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차별받고 있는 인도의 자가격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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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인도에서는 수만 명이 자가격리됐다. 그러나 집 밖에 표시를 남기거나 개인정보를 공개해 문제가 됐다. BBC 비카스 팬데이가 이를 취재했다.
인도 수도 델리에서 바라트 딩라의 가족 6명은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형제 내외가 미국에서 돌아온 직후 스스로 자가격리를 시작했다.
두 사람 모두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았지만, 온 가족이 정부의 지침을 따랐다.
그러자 당국은 집 밖에 '방문하지 마시오. 자가격리 중인 집'이라는 스티커를 붙였다.
규칙을 준수하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그러나 이미 규칙을 이행하던 딩라씨 가족에게 이 표시는 '스트레스와 심리적 압박'을 느끼게 했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집은 동물원이 돼 버렸다"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지나가다가 멈춰서 사진을 찍는다. 이웃들은 우리가 발코니에 잠깐 나와도 안으로 들어가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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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사람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격리 중인 집에 표시하는 부분은 이해한다"면서도 "정부 공무원들은 우리한테 아주 잘해줬지만, 일부 사람들의 태도가 우리에게 상처를 준다"고 했다.
"어떤 사람들은 조심하라면서 이 지역 왓츠앱 단체방에 우리 집 사진을 공유했다."
그는 가족의 사생활도 침해당했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자가격리가 예방 차원의 조치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감염을 의미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감염됐다 하더라도 배척당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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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는 비슷한 경험을 다른 이들과도 이야기를 나눴다.
신원을 밝히기를 꺼린 한 커플은 델리 교외 지역 노이다에 있는 자신들의 집이 "많은 이들에게 공포의 장소가 됐다"고 말했다.
"예방 차원에서 우리는 외국에서 돌아와서 바로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우리가 마을 사람들에게 완전히 외면당할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이들은 전화나 문자 메시지로 격려해주는 말을 원한다고 했다.
"하지만 모두 의심의 눈으로 우리를 바라본다. 심지어 우리가 발코니에 있을 때도 말이다."
"우린 아무도 만나지 않을 것이다. 이런 대접을 받고 있다는 게 정말 안타깝다."
쿨지트 싱도 북부 우타 프라데시에 있는 파룩하바드 지역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머무르라는 지시를 받았을 때 비슷한 문제를 겪었다.
그는 앞서 발리우드 가수 카니카 카푸르를 파티에서 만났다. 카푸루는 이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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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 일이 미디어를 통해 끝없이 나오면서 가족에게 큰 부담이 됐다"고 말했다.
"온갖 종류의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내가 피를 토하고 있으며 며칠 안에 죽을 거란 이야기도 있었다."
싱은 "사람들이 겁에 질려 있다 보니 소셜 미디어상의 루머도 믿는다"고 말했다.
격리 기간은 이제 끝났지만, 그는 자신이 받은 오명은 계속될 거라며 우려했다.
"채소와 우유 장수들도 우리 집에 배달하러 오는 걸 거부한다."
테스트 방식에도 문제가 있었다.
동부 비하르주의 한 부부는 아들이 아파트 건물 밖 길가로 나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진단용 면봉을 받기 위해서였다.
"캐나다에서 돌아온 후 아들은 자가 격리 상태였다. 방호복을 입고 있는 의사들을 보며 이웃 사람들은 겁에 질렸다. 사람들은 안전거리를 유지한 상태에서도 안부 묻기를 중단했다."
그는 아들이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차별은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람들은 여전히 우리와 교류하기를 꺼린다."
개인정보 유출
한편, 인도 남부 도시인 하이데라바드와 방갈로르에서는 격리 대상자들의 이름과 주소가 공개됐다.
이에 대해 방갈로르 지역 한 고위급 담당자는 BBC 힌디 서비스의 임란 쿠레시에게 "집에 격리된 사람들은 마치 휴일을 맞은 것처럼 행복하게 지내고 있었고, 그게 자료를 공유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는 사생활 침해라고 판단했다.
방갈로르 지역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는 케이브이 다하난자이는 "정부가 이름만 발표했더라면 괜찮았을 텐데 주소까지 공개한 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격리 시설을 두고 시위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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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갈로르에서 150km 떨어진 미소르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27명이 격리된 호텔을 철수시키라고 당국에 요구했다.
이 지역에 거주자로 미소르 부시장을 역임하기도 했던 엠제이 라비쿠마르는 "호텔에 머무는 사람들이 창문에서 침을 뱉어 바이러스에 감염될까 봐 지역민들이 두려워했다"고 말했다.
인도 경찰은 차별 행위를 일삼고 루머를 퍼뜨리는 행위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하이데라바드에서는 최소 19명의 자가격리자의 개인정보(전화번호 포함)가 유출됐다.
이로 인해 밤이나 새벽에도 전화가 걸려왔고, 해당 가족들은 "바이러스를 죽이는 방법"에 대한 원치 않은 조언도 들어야 했다.
3월 24일 인도 전역에 봉쇄 조치가 발표되기 하루 전 도시를 떠난 라메쉬 퉁가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그는 "나는 하이데라바드를 떠나 우리 마을에 있게 됐다"라며 "해외여행 이력이 없는데도 마을 관계자들에게 알리고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히려 문제가 됐다.
"사람들은 우리 가족과 말하지 않게 됐다. 모두 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믿었고, 내가 마을 전체를 감염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조심하는 건 좋지만 인간다움을 멈추면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