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텅빈 경기장이 마치 영화 세트장 같다'

- 기자, 로레즈 헤레디아
- 기자, BBC 월드 서비스/ 도쿄
올림픽은 희망의 축제이다. 그런 의미에서 2020도쿄올림픽은 팬데믹에 맞서는 지구촌의 상징이어야 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을 것 같다. 도쿄에 도착한 많은 기자, 선수, 대표단은 올림픽 기간 방역규제가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개막을 불과 며칠 앞두고 무토 토시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올림픽 취소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세를 예측할 수 없다. 확진자가 급증하면 그때 더 논의하겠다"라고 말했다.
토시로의 모호한 답변은 마치 올림픽이 막판에 취소될 수 있다는 뜻으로 이날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지금 도쿄의 '올림픽 버블'에 있는 우리가 얼마나 초조한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해외 입국자들은 모두 도쿄에 도착하기 전에 격리하고, 비행기를 타기 전부터 수차례 코로나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우리는 일본 입국 이후에도 3일간 호텔에서 격리하며 PCR검사를 받았다.
일본 당국은 현재 해외 입국자에게 편의점에 음식과 음료를 사러 갈 수 있는 단 15분의 외출 시간을 허용하고 있다.
해외 입국자는 2주간 외부 식당을 이용할 할 수 없다. 배달음식을 주문할 수는 있지만, 일본어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어려울 수 있다. 일본어를 말하고 읽을 수 있어도 격리는 결코 쉽지 않았다.
3일간의 호텔 격리가 끝나도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우리는 여전히 '올림픽 버블' 내 특정 장소만 방문할 수 있다.
바깥으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창구는 하루에 15분 주어지는 외출 시간이다.
그리고 이조차도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증가한다면 사라질 수도 있다.
도쿄 시민들은 여전히 모든 방문객에 대해 불안한 감정이 있다. 몇몇 신문은 그들의 올림픽 버블 위반에 대한 기사를 싣고 있다.
마이니치 신문은 지난 20일 "7월 16일, 쿠바 대표단이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기다리며 공항 사무실 방에서 대기 중이었다. 선수들은 공항 직원들과 같은 화장실을 사용했으며 너무 가까이 지나쳐 복도와 계단에서 몸이 맞닿았다"고 보도했다.
여론은 여전히 올림픽에 대해 불신이 있고, 내게는 올림픽 자체가 벼랑 끝에 서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20년 만의 방문

나는 20세였던 1989년에 대학 학위를 위해 처음 일본에 왔다.
쓰쿠바 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 과학을 전공했고, 당시 학부에서 유일한 외국인이었다.
이후 25세에 일본을 떠났고, 가장 강렬한 기억을 쌓았던 땅으로 20년 만의 귀환을 고대하고 있었다.
'올림픽 버블' 존에서 나는 왜 일본 정부가 이토록 강력한 방역 수칙을 강요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이곳에 오기 전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고 예전 대학 친구들도 볼 수 있기를 막연하게 바랐다.
그러나 이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일본 대중은 마음을 굳혔다.

12살, 9살의 두 자녀와 함께 국립경기장 통제선 밖에 선 준코 씨는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패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매우 복잡하다.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을 때 너무 행복해서 표까지 샀다. 그러나 지금 나는 갈등한다"며 "즐기고 싶지만, 마음 깊이는 올림픽이 너무 슬프고 불안하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발표된 마이니치 신문 여론조사에 따르면, 3분의 2가량의 응답자가 올림픽을 즐기지 못할 것 같다고 답했다.
준코 씨는 "입국자들을 보는 심정은 도쿄에 사는 모든 일본인이 같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쓰다도 "슬프다. 그들을 받고 싶지만 그럴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모테나시'로 표현되는 일본의 환대 문화가 지금은 불가능하다. 조심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올림픽을 상징하는 오륜을 보러 경기장을 찾은 마쓰다는 이뤄질 수도 있었던 완벽한 올림픽 파티를 상상하며 아쉬워했다.
최적의 계획
일본은 2019년부터 준비돼 있었다.
대부분의 경기장은 일정에 맞춰 준비돼 있었고, 티켓 수요도 높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도쿄를 올림픽 역사상 가장 잘 준비된 개최도시라고 불렀다.
하지만 내가 지난 며칠간 올림픽 버블 안에서 한 경험은 뭔가 섬뜩한 기분이 든다.

잔디, 나무, 건물 모두 깨끗하다. 모든 것이 대중을 환영할 준비가 돼 있다.
모든 것이 정확하게 계획돼 있지만, 동시에 모든 곳이 비어 있다. 마치 공상과학 영화의 세트장 같은 느낌이다.
와타나베 토미코도 국립경기장에 있는 올림픽 오륜을 보러 왔다.
그는 일본 당국이 예측 불가능한 바이러스를 통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믿는다.

그는 "올림픽이 열려 아주 기쁘다. 7살 때 도쿄에서 열린 첫 올림픽을 보러 왔었다. 매우 좋은 추억이 있다. 이번이 두 번째"라며 "응원을 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곳곳에 바리케이드가 있고 인적이 드물다.
이에 대해 토미코는 "안타깝고 쓸쓸하다. 코로나19 문제가 있는 건 알지만, 팬데믹이 시작된 지 벌써 1년이 지났고, 예방 대책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며 사람들이 와서 책임감 있게 거리두기를 실천한다면 바리케이드도 필요 없을 것이다. 과잉 대응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개막식을 며칠 앞두고 안 좋은 소식이 들려온다.
지난 19일 학자, 작가, 언론인 14명이 도쿄올림픽 개최 중지를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을 올렸고, 약 14만 명이 서명했다.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급증하는 가운데 열리는 이번 올림픽에 대한 기대는 미미하다.
도요타를 포함한 주요 후원사들도 올림픽 TV 광고를 하지 않기로 했다. 이번 올림픽이 마치 버려진 이벤트인 것 같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로레즈 헤레디아는 올림픽 취재를 위해 현재 도쿄에 머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