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초고속 고령화’ 진행중.. 사람들 문제 체감 못하는 이유는?

사진 출처, News1
3년 후 한국 인구 5명 중 1명은 65세 이상일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 통계청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올해 한국 전체 인구의 17.5%인 901만 8천 명이 65세 이상 고령인구로, 이 비중이 계속 증가해 2025년에는 20.6%로 처음으로 20%를 넘어설 전망이다.
통계청은 특히 한국이 고령화되는 속도가 다른 OECD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른 것에 주목했다.
해당 통계에서 비교하는 국가는 한국, 일본, 캐나다, 미국, 이탈리아, 호주, 스페인, 독일, 프랑스, 영국, 오스트리아 등 11개국이다. 한국은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7%에서 14%에 도달하는 기간, 다시 14%에서 20%에 도달하는 기간이 각각18년과 7년을 기록해 11개국 중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는 국가로 꼽혔다.
‘아직 젊은 한국, 도시 중심 사고가 문제 체감 못하게 해’
전문가들은 한국의 고령화 문제가 공론화된지 20년이 지났지만 실제 대중들이 고령화 문제를 체감하는 정도는 아직 상대적으로 낮다고 지적한다. 특히 아직까지 다른 OECD국가들에 비해 인구가 젊고, 많은 인구가 몰린 도시에 젊은 인구 비율이 높아 사람들이 고령화 문제의 심각성을 체감하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통계에서 비교한 OECD 11개국 중 한국은 2021년 기준 인구가 가장 젊은 국가다. 2021년 한국의 65세 이상 노령인구는 16.6%로, 호주와 함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고 뒤이어 미국이 16.7%를 기록했다.
문제는 한국에서 고령화가 진행되는 속도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상림 연구위원은 BBC 코리아에 “우리나라가 아직까지 OECD국가들 중 상대적으로 젊지만, 불과 20년 후 정도면 일본을 제치고 세계에서 제일 고령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고령화 문제는 다른 나라와 달리 노령 인구 비율의 수준 자체보다 그 진행 속도에 관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위원은 또 “2002년부터 고령화 문제가 공론화되기 시작했고 그 사이 사람들이 이 화제에 너무 익숙해지다보니 문제 의식이 오히려 무뎌졌다”며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데 해결이 되지 않으니 어차피 노력해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체념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 큰 문제는 “진짜 고령화가 아직 시작도 안했다는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사회적 사고가 서울 위주로 흘러가다 보니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고령화된 고흥군이나 군위군 같은 지역의 상황이 전국적인 상황이 된다는 것을 사람들이 상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조영태 교수도 “전국민의 87%가 도시에 살고 있는데 도시에는 젊은이가 더 많다, 하지만 군 단위 지역에 가면 청년이 없어 60세가 넘어야, 70세가 되어야 마을 이장직을 맡거나 하는데 이런 곳에 사는 인구는 적다”면서, 이 때문에 “고령화 문제가 심각한지 아닌지를 떠나 이 문제를 실제 경험하거나 인지한 사람이 아직 많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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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상대적으로 길었던 한국
한국의 고령화가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빠른 이유는 ▲저출산의 고착화, ▲기대수명의 증가, 그리고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길었던 베이비 붐(Baby boom, 출생률의 급상승기) 기간에 따른 ▲인구 구조 변화의 특이성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중 인구 구조 변화의 특이성에 대해 조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거의 대부분의 국가가 전쟁 이후 베이비 붐을 경험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나라와 달리 베이비붐 기간이 길어 20년 정도 지속됐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다른 나라는 인구구조가 베이비 부머(baby boomer)라는 게 보통 3년이라 일본만 해도 단카이 세대(일본의 베이비붐 세대)가 3년에서 길게 잡아도 5년이고 미국의 베이비 붐은 한 10년을 본다”며 “그런데 우리나라는 베이비 부머가 1955년생부터 1974년생까지 20년 정도 기간 동안 약 90에서 100만 명씩 태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베이비부머들이 우리나라의 산업화를 이끌었던 사람들이고 이 사람들이 지금 은퇴연령에 들어가 노인이 되기 시작했다”며 “이렇게 베이비 부머의 규모가 워낙 큰 우리나라의 인구구조 자체가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속도로 고령화를 겪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도”1950년대 후반부터 1982년까지 25년 넘게 대부분의 해에 약 80만 명, 굉장히 사이즈 큰 코호트로 아이가 태어났는데 그 다음부터 출산아수가 감소하기 시작했고, 올해는 25만 명도 안 태어날 것”이라며 “1971년도에 100만 명이 태어났는데 불과 50년 만에 4분의 1토막이 났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또 “출산율이 너무 빨리 줄었는데, 특히 80년대부터 80만 명부터 25만까지 줄어드는게 40년밖에 안 걸렸다”며 “IMF경제 위기 상황 이후로 2000년부터 2000년도가 한 60만 명 이었던 출산율이 불과 20년 사이에 3분의 1 토막으로 나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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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구조 변화의 특수성 살펴 정책 개혁 추진해야
전문가들은 고령화 정책이 상대적으로 잘된 나라로 꼽히는 북유럽 국가들의 경우 우리나라와는 인구구조의 변화 양상이 달랐기 때문에 이들 국가의 제도를 우리나라에 도입할 때 우리나라 인구구조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조 교수는 “우리나라는 많은 인구를 차지하는 베이비부머들이 고령자가 되어서 노동인력에서 빠져나가고 사회 서비스를 받는 나이가 될 때 연금 시스템과 같은 복지 제도가 국가적으로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결국 할 수 있는 방법은 일을 더 하고 사회적 서비스를 받는 기간을 줄이는 것인데 이것이 최근 논의되는 연금 개혁과 정년 연장”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연금 개혁과 정년 연장의 시기를 결정할 때도 인구구조의 변화를 잘 살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곧 노동시장으로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는 1994년생의 경우, 72만 명 정도가 태어났고 이들의 80퍼센트 정도, 즉 약 56만 명이 대졸자인데 현재 우리 사회의 대졸 일자리는 그렇게 많지 않다”며 “이런 상황에서 윗세대가 나가지 않는다고 하면 갈등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윗세대가 안나가더라도 아랫세대의 노동시장에 영향이 안주는 시기가 있다”며 “인구 수가 줄어든 친구들이 노동시장에 들어오는 때를 찾아야 하는데 2000년대 중반생들이 노동시장에 들어오는 2030년 정도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