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우주에서 보낸 시간이 지구에 대해 가르쳐 준 것

우주선 안에서 떠다니는 윌리엄스

사진 출처, NASA

사진 설명, 수니타 윌리엄스는 역대 여성 우주비행사 중 최장 우주 유영 기록(총 62시간 6분)을 보유하고 있다
    • 기자, 디비야 우팔
    • 기자, BBC 뉴스 인디아

"저 위에서 지구를 내려다보면, 우리끼리 다투고 싸우는 모습이 얼마나 기이한지 느끼게 됩니다."

약 30년간 경력을 쌓아온 미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비행사 수니타 '수니' 윌리엄스(60)는 우주에서 바라본 풍경이 인류와 기술, 고향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영원히 바꿔놓았다고 말한다.

그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3차례 장기 임무를 수행하면서 지구 궤도에서 600일이 넘는 시간을 보냈으며, 역대 여성 우주비행사 중 최장 우주 유영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윌리엄스는 우주에서 보면 지구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국경은 무의미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지구를 내려다보면 우리 모두 이 하나의 행성에 모여 살고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는 그는 "우리는 같은 물, 같은 공기, 같은 대지를 공유하는 사이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관점은 공감의 가치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아마도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잠시 숨을 고르고 자연으로 향하는 일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거죠. 모두 저마다 타당한 주장이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길어진 우주 임무

국제 우주 정거장과 보잉의 스타라이너 우주선 사이의 통로에서 포즈를 취하는 부치 윌모어와 윌리엄스

사진 출처, EPA

사진 설명, 윌리엄스와 부치 윌모어는 예상치 못하게 9개월 동안 우주에서 지냈다

지난해 12월, 27년간의 NASA 생활을 마치고 은퇴한 윌리엄스는 임무뿐만 아니라 수많은 동료들 역시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나를 이끌어주고, 멘토 역할도 해주고, 나를 이곳까지 오게 해준 모든 훌륭한 분들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윌리엄스의 마지막 우주 비행은 2024년이었다. 당시 단 며칠만 우주에 다녀올 계획이었으나, 보잉 '스타라이너' 우주선의 기술적 문제로 인해 윌리엄스는 ISS에서 9개월 이상 머물게 됐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음에도, 그는 우주에 있는 것을 사랑했기에 그저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창밖을 바라보고, 일기를 쓰고, 실험을 하는 등 제가 좋아하는 많은 일을 할 기회였습니다. 그곳은 놀라운 실험실입니다."

과학 실험, 로봇 팔 훈련, 장비 수리, 지상팀과의 회의, 운동 등으로 하루를 채웠다는 그는 "매일이 달라서 정말 재미있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감정적으로만 보면, 길어진 우주 임무는 쉽지 않았다. 80대인 어머니 등 가족과 미리 세워둔 계획이 있었기 때문이다.

윌리엄스는 "어머니, 조카들과 함께 있지 못해서 조금은 시간을 잃어버린 듯 했다"고 했다.

그럼에도 하지만 가족들의 지지는 큰 힘이 됐다.

"가족들은 '가서 거기서 즐겁게 지내라. 우리도 언젠가 데려가라. 안전한 우주선을 타고 조심히 돌아와라'고 했습니다. 그 말은 정말 큰 위로가 됐습니다."

 우주선 안에서 양손에 장비를 들고 있는 윌리엄스

사진 출처, NASA

사진 설명, 재러드 아이작먼 NASA 국장은 윌리엄스는 "유인 우주 비행의 개척자"라며 그의 우주 탐사를 향한 헌신에 감사를 표했다

변화하는 인도로의 '귀향'

인도 번화가 교차로 기둥에 그려진 대형 윌리엄스 벽화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인도인 아버지와 슬로베니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윌리엄스는 자신의 인도계 뿌리를 적극적으로 포용한다

인도계 부친을 둔 윌리엄스는 인도 케랄라주 코지코드에서 열린 '케랄라 문학 축제에' 참석하고자 10년 만에 인도를 찾았다.

델리와 케랄라 지역을 방문하며 그는 학생들과 과학자, 축제 관객들을 만나 우주에서의 삶과 예상치 못하게 길어졌던 자신의 커리어 마지막 여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매번 방문할 때마다 인도가 달라진 느낌을 받는다며, 특히 이번에는 인도가 과학 및 혁신 분야에서 얼마나 큰 야망을 키워가고 있는지에 깜짝 놀랐다고 했다.

"(이곳) 사람들은 우주는 물론 모든 기술 분야에서 도전을 기꺼이 받아들이고자 한다"는 설명이다.

그에게 인도와의 인연은 매우 개인적인 의미를 지닌다. 구자라트주 소재 조상들의 마을인 줄라산의 주민들은 오랫동안 윌리엄스의 성취를 마치 자신들의 일처럼 축하해왔다.

이에 대해 "정말 겸허해진다"는 윌리엄스는 "아버지와 다른 가족과 함께 그곳을 다녀봤기에 더욱 가슴 깊이 와닿는다. 나 역시 그곳 마을 주민들을 알고 있다"고 했다.

인공지능, 탐험, 인도의 잠재력

우주선에서 장비를 실험하는 윌리엄스의 모습

사진 출처, NASA

사진 설명, 윌리엄스는 지난해 3월 스페이스X의 우주 캡슐을 타고 플로리다 해안에 떨어지며 지구로 돌아왔다

한편 윌리엄스는 인공지능(AI)이 과학과 우주 임무에서 강력한 도구임은 맞지만,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AI는 (인간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도 빠르고, 숫자 분석도 빠르게 하고, 정보도 더 빠르게 분류한다"는 그는 "그리고 로봇은 반복적인 작업을 수행해준다. 덕분에 인간은 의사결정에 집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우리가 더 멀리 탐험하도록 돕는 도구일 뿐이죠."

이어 "인도의 한계는 상상력뿐"이라며 "인도에는 인적 자원이 풍부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원래는 우주로 가는 직업을 갖게 될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그는 이제는 여행, 가족, 새로운 도전 등으로 인생의 다음 장을 채우고 싶다고 한다.

그는 케랄라의 해변부터 라다크 산악 지대까지 인도 구석구석을 탐험하고 싶어 했다.

"나는 산을 사랑하기에 언젠가는 산으로 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잠시 말을 멈추고 우주가 가르쳐 준 것들을 떠올린 윌리엄스는 "인내심을 가져라. 그리고 서로의 말에 귀를 기울여라"는 조언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