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헌재 선고 후 현장 반응은
- 기자, 구유나, 오규욱
- 기자, BBC 코리아
- Reporting from, 서울
- 읽는 시간: 3 분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전원일치로 인용한 이후 선고 결과를 애타게 기다리던 시민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이날 오전, 대통령 관저가 위치한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는 윤 대통령 반대 세력과 지지 세력이 모두 집회를 열었다. 바쁜 평일 오전이지만, 대략 수천 명의 사람들이 이곳에 모였다.
관저를 중심으로 위쪽 도로로는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집회가, 아래쪽 도로로는 탄핵에 찬성하는 사람들의 집회가 열렸지만 충돌을 우려해 역대 최대 규모 경찰력이 투입되면서 두 집회 참가자들이 충돌하는 상황은 나타나지 않았다.
'윤석열 즉각 파면', '내란세력 제압하자' 등의 슬로건을 든 탄핵 찬성 집회 참가자들은 음악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헌재 결정을 환영했다.

사진 출처, 오규욱/BBC
학원강사로 일하는 이미영(59) 씨는 BBC 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탄핵 인용은) 너무 당연한 것"이라며 "오히려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 느낌이 있다"라고 했다.
"가슴 졸일 일이 아니잖아요. (계엄은) 전 국민이 지켜본 거고, 내란죄에 해당되는 건데…헌재 재판관의 판결에 국가 운명이 걸려 있고, '재판관들이 (인용 말고) 다른 결정을 내리면 어쩌지'라는 생각에 마음 졸였어요."
이 씨는 이번 일이 있기 전에도 자주 집회에 나갔다며 "만약 (조기 대선으로) 민주당이 정권을 잡는다고 하더라도, 이들도 우리가 계속 감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며 "나라가 제대로 굴러가기 위해서는 힘들긴 하지만 시민들이 계속 감시하고 보고 있다는 걸 알려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출처, 최정민/BBC
같은 시간,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는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결정문을 낭독할수록 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일부 사람들은 크게 한숨을 쉬거나 도중에 자리를 뜨기도 했다.
선고가 내려지자 지지자들 사이에서 큰 탄식과 욕설, 울음소리가 들렸다.
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제주도에서 서울까지 왔다는 원복실(64) 씨는 선고 후 눈물을 흘리며 "너무 억울하다"라고 호소했다.
원 씨는 "윤 대통령이 잘못한 게 없다"라며 파면 후에도 지지를 이어갈 것임을 강조했다.
유튜브 '라희 아빠'를 운영한다는 한 40대 남성은 "암울하다"라며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가 오늘로써 사망 선고를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헌재의 결정은 인정하며, 폭력적이고 불법적인 방식으로 맞서지 않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화가 많이 나지만 이 상황을 인정해야 합니다. 애국시민들은 법을 지키는 사람들입니다…일각에서는 이 말도 안 되는 판결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주장이 있긴 합니다. 그게 만약 합법적인 범주에서, 폭력 사태가 벌어지지 않는 범위라면 같이 움직일 생각입니다."
선고 직후 각 집회 지지자들은 비교적 빠르게 흩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 저녁을 비롯해 오는 주말까지 윤 대통령 파면을 환영하거나 이에 반대하는 크고 작은 집회들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탄핵 찬성 단체는 촛불행동은 이날 오후 7시 시청역 인근에서, 자유통일당은 오는 5일 광화문 인근에서 집회를 열 계획이다.
영상: 최정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