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위구르인 취업 정책의 숨은 의도

부자이납(19)은 2017년 취업 이주에 대한 국영매체 보도에 등장했다
사진 설명, 부자이납(19)은 2017년 취업 이주에 대한 국영매체 보도에 등장했다

중국 신장 자치구에 거주하는 수십만의 위구르인을 비롯한 소수민족들에게 새로운 직업을 주면서 집과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주시키는 중국 정부의 정책이 신장 지역의 소수민족 인구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중국의 고위급 연구 보고서를 BBC가 입수했다.

중국 정부는 신장 지역의 인구 분포를 바꾸려 한다는 의혹을 부인한다. 취업 이주는 소득 증대와 지역의 실업 및 가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BBC 취재진이 입수한 증거는 해당 정책이 매우 위험한 강제성을 띠고 있으며 소수민족의 라이프스타일과 사고방식을 바꿔 동화시키기 위해 고안된 것임을 시사한다.

본래 고위급 관계자들 대상으로만 작성된 논문이었으나 실수로 온라인에 게재된 논문을 비롯해 BBC 취재진은 선전 보도, 인터뷰, 중국 전역에 퍼져 있는 공장 방문 등을 통해 탐사를 실시했다.

또한 취재진은 취업 이주된 위구르 노동자들이 2개의 서구 메이저 브랜드와 연관이 있을 가능성에 대해 살펴봤다.

신장 남부의 한 마을. 들판에는 짚더미가 모아져있고 가족들은 위구르의 전통 방바닥 양식인 ‘수파’에 빵과 과일을 놓고 있다.

그러나 타클라마칸 사막에서 불어오는 따뜻한 바람이 우려와 변화를 함께 가져오고 있다.

중국 공산당이 운영하는 방송사의 한 보도는 마을의 중심가에 일군의 정부 관계자들이 그 지역에서 4000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안후이성에 있는 일자리에 대한 광고가 실린 붉은 현수막 아래 앉은 모습을 보여준다.

리포터는 보도 영상에서 이틀동안 마을에서 아무도 나서지 않아 관계자들이 직접 집집마다 찾아다니기를 시작했다고 말한다.

이윽고 중국이 신장 지역의 위구르, 카자흐 사람들을 비롯한 소수민족들을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의 공장에 대대적으로 이주시키고 있음을 가장 강력히 입증하는 영상이 뒤따른다.

중국 국영방송의 보도는 해당 정책이 실제로 어떻게 실시되는지를 보여준다
사진 설명, 중국 국영방송의 보도는 해당 정책이 실제로 어떻게 실시되는지를 보여준다

이 보도는 중국 정부의 취업 이주 정책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던 2017년 방송됐지만 국제 언론에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 관계자는 자신의 딸 부자이납을 보내고 싶어하지 않는 아버지를 회유하려 한다.

“분명 가고 싶어하는 다른 사람이 있을 겁니다.” 아버지는 간청한다. “우린 여기서 그럭저럭 살만해요. 계속 이렇게 살 수 있게 해주세요.”

관계자들은 19세의 부자이납을 직접 회유하려 한다. 계속 여기에 있으면 결혼을 해야 할 것이고 그럼 다시는 이곳을 떠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한 번 생각해 보렴. 가지 않겠니?” 그들은 묻는다.

정부 관계자들과 국영 방송사 기자들의 압박 가운데 그는 고개를 저으며 “가고 싶지 않아요”라고 말한다.

하지만 계속되는 압박에 부자이납은 결국 눈물을 흘리며 말한다.

“다른 사람들이 가면 저도 갈게요.”

영상은 부자이납을 비롯한 ‘동원된’ 취업자들이 눈물 속에 자신들의 가족과 문화에 작별을 고하는 장면으로 끝난다.

영국 쉐필드할람대학교의 로라 머피 교수는 인권 및 현대 노예 전문가로 2004년부터 2005년까지 신장에서 살았으며 이후 여러 차례 신장을 방문했다.

“이 영상은 놀랍군요.” 그는 BBC에 말했다.

“중국 정부는 계속 사람들이 이런 사업에 자원해서 참여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 영상은 그 실상이 사람들이 저항할 수 없는 강압적 체계라는 걸 보여줍니다.”

“또한 이 영상은 이 정책의 숨겨진 동기를 보여줍니다. 표면상으로는 사람들을 가난에서 구제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하지만 사람들의 삶을 완전히 뒤바꾸고, 가족들과 떨어지게 만들고, 인구를 분산시키고 사람들의 언어, 문화, 가족 구성을 바꾸려는 의도가 숨어있습니다. 이는 가난을 줄이기보단 오히려 증대시킬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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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신장 자치구의 통치 스타일을 바꾸기 시작한 것은 2013년 베이징과 2014년 쿤밍에서 발생한 테러 공격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국은 두 사건을 위구르 이슬람주의자 및 분리주의자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대규모 수용소와 취업 이주 정책을 비롯한 정부의 새로운 대책의 핵심에는 민족문화와 이슬람 신앙에 충실한 위구르인들에게 “현대”의 물질주의적 정체성을 심고 공산당에 대한 충성을 강제하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

위구르인들을 중국의 한족 문화에 동화시키겠다는 목적은 본래 고위 중국 정부 관계자들을 위해 생성됐으나 BBC가 입수한 신장의 취업 이주 정책에 대한 연구에 분명하게 표현돼 있다.

2018년 5월 신장의 호탄 지구에서 실시한 현장 조사를 바탕으로 한 이 논문은 2019년 12월 실수로 온라인에 공개됐다가 몇달 뒤 삭제됐다.

톈진시 소재의 난카이대학교 연구진이 작성한 논문은 대규모 취업 이주가 “위구르 소수민족을 병합하고 동화시키는 데 중요한 수법”이며 “위구르인의 사고방식에 변화”를 가져온다고 결론지었다.

이들을 다른 지역으로 이주시키는 행위는 “위구르 인구밀도를 감소시킨다”고 논문은 말한다.

부자이납이 일하게 된 후아푸 직물회사의 기숙사

사진 출처, Nathan VanderKlippe/The Globe and Mail

사진 설명, 부자이납이 일하게 된 후아푸 직물회사의 기숙사

문제의 논문은 해외 거주하는 한 위구르 연구자에 의해 발견됐고 대학 측이 실수를 인지하기 전에 온라인 보관소에 저장됐다.

워싱턴 소재 공산주의희생자추모재단의 연구위원 에이드리언 젠즈는 해당 논문에 대한 자신의 분석과 논문의 영문 번역본을 작성했다.

“신장 지역에 대해 고급 정보를 갖고 있는 전직 정부 관계자들과 주요 학자들이 작성한 권위 있는 논문으로 지금까지 전례가 없던 것입니다.” 젠즈 박사는 BBC에 말했다.

“처리가 필요한 과밀 인구에 대한 언급과 노동력 과밀을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취업 이주를 사용했다는 걸 인정했다는 게 이 논문의 가장 충격적인 내용이라고 봅니다.”

그의 분석 논문에는 미국 홀로코스트추모관의 자문관을 지냈던 에린 패럴 로젠버그의 법률적 의견이 포함돼 있다. 그는 난카이대학 논문이 강제 이주와 박해라는 반인류 범죄에 대한 “신뢰할만한 토대”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서면 성명에서 “해당 논문은 작성자의 개인적 견해만 반영하며 대부분의 내용은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언론인들이 중국 정부가 발표한 권위 있는 자료를 사용해서 신장에 대한 보도를 하길 희망한다.”

난카이대학 논문을 작성한 연구진은 가난 퇴치를 위한 ‘자발적’ 노력과 노동자들이 “자유롭게 떠나고 돌아올 수 있게” 하는 공장들의 대우에 대해 찬사를 표했다.

그러나 정책이 실제로 어떻게 시행되는지에 대한 세부사항은 이런 찬사와 결이 달랐다.

연구가 진행 중이던 당시 호탄 지구에서만 이미 노동가능 인구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25만 명을 이주시켰음에도 불구하고 달성해야 하는 “목표”가 더 있었다.

이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압박 속에 “모든 마을”에 취업 상담소가 생겼고 관계자들은 “집단 동원”을 위해 “각 가구를 방문”해야 했다. 19세 부자이납의 사례처럼.

또한 모든 단계에서 통제를 받음을 보여주는 징후들이 있었다. 모든 취업자들은 “정치사상 교육”을 받고 단체로 공장으로 이주했다. 때때로 한 번에 수백 명이 이주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보안과 관리를 위해 정치 간부들이 동행했다”고 한다.

경작하는 땅과 가축들을 두고 떠나길 주저하는 농민들은 그들이 없는 동안 중앙정부에서 이를 관리해주는 사업을 소개받았다.

그리고 이들이 새로운 공장에 취업하게 되면 이들은 이들과 함께 “먹고 생활하는” 관계자들의 “중앙집중형 관리”를 받게 된다.

그러나 논문은 이 정책이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데 방해가 되는 깊은 차별이 존재함도 지적한다. 중국 동부의 지역 경찰이 수많은 위구르인들의 도착에 경계심을 가져 다시 되돌려 보내지는 경우도 있었다는 것이다.

논문은 심지어 신장 자치구에 대한 중국의 정책이 너무 극단적일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재교육 수용소에 보내진 사람들의 숫자가 극단주의와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이들의 수를 “훨씬 초과한다”는 것이다.

논문은 “모든 위구르인들이 폭동꾼으로 간주돼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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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아푸 직물회사는 중국 동부 안후이성 화이베이시의 공업지역 끝자락에 위치했다.

국영 방송 보도에 등장했던 부자이납이 바로 이 공장으로 보내졌다.

BBC 취재진이 이곳을 찾았을 때, 공장과 따로 떨어진 5층 짜리 위구르인 기숙사는 창문에 놓인 신발 한 켤레를 제외하면 사람이 살고 있다는 느낌을 거의 주지 않았다.

입구의 경비는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위구르 노동자들이 고향으로 보내졌다고 말했고 후아푸는 “현재 신장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취재진은 후아푸에서 만든 직물로 제작된 베개 커버가 영국 아마존 웹사이트에서 판매 중인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제품이 문제의 공장에서 만든 것인지 혹은 후아푸의 다른 공장에서 만든 것인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아마존은 자사가 강제노동의 사용을 용인하지 않으며 이러한 공급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제품은 판매를 금지한다고 BBC에 말했다.

BBC 취재진은 중국에서 활동하는 국제 언론인들과 함께 여섯 개의 공장을 찾았다.

광저우에 위치한 동관 루저우 신발 공장의 입구

사진 출처, Nathan VanderKlippe/The Globe and Mail

사진 설명, 광저우에 위치한 동관 루저우 신발 공장의 입구

광저우 소재의 동관 루저우 신발 공장에서 한 노동자는 위구르 노동자들이 다른 노동자들과 별개로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식당도 따로 사용한다고 말했다. 다른 현지 주민은 기자들에게 해당 공장에서 스케쳐스 신발을 생산한다고 말했다.

이 공장에는 과거에도 스케쳐스와의 연관성이 제기된 바 있다. SNS에 게시된 미확인 영상에서 위구르 노동자들이 스케쳐스 생산 라인에서 일하는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스케쳐스는 성명에서 “강제 노동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갖고 있다고 말했으나 동관 루저우가 공급업체 중 하나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동관 루저우는 BBC의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현장 인터뷰에서는 위구르 노동자들이 휴식시간에 공장을 자유롭게 벗어날 수 있는 것으로 여겨졌으나 다른 공장들의 경우에는 경우가 달랐다.

적어도 두 사례에서 취재진은 위구르 노동자들이 행동의 제약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며 우한시의 한 공장에서는 한족 노동자가 BBC에 자신이 일하는 공장의 위구르 노동자 200명 가량은 전혀 외출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자이납이 정치 교육 훈련을 받기 위해 마을을 떠난 후 3개월이 지나고 중국 국영방송 취재진은 부자이납을 다시 찾았다. 이번에는 안휘성의 후아푸 직물기업에서였다.

이번에도 보도의 중점은 ‘동화’에 맞춰져 있었다.

한 장면에서 부자이납은 자신의 실수에 대해 책망을 듣자 거의 눈물을 흘릴 뻔한다. 그러나 결국 변모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잘 이야기도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던 소심한 여성이 이제는 일터에서 권위를 얻고 있습니다.” 리포터는 보도 영상에서 말한다.

“라이프스타일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