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라디오] 중미 사람들이 고향을 탈출하는 이유

아래는 영국 공영방송 BBC 뉴스의 한국어 라디오, BBC 코리아 방송의 2018년 6월 21일 보도입니다.
[앵커] 미국 국경지대에서 2천 명 넘는 이민자 아이들이 부모와 떨어져 보호시설에 수용돼 있다는 소식 전해드렸죠.
비난 여론이 쏟아지던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구금되더라도 가족을 떼어놓진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미국의 이번 조치로 한 숨 돌리게 된 이민자 상당수가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등 중미 국가 출신입니다.
중미 사람들이 미국행을 택하는 이유, 황수민 편집장이 알아봤습니다.
[기자] 빨간 모자를 걸쳐 쓰고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는 소년. 얼굴엔 장난기가 가득 어려 있습니다.
대니얼은 여섯 살이던 2014년 여름, 극심한 가난과 폭력배들을 피해 고국 엘살바도르를 떠나 미국으로 넘어왔습니다.
엄마도 아빠도 없이, 자신 또래 사촌 두 명과 함께였습니다.

올해 스물다섯 살 안나는 두 살배기 아들을 데리고 과테말라를 탈출했습니다.
안나는 BBC 취재진에게 아이 아버지가 아들을 죽이려 했기 때문이라고 이주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엘살바도르 출신의 서른 여덟 살 마리차도 범죄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국 이주를 결심했다고 말합니다.

마리차는 "고국을 떠나오기 전 친척 몇몇을 땅에 묻어야 했다"면서 "고문을 당해 숨진 아버지도 그 중 하나였다"고 했습니다.
BBC 취재진이 멕시코 국경지대에서 만난 한 남성은 "인종차별과 성소수자 혐오를 피해 도망쳤다"며 "물리적 공격을 당해 왔다"고 털어놨습니다.
이렇듯 많은 미국 이민자들이 꼽는 이주 이유는 폭력과 가난입니다.
특히 미국 출신 조직폭력배들 상당수가 중미 지역으로 활동 범위를 넓히면서 중미 나라들의 치안은 더욱 불안해진 상황입니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가장 악명 높은 미국 조직폭력단 중 하나인 MS-13은 중미 지역에 최소 6만 명의 조직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중미 많은 나라의 경제 상황이 계속 악화되고, 지진과 홍수 등 자연재해가 끊이지 않는 것도 이민을 부추기는 이유.
이민자들을 돕는 한 성직자가 말합니다.
"이들은 범죄자도 아니고,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 것도 아니에요. 그냥 증빙 서류가 없을 뿐이라고요."
("They are not criminals, and they are not illegal. They are just undocumented.")
미국 이민 당국에 따르면 고국으로 돌아갈 수 없을 정도의 두려움을 호소하는 이민자들은 2012년 1만3천여 명에서 5년이 지난 지난해엔 7만8천여 명으로 늘어난 상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