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라디오] 브라질, 낙태금지법 속 번지는 '자가 낙태' 시도

아래는 영국 공영방송 BBC 뉴스의 한국어 라디오, BBC 코리아 방송의 2018년 6월 27일 보도입니다.
[앵커] 뱃속의 아이를 지우는 임신 중절, 즉 낙태는 여러 나라에서 법으로 엄격하게 금지돼 있죠.
그렇다보니 일부 여성들은 각종 '자가 낙태법'에 손대고 있는 상황인데요.
남미 브라질에선 자가 낙태 방법을 공유하고 낙태약을 사고파는 '비밀 대화방'까지 생겨났습니다.
BBC 취재진이 이 대화방에 잠입 취재를 시도했습니다. 김효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그 절차'를 시작했어요. 일단 약 두 알을 먹었고요."
("I started the procedure here. I took two pills.")
"너무 무서워요. 무섭고 수치스러워요."
("I'm really scared, scared and ashamed.")
낙태를 법으로 금지하는 나라, 남미 브라질에서 불법 낙태를 시도한 여성들의 목소리입니다.
이곳에선 처벌을 피해 '왓츠앱' 등 스마트폰 대화방에서 '자가 낙태 방법'을 공유하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BBC 취재진이 이 대화방에 잠입했습니다.

"임신 중절을 하고 싶은데요. 과정이 어떻게 되는 건가요? 이메일로 보내주실 수 있나요? 비용은 얼마죠?"
("I want to stop my pregnancy. How will it work? Do you send it by email? How much is it?")
대화방에선 엄격한 규율이 적용됩니다. 마리아라는 이름의 대화방 관계자가 말합니다.
"여긴 일단 의약품을 파는 페미니스트들의 모임이고요.
도움을 드리기 위해 있는 모임이니만큼 보안 유지를 위해서 최소 일주일에 한 번씩은 대화 내용을 삭제하시길 바랍니다."
("This is a feminist group for selling medication. Our group is a place of support and assiatance.
So, for security reasons, we ask you to delete the history of the group at least once a week.")
그는 "성 차별 관련 발언도 금지한다"고 덧붙입니다. 공지사항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그 절차'와 상관 없는 어떤 주제에 대해 말하는 것도 금지됩니다. 이 대화방에서 오간 내용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는 것도 금지고요."
("It's forbidden to speak of any subject that is not pertinent to the procedure. It's forbidden to share group prints or conversations with outsiders.")
여기서 말하는 '그 절차'는 '자가 낙태'를 뜻합니다.
낙태약 비용 지불 방법을 묻자 264달러를 은행 계좌로 보내면 된다는 답이 돌아옵니다.
얼마 뒤, BBC 취재진에게 실제로 낙태약이 배달됐습니다.

꼼꼼하게 포장된 노란 봉투 속엔 임신 중절을 도와준다는 하얀 알약 여섯 개가 들어 있었습니다.
이후 취재진은 대화방 관계자에게 기자라는 신분을 밝히고 정식 취재를 요청했습니다.
"이 대화방을 만든 계기가 뭔가요?"
("What motivated you to create this WhatsApp group?")
"5년 전, 납치돼 성폭행을 당했어요. 임신을 하게 됐지만 합법적으로 낙태할 방법이 없었죠.
절 성폭행한 남자는 굉장히 영향력 있는 사람이었어요. 전직 경찰이었죠. 삶을 송두리채 빼앗긴 기분이었어요.
그래서 이 대화방을 만들었어요. 여성들에게만 이런 짐을 오롯이 부담하도록 하는 게 불공평하다고 생각해요."
("In October 2013, I was kidnapped and raped. I got pregnant, but unfortunately I couldn't end it legally.
The person who raped me was very influential, a former police officer. I felt that I had a whole life, and it was stolen from me.
That's why I started the WhatsApp Group. I don't think it's fair that women have to do this.")

브라질에선 아주 극소수의 경우에만 낙태가 허용됩니다.
성폭행으로 인한 임신을 입증하려면 여성들은 당시 상황을 적나라하게 설명해야 합니다.
당국의 허가 없이 낙태를 하면 최대 3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약을 구하지 못한 일부 여성들은 더 끔찍한 방법으로 낙태를 시도합니다.
브라질의 한 산부인과 의사가 말합니다.

"어떤 여성들은 세균에 감염되거나 질 내부에 상처를 입은 채로 병원을 찾아와요. 이들은 대개 뾰족한 물체들, 그러니까 뜨개질 바늘 같은 것 때문에 다친 상태죠."
("Some women arrive with infections and even vaginal wounds. They suffer injuries from sharp objects such as knitting needles.")
자가 낙태 방법들이 여성의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지만, 궁지에 몰린 여성들에겐 별다른 선택지가 없는 상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