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나 혼자 사는 이들을 위한 자가 격리 팁

Lucia is seen sitting alone in her apartment, using a laptop at a table

사진 출처, Lucia Buricelli

    • 기자, 켈리 쿠퍼
    • 기자, BBC News

수년간 다른 사람들과 살아온 루치아는 드디어 혼자만의 공간을 갖게 된 것에 설레였다.

뉴욕에서 사진작가로 활동하던 그는 얼마 전 이탈리아로 돌아와 보금자리를 구했다. 카메라 하나만 들고 정처 없이 길거리를 걸어 다니고, 가끔 친구들과 외식을 즐길 수 있는 생활이 더없이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몇 달 채 지나지 않아 그가 살고 있는 밀라노는 유럽에서 가장 악명 높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중심지가 됐다.

그를 포함한 수백만 명의 이탈리아인들에게는 이동 제한령이 내려졌고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한 모든 외출이 금지됐다.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것은 첫 몇 주간, 작은 아파트 안에서의 단조로운 나날들이었다. 하지만 한 달 정도가 흐른 뒤부터는 혼자있는 것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물론 그렇다고 자유로운 생활과 타인과의 접촉이 그립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전국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있는 가운데 그와 주변 사람들은 건강하다는 사실에 감사함을 느꼈다.

“가끔은 미래에 대한 걱정이 들기도 해요, 이 상황이 끝난 뒤의 일상에 대해서요. 집 밖 세상으로 나갈 수 있는 날이 오긴 할까? 그런 생각에 빠지기도 하죠”

루치아는 거리에서 사진을 찍던 나날들을 그리워하며 그의 격리 생활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 출처, Lucia Buricelli

사진 설명, 루치아는 거리에서 사진을 찍던 나날들을 그리워하며 그의 격리 생활을 기록하고 있다

그로부터 거의 6500km 떨어진 인도 구르가온에 위치한 아파트에는 26살의 아파나가 혼자 살고 있다. 그가 최근 본 사람 형상이라곤 경비원들이 전부다.

하루 두 번, 그는 쥴스와 요기라는 이름의 애완견들을 산책시키기 위해 집을 나선다.

아파트 단지의 정문은 경비원들이 철통 감시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 밖을 나서본 지 오래다.

인도에 전 국가적 이동 제한령이 내려진 것은 지난 3월 24일이었다

사진 출처, Amemoir/Aparna

사진 설명, 인도에 전 국가적 이동 제한령이 내려진 것은 지난 3월 24일이었다

“제 손은 말라있고, 주위는 고요하고, 개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몰라요” 아파라는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을 이렇게 묘사했다.

전세계 어느 곳을 둘러봐도 이런 이야기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각국 정부가 국민들의 생활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가운데, 혼자 사는 사람들은 당분간 사람 구경을 하긴 어려울 것임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내가 바로 그 사람들 중 한 명이기 때문에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주 잘 알고 있다.

영국 전역에서 이동이 통제된 지 몇 주가 지난 지금, 런던에서의 내 일상은 계속되지만, 이전과는 많이 다르다.

사무실에 출근하는 것은 드문 일이 되었다. 아직 밖에 산책을 나갈 수 있고, 집에서는 고양이와 함께할 수 있다는 건 다행인 일이지만,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사는 가까운 친구들과 가족들을 언제나 볼 수 있을런지 모른다는 사실이 나를 힘들게 한다.

예전엔 화상회의할 때나 쓰던 기술과 기기들은 이제 사교 생활을 위해서도 쓰이고 있다. 전화 통화를 할 때나 쓰레기를 버리러 나갈 때 이웃들과 가끔 마주치는 걸 빼고는 내 모든 소통은 온라인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일일 스크린 사용 시간이 증가했나요? 당신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사진 출처, @Ramblerow

사진 설명, 일일 스크린 사용 시간이 증가했나요? 당신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전 세계 수많은 ‘나 혼자 족’들이 이 이상하기 그지없는 경험을 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혼자 하는 자가격리에 대한 전문가의 조언을 들어봐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앤지는 혼자 산지 4년 차에 접어들었다. 이혼 후, 가지게 된 독립된 공간은 이혼의 상처를 극복하고 내적 성숙을 이루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미국 전역이 코로나19에 손아귀에 들어가고 그가 사는 지역에도 각종 제한들이 내려지자, 독신 생활의 단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몇 주전 앤지는 직장에서 해고됐는데, 이 모든 과정을 홀로 겪어야 했다. 그는 “평상시라면 이럴 때 보통 가족들에게 위로를 받거나 친구들을 만나 회포를 풀겠죠”라고 말했다.

우리가 맺는 사회적 관계들이 우리의 정신 건강뿐만 아니라 신체 건강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하는 연구들은 제법 있는 편이다. 연구들은 만연한 외로움과 사망률, 또는 여러 합병증들 간의 연관성에 주목한다.

사회 심리학자인 UCLA 대학 나오미 아이젠버그 교수는 사회적 거절이나 단절에 뇌가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한 연구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지금처럼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일상과 단절되는 상황은 전례가 없다며, 혼자 사는 사람일수록 친밀함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과 연락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상적이었던 말은 이번 일을 계기로 정말 심적으로 가까운 사람이 누구인지 알게 되었다는 거예요. 얼마나 가까이 사는지, 얼마나 만나기 쉬운지와는 상관없이요”

그와 연구진들은 우리가 최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상 세계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이 사람들에게 충분한 연결감을 주는지 알아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아이젠버그 교수는 애완동물, 특히 어루만지고 안을 수 있는 애완동물을 키우는 것이 스트레스를 줄이는데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사진 출처, @Ramblerow

사진 설명, 아이젠버그 교수는 애완동물, 특히 어루만지고 안을 수 있는 애완동물을 키우는 것이 스트레스를 줄이는데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행동 신경과학과 정신의학 전문가인 시카고 대학 스테파니 카시오포 교수도 혼자 지내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실질적인 조언들을 제공했다. 카시오포 교수와 이제는 고인이 된 그의 남편은 ‘홀로 있음’과 ‘외로움’을 구분하는 연구분야의 선구자였다.

그는 우리의 마음가짐과 기대치를 잘 조정하는 것이 외로움을 피하기 위한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의 통제 밖에 있는 것들을 인정하고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 사랑하는 것들로부터 떨어져 지내야 하는 현실도 언젠간 지나간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지금은 혼자 있다고, 다른 선택권이 없다고, 하루 종일 소리를 지르든, 주어진 하루를 최대한 잘 활용하던 그건 당신의 선택이에요” 카시오포 교수는 말한다.

앤지는 이 시간을 잠시 잊고 지내던 그림을 다시 그리는데 쓰고 있다. 그는 팬데믹을 홀로 겪으며 느낀 감정들을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매일 삽화(이 기사에 실린 그림들)를 그려 포스팅하고 있다.

앤지는 그림이 "그녀를 계속 움직이게 한다"고 말한다

사진 출처, @Ramblerow

사진 설명, 앤지는 그림이 "그녀를 계속 움직이게 한다"고 말한다

그가 그린 이름도 없고 특징도 없는 캐릭터들은 조용하고 소소한 일상을 배경으로 등장한다. 그는 “혼자인 것처럼 느껴질 때면 저와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을 사람들을 상상해요, 그 순간 나와 같은 것을 하며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을 지구 어딘가의 누군가를요. 그러면 안정감과 연결감이 느껴져요”라고 말했다.

카시오포 교수가 추천하는 불안감을 줄이는 습관은 '감정 일기'를 쓰는 것이다. 하루 동안 성취한 일이나 행복을 느낀 일을 기록해두는 방식으로 말이다.

카시오포 교수는 “자기 연민, 다른 사람에 대한 감사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한 감사 같은 감정들이 행복도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며 이런 친절한 행동들에는 시간도, 돈도 들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이렇게 덧붙였다 “사람마다 자기 마음 관리를 위한 방법 하나쯤은 다 있죠.”

카시오포 교수는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 "자기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가 돼라"고 조언했다

사진 출처, @Ramblerow

사진 설명, 카시오포 교수는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 "자기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가 돼라"고 조언했다

내가 이야기를 나눈 두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자가 격리 중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정기적인 사회 접촉을 하는 것이 우리의 일상, 즉 자는 것부터 먹는 것까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카시오포 교수는 또 내일이나 모레 정도까지의 단기적 계획만을 세우라고 조언했다. “우리 모두는 현실에 대한 통제력을 잃었어요. 일정들이 있었고, 세워놓은 목표들도 있었죠. 다음 주 스케줄을 체크하면 어떤 것들이 계획되어 있는지 알 수 있었지만 지금은 좀 다르잖아요.”

그는 ‘하루에 실천 가능한 목표 세 개만 세워보라’고 조언한다. 성취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밤에 더 편안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 수 있죠, 다음날 일어나서 해야 하는 일, 달성해야 할 목적이 있으니까요”

소속감의 중요성도 계속해서 떠오르는 주제이다. 캘리포니아에서는 한 여성이 이를 위한 온라인 운동을 시작했다.

작가 올리비아 갯우드는 3월 30일, “자가 격리 중인 여성의 자화상”이라는 캡션과 함께 자신의 사진 하나를 인스타그램에 올렸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전 세계 수십 수백 명의 여성들이 그에게 자기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보내왔다.

올리비아가 처음 올린 흑백 사진 (왼쪽 상단)과 이 사진에 영감을 받은 수백 명의 여성들이 찍은 사진

사진 출처, Supplied

사진 설명, 올리비아가 처음 올린 흑백 사진 (왼쪽 상단)과 이 사진에 영감을 받은 수백 명의 여성들이 찍은 사진들

이에 갯우드는 이 이미지들을 모아 전시하는 인스타 계정, ‘격리된 여자들’을 만들어 우리가 따로 또 같이 살아가고 있는 이 이상한 현실 속의 여성들을 하나로 엮었다.

인도에 있는 아파나도 이곳에 자화상을 올린 사람들 중 한 명이다. 격리 생활은 그로 하여금 일 년 넘게 사용하지 않았던 먼지 덮인 카메라를 집어 들게 했고 그때부터 그는 판데믹이 바꾼 그의 일상을 사진으로 카메라에 담고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자기 안의 목소리에 집중하고 자기 자신을 잘 챙겨주세요, 마침내 당신에게 죄책감이나 타협 없이 아무것도 안 할/모든 것을 할/어떤 것을 할 시간이 생긴 거니까요.”

아파나는 "현실이 더 영화처럼 느껴지는 정말 미친 세상이에요"라고 말했다

사진 출처, Amemoir/Aparna

사진 설명, 아파나는 "현실이 더 영화처럼 느껴지는 정말 미친 세상이에요"라고 말했다

카시오포 교수는 이 끝없는 비극 속에서 그나마 희망을 가질만한 것은 이 모든 것의 끝에 우리는 전에 없던 끈끈함을 느끼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아파나도 이에 동의한다. 그는 "이 상황은 우리에게 우리 모두가 얼마나 연약한 존재들인지 깨닫게 해줘요”라며 "지구 어딘가에 살고 있는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같은 감정을 공유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쉬워졌죠, 그리고 바로 그것이 이렇게 어려운 상황을 해쳐 나가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아름다운 깨달음이에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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