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민주적 반대 세력은 알렉세이 나발니와 함께 사망한 것일까

알렉세이 나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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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라 레인스포드
    • 기자, BBC 동유럽 특파원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러시아 교도소에서 의문의 죽임을 당한 지 1년이 지난 지금, 그의 지지자들은 모스크바에 소재 그의 묘소에 세울 비석을 고르는 작업을 돕고 있다.

아내 율리아 나발나야는 남편이 생전 남긴 유명한 말을 인용해 "이곳은 미래의 멋진 러시아를 꿈꾸는 모든 이들을 위한 희망과 용기의 장소가 될 것"이라며 추모했다.

나발나야는 지난주 영상을 통해 묘비 디자인 후보를 공개하며 남편의 묘소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반대하는 이들이 "혼자가 아님을 기억하고자" 방문하는 장소로 남길 바란다고 밝혔다.

나발나야는 현재 해외에 거주 중으로, 러시아로 귀국 시 체포될 수도 있다.

나발나야의 이 같은 발언은 러시아 내 반정부 인사들의 야망이 위축되었는지 잘 보여준다.

시위 중인 나발니 부부와 지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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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알렉세이 나발니는 수년간 푸틴 대통령에 맞서던 야권 지도자였다

나발니는 수년간 푸틴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정치적 라이벌이었다. 그는 카리스마 있고 용감했다.

그리고 현재 나발니의 변호인단조차 "극단주의자"로 몰려 투옥되었으며, 그를 지지하던 수많은 이들은 국외로 피신했다. 러시아에 남아 있는 이들은 공포에 떨며 숨죽여 살고 있다.

그리고 푸틴 대통령은 황폐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패배하기는커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평화 협정의 조건을 결정할 수 있는 위치에 서 있는 듯하다.

그렇다면 북극 교도소에서 나발니가 숨을 거둠과 동시에 민주주의와 변화를 꿈꾸던 러시아의 야권 운동 또한 맥이 끊겨 버린 것일까.

러시아 민주주의의 숨통을 옥죄다

9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크세니아 파데바는 자신의 감방에 설치된 TV를 통해 소식을 접했다. 일과에 따라 교도소에서 산책을 하던 나발니가 숨졌다는 것이다.

투옥된 나발니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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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러시아 교정 당국은 나발니가 북극권 소재 외딴 교도소인 'IK-3'에서 산책 중 쓰러져 사망했다고 주장한다

파데바는 당시를 회상하며 "의식이 희미해지는 듯했다. 말도 나오지 않았다"면서 "악몽이었다"고 회상했다.

사실 파데바 또한 '극단주의자'로 낙인찍힌 정치범이었다. 나발니와의 관계가 문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나발니가 푸틴 대통령에 대항해 대선 출마를 꿈꿨을 당시 파데바는 고향 시베리아 톰스크 지역에서 그의 선거 운동 본부를 관리했다. 결국 나발니의 대선 출마는 가로막히고 만다.

당시 파데바가 타던 차에는 페인트 공격이 이어지고, 타이어도 찢어졌다. 살던 아파트 문에 누군가 접착제를 발라 갇혀버린 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 젊은 사회운동가는 그저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다. 이 길에 들어서며 예상하지 못한 일도 아니었다.

크세니아 파데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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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크세니아 파데바 또한 나발니와의 관계로 인해 '극단주의자'로 낙인찍힌 정치범이었다

당시에도 이미 푸틴 대통령은 20년 가까이 러시아 내 민주주의를 탄압하고 있었다. 언론 통제에서 선거 결과 조작 및 반대 시위 처벌까지 그 탄압 수위도 점점 높아지고 있었다. 그리고 반대파 독살이나 정치적 암살까지 자행되었다.

한편 올해 2월은 또 다른 유명 반대파 인사였던 보리스 넴초프가 살해된 지 10년이 되는 달이기도 하다. 그는 크렘린궁의 붉은 광장 인근을 지나던 중 뒤를 덮친 괴한의 총에 맞아 세상을 떠났다.

넴초프가 살해당하기 1년 전, 러시아는 불법적으로 크림반도를 병합했으며, 푸틴의 지지율은 여전히 유해한 민족주의의 물결을 타고 탄탄했다. 넴초프와 같은 정부 비판자들은 공개적으로 배신자로 낙인찍혀 비난받았다.

러시아 국기를 이루는 색깔의 조명 아래 넴초프의 싸늘한 시신은 어두운 새 시대의 시작을 의미했다.

범죄자로 몰리거나 추방된 야권 인사들

그리고 나발니는 구석에 몰린 러시아 야권 운동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고자 최선을 다했다.

SNS 및 반부패 운동의 대가인 그는 특히 청년층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그랬던 그도 2020년 신경작용제인 노비촉에 중독되어 거의 목숨을 잃을 뻔했다.

귀국 비행기에서의 나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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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나발니는 러시아 정부의 여러 부정부패를 폭로한 이후 거의 독살당할뻔했다. 이후 러시아 내 가장 혹독한 교도소에서 수년간 생존했다

파데바는 나발니 독살 미수 사건에 대해 "당시에도 저들이 우리를 감옥에 가두거나, 진압봉으로 시위를 해산하거나, 범죄 혐의를 지어낼 수 있다는 건 알았다"면서 "하지만 화학무기를 이용한 독살 시도라니. 그래도 이 사회 시스템에 일정 제어장치가 있다고 믿었던 내 생각이 틀렸다"고 했다.

나발니는 해외에서 치료를 마치고 다시 러시아로 향했고, 공항에서 바로 체포되었다.

그리고 자유의 몸으로 걸어 나오지 못했다.

이러한 배경을 생각해보면 러시아 내 야권의 목소리가 크지 않은 상황이 놀랍지 않다.

또 다른 유명 사회운동가인 블라디미르 카라-무르자는 옥중 편지를 통해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수년간의 감옥살이를 각오해야 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 여기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쟁 범죄를 비난해 25년형을 선고받은 카라-무르자는 푸틴 대통령에게 더 단호하게 맞서지 못했으며 전면적인 침공도 막아내지 못한 러시아 국민들의 비난에 상처받았다고 했다.

당시 나발니는 이미 투옥된 상태였다. 반전 시위는 빠르게 진압되었다.

'카네기 러시아-유라시아 센터'의 타티아나 스타노바야 선임연구원은 나발니 사후 새로운 야권 지도자가 부재한 상황을 설명하며 "러시아 내부에 나발니와 같은 카리스마를 가진 사람이 없는 게 아니"라고 했다.

"(러시아에서) 야권 운동가들은 완벽히 범죄자가 되어버렸습니다."

블라디미르 카라-무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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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사회운동가 블라디미르 카라-무르자는 출소 이후 여러 나라를 다니며 민주적인 러시아가 세계 평화의 핵심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카라-무르자와 파데바는 지난해 8월 대규모 수감자 교환의 일환으로 출소해 강제로 국외 추방당했다. 크렘린궁이 반대파들을 국외로 쫓아버리고자 나선 것이다. 나발니는 이미 사망한 뒤였다.

파데바는 만약 나발니가 살아 남기만 했다면, 해외로 추방당한 뒤에도 변화를 일으켰겠다고 생각한다.

"만약 그들이 나발니를 풀어줬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라는 파데바는 "그의 목소리는 더 커졌을 것이고 야권의 영향력도 더 컸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금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나발니 같은 지도자를 또 어디서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버티기 상태'

그러나 나발니 지지자들은 국외 망명 중에도 멈추지 않았다. 이들은 푸틴 정부에 대해 더 실질적인 제재를 가해달라며 서방 정부를 상대로 로비를 벌이거나, 푸틴 주변 인물들에 대해 폭로하며 러시아 당국의 선전선동에 흠집을 내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들이 최근 공개한 영화 또한 푸틴 대통령의 가장 막강한 측근으로 손꼽히는 이고르 세친을 겨냥한 내용이다. 푸틴 대통령과 그 측근들은 러시아의 부를 약탈하고 있으며,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를 위대하게 만드는 척"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체포된 나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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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나발니는 SNS 활동 및 반부패 메시지를 통해 청년층과 소통하며 러시아 야권 운동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러한 폭로가 실제 시위로 이어지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 러시아에서는 VPN을 통해서만 이 같은 영화를 시청할 수 있으며, 대부분 너무 두려워 댓글을 달지는 않는다.

파데바는 해당 영화의 조회수가 지난 10일간 무려 200만 회 가까이 기록했으나" 손가락 하나 까딱하는 것만으로도 범죄자로 몰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파데바는 영화 시청자 대부분이 러시아에 사는 이들이라 확신한다.

"사람들이 (정부에 비판적인) 생각을 바꾼 게 아니다. 여전히 그대로다. (반정부적인 콘텐츠를) 읽고, 지켜본다"는 파데바는 "그러나 시위를 벌이진 못한다. 그저 살아남은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다른 사회운동가들도 자주 하는 말이다. 러시아의 야권 세력은 현재 일종의 버티기 상태에 돌입했다는 것이다.

인권 변호사인 아나스타샤 부라코바는 "우리는 기본적인 민주주의 가치를 고수할 수 있으며, 미래 러시아를 위해 사람들을 안전하게 지키려고 노력할 수도 있다"면서 자신이 시작한 '방주' 프로젝트도 이러한 목적으로 설립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독재를 성공적으로 끝낼 방법은 아무도 모릅니다."

설득 실패

하지만 실제로 이에 대한 수요가 존재할까.

파데바는 "만약 '푸틴을 지지하시겠습니까, 아니면 15년간 투옥되고 싶습니까'라는 질문을 듣는다면 어떨 것 같냐"면서 권위주의 정권하에 실시되는 여론조사의 가치를 비웃었다.

그러나 여전히 여론의 동향을 파악할 연구 방법은 남아 있으며, 나발나야와 그 지지자들은 아직 이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반푸틴 운동을 벌이는 나발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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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나발나야는 남편 나발니의 묘소가 푸틴 대통령 반대 인사들이 들려 "혼자가 아님을 기억"할 수 있는 장소로 남기를 바란다

나발니의 아내 나발나야의 경우 도덕적 권위는 있으나, 고인이 된 남편보다 정치적 능력 면에서 한참 부족하다.

스타노바야 연구원은 "이 모든 … 진보적 인사들 모두 지지율이 극히 낮다"면서 러시아에 대한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이 급증하면서 크렘린궁에 대한 지지율도 높아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국민들은 자신들이 매우 취약하다고 생각하기에 의지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플레이어를 선택하고자 한다"는 스타노바야 연구원은 "푸틴을 좋아하는 것도, 그를 긍정적인 영웅으로 바라보기 때문도 아니다. 매우 적대적인 환경에서 러시아를 보호할 수 있는 인물이라 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전쟁을 일으켜 이러한 환경을 자초한 이가 푸틴 대통령인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크렘린궁의 편을 들고 있는 듯한 모습도 푸틴 대통령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 한때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에 반대하는 러시아의 입장을 "이해한다"고 말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본격적인 종전 평화 회담이 시작되기도 전임에도 러시아 측의 이 주요 조건을 수용한 듯하다.

킹스 칼리지 런던의 제이드 맥글린 박사는 "이번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 내) 반서방 정서가 더욱 고착화된 것 같다"면서 "또한 러시아 내에도 서방과 관련된 자유주의적인 민주주의를 원하는 강력한 소수집단이 존재한다는 증거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는 자유주의자들이 … 궁극적으로 국민들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한 문장에는 과거 구소련이 무너지며 러시아인들이 겪었던 경제적 고통과 엄청난 부정부패를 비롯한 여러 가지가 담겨 있다. 결국 이 모든 것이 결합되며 러시아에서 민주주의는 그리 탐탁지 않은 단어가 되었다.

푸틴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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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푸틴 대통령은 전략적 전술, 군사 행동, 논란의 여지가 있는 정책 등을 통해 지난 수십 년간 러시아 정치계를 지배하고 있다

아울러 수년 동안 러시아 국민들은 거실의 TV를 통해 러시아를 비판하는 이들은 모두 적이며, 서방의 스파이라는 국영 방송의 주장에 노출되어 왔다.

스타노바야 연구원은 "크렘린궁은 서방이 러시아를 망치고 약화시키고 분열시키려 한다는, 러시아인들의 마음속에 뿌리박힌 참된 공포를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크렘린궁이 작업하기 좋은 토양이 조성되어 있는 셈입니다."

분열된 야권

한편 야권 세력은 내부 깊이 분열된 상태다.

수년간 이어진 반정부 인사들 간의 치열한 경쟁과 성격 차이는 망명 생활과 결부되며 더욱 첨예하게 변했고, 이제는 종종 악의적이고 매우 공개적인 싸움을 벌이기도 한다.

부라코바 변호사는 "러시아에서 민주주의가 시작된 후 토론을 벌여도 늦지 않다. 지금 우리에게는 같은 목표, 같은 적이 있다. 크렘린궁에 있는 적이다"면서 이러한 내부 분열이 위험하다는 많은 이들의 의견을 대변했다.

이러한 반정부 세력 내부 분열은 맥글린 박사가 국외로 망명한 러시아 사회운동가들을 정치적 반대파보다는 '반체제 인사'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맥글린 박사는 "정치가 실용주의와 멀어지면 그저 철학자일 뿐"이라면서 지금의 러시아에서는 권력자들에게 도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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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푸틴주의에서 자유민주주의로 전환할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희박하다고 말한다

한편 러시아 출신 사회운동가 아나스타샤 셰브첸코도 이에 동의한다. 그러나 푸틴주의에서 단순히 살아남는 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고 말한다.

지난달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한 카페에서 만난 셰브첸코는 나발니의 말을 인용하며 "사람들이 여전히 '미래의 아름다운 러시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싫다"고 했다.

"수많은 이들이 죽은 파괴된 도시 옆에서 행복해질 수는 없습니다."

다른 야권 인사들은 '푸틴의 전쟁'이라 말하며 러시아 국민 대부분도 이번 침공에 반대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이러한 주장에 분노한다.

맥글린 박사는 "러시아 병력이 60만 명에, 방위 산업 종사자만 300만 명 이상인 상황에서 이게 단 한 사람의 전쟁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도울 수 있는 다른 방법

하지만 셰브첸코는 다른 것에 집중하고자 애쓰고 있다. 러시아 내의 변화는 아직 "아주 먼 이야기"이지만, 지금은 곤경에 처한 우크라이나에서 자신이 도울 방법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나스타샤 셰브첸코
사진 설명, 러시아 출신 사회운동가 아나스타샤 셰브첸코는 러시아에 포로로 잡힌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가족과 통화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에 셰브첸코는 러시아에 붙잡혀 있기에 우크라이나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 수 없는 전쟁포로들을 돕고 있다. 이들이 자신의 러시아 휴대전화 번호로 전화를 걸면 포로의 어머니나 아내 등 가족들을 다른 회선으로 연결해 서로 통화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역할이다.

셰브첸코는 "우크라이나를 도울 수 있다면 도와야 한다"면서 "그러나 우리 러시아인들은 오직 러시아의 상황에만 집중하고 있다.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한편 출소 후 국외에서의 삶에 적응하고 있는 파데바의 경우 정치 문제에서 인권으로 관심사를 돌려 현재 정치범을 돕고 있다.

파데바는 "나는 여전히 러시아가 정상적이고 자유롭고 평화로운 유럽 국가가 될 기회가 남아 있다고 믿는다"면서 "그러나 지금의 러시아 정권은 훨씬 더 가혹하고 권위주의적"이라고 지적했다.

셰브첸코도 이에 동의한다고 했다. 그리고 물론 구소련의 붕괴를 기억하기는 하나, 역사를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했다.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습니다. 상황은 순식간에 급변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대비해두어야 합니다."

그러나 무엇에 대비해야 하는 것일까.

애국주의의 망령

러시아가 푸틴주의에서 자유민주주의로 도약할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요원해보인다.

맥글린 박사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까지 이어진 비전, 즉 "제국주의적이며 맹목적 애국주의의 러시아를 향한 비전"이 무너지지 않는 한 전혀 그럴 가능성이 없어보인다고 했다.

반 푸틴, 반전 운동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러시아의 유명 야권 인사들은 지난해 11월 시민 수천 명과 함께 독일 베를린 중심가에서 푸틴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반대하고 러시아의 민주주의를 촉구하는 거리 행진을 벌였다

맥글린 박사는 "이때야말로 진정한 야권을 목격하게 되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특히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전쟁 참전용사 수만 명이 있는 나라에서 "불만을 품은 애국주의자들과 구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데바는 이번 전쟁이 완전히 끝난 뒤에는 "당국이 국민들에게 무엇, 어떤 사상을 '팔기' 시작할지 궁금하다고 했다.

모두들 정치적 탄압은 여전히 강도 높게 이어지리라는 데 동의한다. 스타노바야 연구원은 "국가, 특히 억압적인 당국은 절대 물러서지 않는다"고 표현했다.

나발니 지지자들은 2월 16일 그의 사망 1주기를 맞아 아르헨티나에서 호주까지 추모행사를 연다는 계획을 세웠다. 모스크바에서는 일부 지지자들이 그의 묘소를 방문할 예정이다. 일부는 감히 변화를 원한다고 외칠지도 모른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날, 여전히 민주적 러시아를 향한 꿈을 버리지 못한 이들은 자신 외에 또 누가 있는지 확인할 것이다. 이들은 아직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