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자발적 낙태 합법화' 물결

투표 결과를 기다리며 의회 앞에서 시위를 이어가던 법안 지지자들은 결과가 발표되자 기뻐하며 환호하고 포옹했다

사진 출처, AFP

사진 설명, 투표 결과를 기다리며 의회 앞에서 시위를 이어가던 법안 지지자들은 결과가 발표되자 기뻐하며 환호하고 포옹했다

현지시간 14일 교황의 나라, 아르헨티나에서 임신 초기 낙태를 합법화하는 법안이 하원을 통과했다.

하원은 이날 22시간에 걸친 열띤 토론 끝에 법안을 찬성 129표, 반대 125표, 기권 1표로 가결했다.

법안은 이제 상원으로 넘겨졌다.

아르헨티나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은 자발적 낙태에 극구 반대해왔지만, 법안이 상·하원을 통과하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최종 재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막판 뒤집기

현재 아르헨티나에서 낙태는 임산부의 건강이 위험하거나 성폭행으로 임신이 된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불법이다.

또 특수한 상황이라고 해도 합법적으로 낙태를 하기 위해서는 판결을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은 불필요하게 상황을 지연시킨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투표 결과는 의외였다.

투표 3시간 전만 해도 분위기는 반대표에 더 기울어있었기 때문이다.

국면은 한 의원이 생각을 바꾸었다고 선언하며 전환됐다.

이전에 반대 선언을 했던 라 팜파(La Pampa) 구 세르지오 질로오토 의원은 투표 직전 트위터를 통해 '자신을 포함한 3명의 의원이 생각을 바꾸었으며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선언은 의원들의 밤샘 토론에 다시 한번 활기를 불어넣었고 결국 결과를 바꿔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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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결과를 기다리며 의회 앞에서 시위를 이어가던 법안 지지자들은 결과가 발표되자 기뻐하며 환호하고 포옹했다.

많은 이들이 #AbortoSeraLey(#낙태가법이된다)라는 해시태그를 공유하며 법안 통과를 축하하기도 했다.

국제 인권 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살리 셰티 사무총장 역시 이를 "역사적인 걸음"이라고 칭하며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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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정적인 분위기는 투표 이후에도 이어졌다.

애초 결과가 찬성표 131표, 반대표 123표로 나오자 몇몇 의원들이 자신의 표가 제대로 개표되지 않았다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이에 결국 의장이 나서 투표 현황을 다시 조사했고, 법안은 찬성 129표, 반대 125표, 기권 1표로 가결됐다.

죄 없는 아기들의 '무고한 희생' vs. 여성들에게 안전하고 합법적인 해결책

Opponents of the bill wave flags outside Congress

사진 출처, EPA

법안은 9월 상원 의결을 기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법안의 상원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미 몇몇 상원 의원이 반대 의지를 내보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성 인권 운동가들은 법안이 통과될 때까지 시위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낙태 합법화가 공중 보건의 문제이며, 현재 많은 여성이 불법적 낙태로 인해 건강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일부 의원들은 열띤 토론 이후 자신의 신념이 흔들렸음을 고백하기도 했다.

아직 개인적으로는 낙태에 반대하지만, 여성들에게 안전하고 합법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지자들이 갈 길은 여전히 멀다.

급진 시민 연합의 오라시오 고이코에체아는 반대표를 간절히 촉구하며 '무고한 희생을 막기 위한 법을 만들자'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