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주석의 끝없는 ‘공산당 내 부정부패 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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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스티븐 맥도넬
- 기자, BBC 중국 특파원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도하는 반부패 단속의 칼날이 은행권 및 미사일부대의 고위급 인사들을 정조준한 가운데, 과연 그 끝이 어딘지 묻는 이들도 있다.
우선 간단히 답해보자면, 끝나지 않을 것이다.
반부패 단속은 시 주석 통치 체제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반부패 단속이 조금이라도 시 주석의 생각과 다른 경향을 보이는 이들을 끌어내리는 데 사용되고 있기에 시 주석을 스탈린처럼 정당한 이유 없이 마구잡이로 칼날을 휘두르는 통제 불능의 인물로 묘사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이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도 있다.
미국 조지아주립대에서 ‘중국학 프로그램’을 이끄는 앤드류 웨드먼 정치학 교수는 “시 주석이 고위 간부들의 부패에 대해 편집증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시 주석의 우려는 망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시 주석이 우려하는 (중국 고위층의) 부정부패는 분명 실재합니다. 물론 시 주석이 정치적 이득을 위해 이러한 단속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도 사실일 가능성이 크죠.”
마오쩌둥 초대 주석 시절에는 공산당에 대한 애정을 키우면 부패를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그 후 덩샤오핑, 장쩌민 시대에 들어선 생활이 나아지면 부정부패를 저지를 동기가 줄어든다는 생각이 자리 잡았다.
후진타오 주석 시대로 들어서면서 중국인들의 생활은 대부분 이전에 비해 훨씬 윤택해졌으나, 더 많은 것을 원하는 이들도, 원하는 바를 위해서라면 부도덕한 일도 저지를 준비가 된 이들도 여전히 있었기에 사회 전반적으로 사기와 부정이 증가했다.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시 주석은 당에 대한 충성심을 강조하는 마오쩌둥 시대의 방식으로 돌아간 듯한 모습이다.
이러한 반부패 운동은 중국 공산당을 통해서 이뤄지고 있으며, 조사 또한 당의 자체 기율 위반 행위를 주요 대상으로 삼는다. 사실상 당이 원하는 대로 조사를 진행하는 시스템이라 봐도 무방하다.
‘갑자기 사라지는 사람들’
이런 일이 가능한 이유는 금융 기관, 스포츠 단체, 정부 부처, 대학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중국 사회 고위층 대부분이 공산당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원이 되면 당의 기율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을 위험이 있다. 이러한 기율은 때론 그 범위가 매우 모호하며, 심지어 개인의 도덕성 관련 문제일 수도 있고, 당의 명예를 실추했다는 받을 수도 있다.
두려움의 대상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하루아침에 사람들을 사라지게 할 수도 있다.
이론대로라면 심문을 위해 비밀스러운 장소로 이송되기 전 가족들에게 관련 정보를 알려줘야 하지만, 반드시 가족들에게 알린다고 보장할 수 없다.
그렇기에 어느 날 갑자기 공식 석상에서 자취를 감춘 인물이 있다면, 법정대리인도 없이 비공개적으로 무기한 심문받고 있다고 추정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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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부정부패 단속은 원래 인위적 개입을 정리해 경제 흐름을 원활히 하려는 것이 목적이지만, 오히려 그 반대의 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
캐나다 토론토대학의 정치학자인 리넷 옹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반부패 단속이) 1979년 이후 중국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었던 창의성과 기업가 정신, 모험 정신 등이 발현될 가능성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늘날 중국에선 '가만히 누워있다(탕핑)'는 표현을 자주 들어볼 수 있다. 이 용어는 무한 경쟁에서 탈락해 밝은 미래 전망도, 아무런 큰 야망도 없이 그저 부모님 집에 얹혀살며 비디오게임 등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20대들을 가리키기도 한다.
그러나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일자리를 유지하는 데 딱 필요한 만큼만 일하는 국영 및 사기업의 직장인들을 묘사하는 용어이기도 하다. 이들은 혁신을 추진하거나 지나친 야심을 드러내 무리 중 눈에 띄는 건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한때 영향력 있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스터디 타임즈’의 편집장이었던 덩위옌은 “시 주석은 공무원들이 청렴하고 열심히 일하길 원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 주석이 부정부패에 초점을 맞추면 이들은 그저 ‘ 누워만’ 있을 것입니다. 물론 시 주석은 이렇게 두고 싶지 않으며, 부정부패가 드러나지 않도록 열심히 일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속은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고, 공무원들은 이미 이에 익숙합니다. 만약 제대로 일을 하라고 사람들을 쫓아다니면 조금 더 노력하긴 하겠죠. 그러나 채찍을 휘두르며 재촉한다면 그저 쉬엄쉬엄하며 누워있게’ 됩니다.”
큰 돈, 거액의 뇌물
그러나 최근 몇 달간 세간의 주목을 끌었던 금융권 인사들의 부정부패 척결은 조금 다른 문제다.
이번 반부패 캠페인은 매우 적극적으로 부정 행위를 벌였다는 혐의를 받는 고위 임원들을 겨냥하고 있다. 거액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인사 중에는 전직 주요 은행 대표 및 전직 규제 당국자들도 포함돼 있다.
지난 1년간 처벌받은 금융 부문 관계자가 100명이 넘는다.
덩 전 편집장은 “지난 수십 년간 수많은 공무원이 금융권 부정부패에 연루됐다”면서 “이를 1~2년 안에 다 척결하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엔 은행권이 주요 표적이었죠. 그리고 올해도, 내년에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웨드먼 교수는 “은행 부문에선 고위층 부정부패가 많을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 결국 은행은 큰 돈이 모이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중국에서 돈이 모이는 곳이 은행이라 한다면, 궁극적인 권력이 집중되는 곳은 군대이다.
인민해방군(PLA)은 국가의 군대가 아닌 당의 군대로, 절대적인 통제권은 당에 있다.
따라서 리상푸 전 국방부장의 해임뿐만 아니라 PLA 로켓군(핵미사일 부대)의 고위 장성 해임은 중국의 부정부패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줬다. 석연치 않은 조달 과정을 통해 불량 장비가 핵무기에까지 유입됐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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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몬트리올 소재 지정학 컨설팅 기업 ‘세르시우스’의 알렉스 파예트 CEO는 “지금 자금 횡령, 뇌물 수수 수준을 넘어 군이 구매했고, 잠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군사 장비에 수준 이하의 제품이 흘러 들어갔다는 게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싱가포르 ‘리콴유 공공정책 대학원’의 알프레드 우 교수는 로켓군(핵미사일 부대)의 부패가 시 주석에겐 큰 타격이었을 것이라 봤다.
우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시 주석은 해당 부대에 매우 큰 기대를 걸었다”면서 “매우 강한 미사일부대가 있다면 미래에 대만과의 전쟁을 벌일 때도 무척 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시 주석은 인민해방군(PLA) 에서도 핵심이었던 이 부대의 재편이 대만에 대한 무력 점령 계획에 차질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할까.
우 교수는 “물론, 물론이다”고 답했다.
그러나 중국의 반부패 운동을 지켜보는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이러한 부정부패를 해결할 만한 제도적 변화가 전혀 없다는 점에서 시 주석의 접근 방식에 큰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파예트 CEO는 “중국 공산당은 규제 기구를 개발하고 감찰 기율 등을 정비하려고 노력하곤 있으나, 부정부패 억제에 실패했다”면서 “당이 국가 자원에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기구인 이상 사회적 부정부패를 억제할 순 없다”고 덧붙였다.
일례로 다른 나라에선 진정한 의미로 독립적인 반부패 기관을 설립하고, 사회 투명성을 높이며, 법치주의를 개선하기도 하며, 독립적인 언론이 부정부패에 대해 보도하고 다룰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의 경우 이 중 어느 것도 해당하지 않는다.
대신 중국에선 공산당이 자신을 스스로 통제하는 상황이다. 근본적으로 사과의 부패를 막을 전략도 없이 썩은 사과 끝도 없이 색출하고 있는 꼴이다.
아울러 웨드먼 교수는 이 외에도 사회적 태도에도 큰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부정부패를 줄이고 통제하기 위해선 법, 규율, 감찰 등도 변해야 하겠지만, 관료 집단의 문화 깊은 곳에서부터 변해야 하며, 부정부패와 기율 위반이 더 이상 일반적인 관습으로 허용되지 않은 새로운 사회의 사회화가 필요합니다.”
한편 시 주석의 전면적인 반부패 운동 추진으로 일부 관료들은 목소리를 잃고 있을 수도 있다. 특히 시 주석 주변에서 정직한 조언을 해야 할 이들이 두려움으로 인해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코로나19가 세계를 휩쓴 지 3년이 지났음에도, 다른 국가들은 이미 다시 국경을 개방하는 상황에서도, 여러 조치로 자국 경제가 침체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폐쇄적이고 강경한 제한 조치를 유지하는 모습에서 이러한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옹 교수는 “당연히 시 주석 주변엔 명석한 이들이 많다”면서 “그러나 대규모 시위가 터질 때까지 ‘제로 코로나’를 고수했다는 점에서 경제 전문가들이 시 주석의 귀에 제대로 된 조언을 할 수 없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중국 전문가들 또한 시 주석이 무조건 '예'라고만 답하는 소위 ‘예스맨’들에게 둘러싸여 있다는 우려를 드러냈다.
파예트 CEO는 “현시점에서 시 주석은 솔직한 조언을 구하고 있지 않다. 그저 충성심만 기대한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승진에 눈 먼 간부들의 끊임없는 감언이설의 늪에 빠진 것 같습니다. 시 주석은 중국 공산당 초기 역사를 보고 배웠여야 합니다. 예부터 당 간부들은 축출되지 않고 요직을 점하고자 아첨을 늘어놓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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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호랑이’ 같은 고위급이든 ‘파리’ 같은 하위직이든) 모든 공무원은 부패하며, 혐의가 적발된 공직자들은 어떤 이유로든 간에 시 주석에게 위험이 된다는 믿음이 있을 정도다.
반부패 단속 기간 동안 다양한 방식으로 처벌받은 이들은 5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는 경고를 받거나 벌금형에서 그쳤지만, 중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가거나 심지어 사형을 선고받은 이들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단속이 국가가 제대로 잘 운영되고 있다는 믿음을 키우기보단 오히려 일반 대중이 보는 당의 평판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
웨드먼 교수는 “10년이 넘는 단속과 끝이 보이지 않는 ‘호랑이 사냥’ 행진이 중국 대중의 냉소주의를 더욱 부추겼을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간단히 말하자면, 지난 10년간 호랑이와 ‘생사를 건’ 싸움을 벌였는데 사냥에 나선 지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처음 사냥을 시작할 때 잡아들였던 수만큼 계속 잡힌다면 호랑이 씨가 마르긴커녕 그 수가 크게 줄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강한 의심이 들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