사진을 올렸다고 한다

몇 시간 후 클로이는 친구에게 전화를 받았다. “클로이, 대체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뭘 올린 거야?” 클로이는 자신의 전 남자친구가 자신의 계정 패스워드를 짐작해 맞추고는 자신의 계정에 누드 사진을 올렸다고 한다.

“처음에 든 생각은, ‘우리 가족이 이걸 보면 어쩌지? 친구들이 보면? 여기저기 공유돼다가 직장에서도 이걸 보면 잘릴 수도 있겠어’였죠. 머릿 속에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더군요.”

클로이는 눈물을 쏟으며 당시 상황을 부모님에게 설명해야 할 때 겪었던 공황발작에 대해 회고했다.

“그날 밤 집에 왔는데 저 혼자만 있더군요. 앉아서 ‘인생의 목적이 뭘까?’하는 생각을 했어요. 지금 벌어지는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떠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죠. 앞으로 어떻게 누굴 또 믿을 수 있겠어요?”

“정말 어두운 시절이었죠. 제가 살 가치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자해를 할 생각도 했어요.”

클로이는 몇주 동안 바깥에 나가길 두려워했다. 하루는 친구의 권유로 술집을 갔는데 거기서 자신보다 몇살 더 많은 남성들의 무리와 마주쳤다. 그들은 클로이에게 자신들의 왓츠앱 단체방에 클로이의 사진이 공유됐었다고 말하면서 클로이의 가슴에 대해 언급했다.

클로이는 사람들이 은밀한 사진을 악용하는 행위가 피해자의 정신건강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길 바란다. “제 인생에서 그렇게 모멸감을 느낀 적이 없었어요. 누군지도 모르는 이 작자들이 사진을 보고 그걸 단체방에 공유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고 하니까 말이죠.”

영국에서 다른 사람의 성적인 사진이나 영상을 동의없이 공유하는 것은 범죄다. 그러나 이를 공유한 사람이 의도적으로 그랬다는 걸 입증할 수 있을 때만 유죄가 성립한다. 이 법은 2015년 신설됐고 최대 2년의 징역으로 처벌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법은 실제로 적용하기가 매우 어려워요.” 보다 나은 규제를 요구하는 ‘낫 유어 포르노’ 캠페인의 케이트 아이잭스는 이렇게 말한다. “이미지를 공유한 것이 악의적 행위라는 걸 입증해야 합니다. 하지만 법정에서 이를 입증하기란 매우 어렵죠.”

“자라가 겪은 것처럼 학교에서 이런 사진을 공유하는 행위의 경우, 청소년들이 사진에 의한 성폭력의 피해자가 되면 애당초 사진을 찍은 행위에 대해 책망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두려움 없이 학교나 경찰에 신고할 수 있어야 해요.”

‘내가 범인이 된 기분이었어요’

리벤지 포르노는 피해자의 삶의 모든 영역을 파괴할 수 있다. 피해자들은 모든 지나가는 행인들이 자신의 사진을 봤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며 많은 경우 정신건강에 장기적인 피해를 입는다.

2020년 구호단체 ‘리벤지 포르노 헬프라인’은 은밀한 사진 관련 폭력으로 도움을 찾는 성인의 숫자가 87% 증가했다고 말했다. 총 3136건이 접수됐는데 이는 단체가 생긴 이래 가장 많은 접수건수였다.

접수자의 절반 이상이 정신건강 관련 서비스 안내를 받았으며 45건의 경우 피해로 인해 자살충동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단체의 매니저인 소피 모티머는 BBC에 리벤지 포르노 문제가 우려스러울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주마다 도움을 찾는 사람들의 수가 늘고 있습니다. 팬데믹 이전부터 급증한 접수건수 때문에 애를 먹어왔어요.”

클로이는 자신의 전 남자친구를 경찰에 신고했으나 경찰들이 자신에게 전 남친을 고발할 경우 클로이의 나이 때문에 클로이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18세 미만 미성년자의 은밀한 사진을 촬영하고 전송하는 행위는 심지어 자기 자신의 사진이더라도 유아 성 학대 사진 배포죄가 성립할 수 있다.

“그럼 내가 사진을 찍어서 보냈으니 나의 잘못이겠구나 하고 생각했죠.” 그는 말했다.

클로이와 마찬가지로 자라 또한 14세 때의 사건에 대해 비난을 받았다. 사진을 찍었다는 이유로 정학처분을 받은 것도 자라였다.

“제 스스로를 위한 도움을 찾을 생각도 못했어요. 왜냐면 제가 이 사건의 ‘범인’이었으니까요. 제가 14살일 때요.” 자라는 말했다. “자신에게 발생한 일에 대해 자신의 책임이라는 비난을 받게 되면 스스로를 책망하기 때문에 스스로를 위한 도움을 찾을 생각을 안하게 돼요.”

영국 검찰청 대변인은 이렇게 덧붙였다. “비슷한 연령대의 두 미성년자 사이에서 동의 하에 전송한 사진을 두고 기소하는 것이 공공의 이익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으나 다른 상황에서는 기소가 적절할 수 있습니다.”

자라는 리벤지 포르노가 자신의 정신건강에 미친 영향에 대해 상담사와 이야기를 해본 적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말을 하는 게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리벤지 포르노는 진지하게 성폭력이라고 간주되지 않는 편이죠.” ‘낫 유어 포르노’의 케이트는 덧붙였다. “이젠 바뀌어야 합니다. 사진을 찍은 사람에게 책임을 지우지 말고 사진을 공유한 사람들이 그것이 불법행위이며 정신적, 감정적으로 매우 피해가 큰 행위라는 걸 인지하게 해야죠.”

10년이 지난 지금, 자라는 다큐멘터리가 리벤지 포르노에 대해 더 많은 경각심을 일깨워줄 수 있길 바란다.

“사람들이 자신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 다른 많은 사람들이 이런 일을 겪었다는 걸 알았으면 해요.” 자라는 온라인에서 비슷한 사건을 겪은 피해자들이 자신에게 보낸 메시지들을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이 이 문제에 대해 보다 공개적으로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고 피해자에 대한 강조가 줄어들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