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엄마가 되는 꿈이 사라질까 두려워요'

사진 출처, Sian Brindlow
- 기자, 아멜리아 버틀리
- 기자, 100 Women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전세계 각국의 불임 클릭닉들이 치료를 중단하고 있다. 이로 인해 아이를 갖기 원하는 여성들의 걱정이 커져가고 있다.
영국 웨스트 세섹스 출신의 시안 브린드로는"아이를 갖는 것을 12년째 꿈꾸고 있다"며 "우리 부부는 부모가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우리의 소망이 송두리째 사라질까 봐 두려워요."
올해 마흔 살인 그녀는 불임 치료를 앞두고 있었다. 부부가 함께 세번 째 시험관 시술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제한 조치가 내려지며 치료가 무기한 보류됐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부부의 앞선 두 번의 시험관 시술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정신적 고통이 컸다.
그런데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더해진 것이다. 그녀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며 "너무나 힘들다"고 했다.

사진 출처, Sian Brindlow
현재 많은 국가에서 불임 클리닉 치료를 중단한 상태다. 재개 시점도 미지수다.
영국의 인간 생식 및 배아 관리국은 성명을 통해 "2020년 4월 15일부터 불임 치료가 중단되며 환자와 클리닉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고 밝혔다.
미국 생식 내분비 학회는 치료 단계를 새롭게 시작하지 말 것을 거듭 권고했다. 인도 산부인과 학회도 "불임 치료 및 유사한 조치는 연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연과 성공
시안은 시험관 시술이 연기된 이유를 이해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몇 주째 상심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팬데믹 전만 해도, 그는 시술받을 차례를 오랫동안 기다리더라도 냉동 배아가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확신까지 흔들리고 있다.
그는 "난자를 채취해 냉동시키는 과정에만 진입해도 괜찮을 거로 생각했다"며 "그렇게만 해도 내 나이를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안은 시술이 머지않아 재개될 것이라는 희망을 여전히 부여잡고 있다.
그는 "재개될 것이 확실하다면 나는 기다릴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꿈이 실현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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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불임 치료 중단이 코로나19 확산을 늦추는데 기여하는 한편, 의료 인력을 코로나19 환자들을 돕는데 투입할 수 있게 한다고 말한다.
불임 치료 전문가인 마크로 가우도인 박사는 "불임 치료의 성공은 나이와 타이밍에 달려 있기 때문에 치료를 기다리고 있는 여성들 중에는 "타격"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계적으로 서른네 살이 되면 매달 가능성 0.3%씩 줄어든다"며 "6개월이 지나면 가능성이 약 2% 줄어드는 셈"이라고 말했다.
"만약 치료를 시작할 때 성공 가능성이 14%였다면, 6개월 후엔 12%로 떨어지는 겁니다. 상당히 큰 폭의 하락이고, 환자들의 성공 가능성에 커다란 타격을 줄 수 있어요."
'소망이 이뤄지는 꿈을 꿔왔어요'
케이티 브런튼은 서른두 살이지만, 치료 지연이 가임에 영향을 미칠까봐 걱정하기는 마찬가지다.
부부는 거의 3년간 아이를 가지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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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티는 나이에 비해 난자 보유량이 적다는 진단을 받았다. 케이티 부부가 아이를 갖기 위해 의학의 도움을 받기로 한 이유다.
그녀는 "사람들은 출산 연령에 대해 아주 쉽게 말한다"고 했다.
"출산의 관점에서 저는 아직 젊은 나이죠. 하지만 저는 난자가 많이 남아 있지 않아서, 시간이 흐르는 것만 생각해도 정말 무서워요."
케이티는 냉동 배아를 활용한 치료 과정을 시작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시술을 예약한 며칠 뒤 제한 조치가 내려졌다.
그녀는 "정말로 치료를 받고 싶었다"며 "소망이 이뤄지는 날을 항상 꿈꿔왔다"고 했다.
케이티는 불임으로 고통받는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로 인한 폐쇄로 어린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가족의 이야기를 들을 때 얼마나 힘든지'를 이야기했다.
그녀는 "요즘에는 많은 이들이 아이들과 집 안에서 함께 지내는 게 끔찍하다고 말한다"고 했다.
"저는 계속 울어대는 아기와 함께 집에 있을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할 거예요. 정말 그럴 겁니다."
'당신은 가질 수 없어요'
조산사로 일하는 서른다섯 살 엘리너 크랩은 아이를 가지려고 지난 4년을 노력했다.
몇 번의 실패 이후, 엘리너 부부는 기증된 난자를 사용하기로 했고 이번 달에 수정란 이식을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역시 취소됐고, 배아는 냉동 상태로 보관중이다.
엘리너는 조산사 일을 좋아하지만 임산부를 돌보는 것은 불임을 받아들이는 것을 더욱 힘들게 만든다고 했다.
"케이크 공장에서 일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정말 케이크가 먹고 싶은데, 단 한 조각도 허용되지 않는 상황을요."
그녀는 다른 이들을 보살필 때, 자신의 감정이 영향을 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이를 더 힘들게 만들어버렸다.
그는 "수정란 이식을 할 수 없다"며 "언제 이것이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저는 일을 하러 가야하고, 일 하면서 임산부를 돌봐요. 마스크와 얼굴 가리개, 앞치마, 장갑을 끼고 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보살피죠. 그 사람들은 제 눈만 볼 수 있어요. (제 마음이나 감정은 보여줄 수 없으니) 늘 그래왔던 것처럼 똑같이 그들을 돌보는 게 정말 쉽지 않아요."
'실패감'
서른여덟 살의 작가 시탈 사블라는 자신의 불임 치료기에 대한 블로그를 운영중이다.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있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래서다.
그녀는 "실패감에 대해 말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아이를 갖기 위해 거듭 노력하는데,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봐요. 그럼 여자로서도, 아내로서도, 며느리로서도, 딸로서도, 할머니로서도 실패한 사람처럼 느끼게 되죠."
그녀 부부는 네 번째 시험관 시술을 진행중이었다. 하지만 클리닉이 시술을 중단하게 됐고, 현재 배아 하나를 냉동 보관하고 있는 상태다.
다른 많은 이들처럼 시탈 역시 망연자실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실감을 떨쳐내고, 빠르게 정서적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그녀는 "그렇다고 해서 전혀 힘들지 않다는 것은 아니고 가끔은 절망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시탈은 처음 불임치료를 시작하던 무렵, 인스타그램에 있는 'TTC(임신을 위하여)' 커뮤니티의 이야기를 읽으며 많은 위안을 받았다고 했다.
이제 그녀는 자신의 경험을 온라인에 올려서 받은 것을 돌려주려 하고 있다. "불임으로 힘들어하고 치료를 받는 이들은 제가 쓰는 이야기와 많은 연관성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인도인들이 특히 그럴 거예요. 많은 인도인들이 직면하는 문화적 압박과 기대에 대한 이야기는 다른 곳에는 잘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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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적 엄마'
BBC '100명의 여성들'이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년 간 시험과 과정을 견뎌야 했다고 말한다. 그들은 불임 치료가 삶의 모든 것을 지배하게 되는지에 대해 들려줬고, 한 단계를 거쳐 다음 단계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불임 치료의 중단은 그들을 동요하게 만들었다.
자신의 이름을 완전히 공개하지 않은 시오반은 "향후 1년간 벌어지는 일이 내 남은 인생을 좌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생물학적으로 엄마가 되느냐 안 되느냐의 결과는 분명 다를 수 있습니다."
그녀는 올해 마흔한 살이고, 유산을 경험한 적이 있다. 시험관 시술을 받기 위해 여러 건강상의 문제를 해결해야 했고, 최근에서야 의사들이 그녀에게 맞을 만한 치료법을 찾아냈다.
그녀는 "두 달 전만 해도 상황이 좋았다"며 "1년 안에 다시 그 상황을 되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치료가 재개되더라도, 중단 시기 동안 치료를 받지 못한 사람들로 인해 자신의 치료가 늦어지는 것도 걱정이다.
"누가 먼저 치료를 받게 될까요? 우리 부부는 4월에 치료를 받을 예정이었어요. 재개되면 같은 순서로 치료를 받을 수 있을까요? 그건 아마도 옳지 않아 보여요. 저보다 더 상황이 안 좋은 이들이 아마 있을 것이고, 각자 최적의 시기를 잡아야 하기 때문이죠."


'100명의 여성들'이란?
BBC '100명의 여성들'은 매년 전세계에서 타인에게 영향 미치고 영감을 줄 수 있는 여성 100명을 선정합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100명의 여성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