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더: '우리집서 넷플릭스 볼래?' 제안이 두려운 여성
시오나 맥캘럼
BBC 테크놀로지 전문기자

사진 출처, Getty Images
세계 최대의 데이팅앱 틴더가 여성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중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실제로 데이팅앱들은 온라인 성폭력 문제의 중심에 서 있다. 한 통계에 따르면 영국에선 데이팅앱 이용자 37%가 ‘부적절한 행동’을 이유로 대화 상대를 신고한 경험이 있었다.
틴더의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 르나타 니보그는 “(이용자들의) 안전을 위한 우리의 일은 결코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올해 36세인 니보그는 틴더의 유럽·중동·아프리카 총괄매니저로 일하다 지난해 CEO 자리에 올랐다.
그는 “틴더는 근본적으로 신뢰와 안전을 위한 기능들에 투자해 왔다”면서도 “내가 CEO로 부임한 뒤엔 이 같은 기능이 마케팅 캠페인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고 자평했다.
틴더는 가정폭력을 종식시킨다는 목표 아래 캠페인 그룹 ‘노모어(No More)’와 업무 협약도 맺을 예정이다.

그러나 여성 인권을 위한 자선단체 EVAW(End Violence Against Women)는 여성들이 온라인에서 경험하는 불균형적 폭력의 양을 언급하며 틴더의 이 같은 움직임이 “작은 발걸음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틴더는 플랫폼 내에서 벌어지는 각종 폭력 문제로 오랫동안 비판을 받아 왔다. 데이팅앱이 성범죄자들의 소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많았다.
니보그는 “무엇이 중요한지 아는 것과, 그걸 실제로 느끼는 건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입을 뗐다.
그는 “다른 여성들처럼 나 역시도 내가 원치 않게 겪은 많은 일들을 나열할 수 있다”면서 “나에 대해 도는 이야기들, 직장에서 받는 대우들, 그리고 적극적으로 데이트 상대를 찾을 때 겪는 이들에 대해서 말이다”라고 덧붙였다.
‘정말 보내시겠습니까?’
EVAW의 협력 디렉터 안드레아 시몬은 틴더 같은 데이팅앱들이 폭력과 관련해 선제적인 조치를 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몬은 “오늘날 데이팅앱은 사람들이 서로를 만나는 매우 흔한 방식이 됐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범죄자들이 잠재적인 희생자를 찾는 용도로 이를 악용하는 매우 우려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몬에 따르면 이 같은 상황은 실제로 데이팅앱 여성 이용자들의 강간 피해 사례가 증가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는 “틴더 같은 기술 기업들은 결국 자사 서비스가 촉발시키는 폭력을 무시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돈을 벌고 있다”며 “이용자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건 그들의 책임”이라고 일축했다.
틴더는 지난해 이용자 보호 차원에서 여러 새로운 기능을 도입했다.
폭력적인 메시지들을 앱이 자동으로 감지해 발신인에게 ‘정말 보내시겠습니까?’ 같은 문구를 띄우는 식이다.
수신인은 ‘혹시 이 메시지가 당신을 괴롭게 했나요?’ 따위의 알림을 받게 된다.
니보그는 “이용자들이 불쾌한 메시지 등을 신고하는 경우가 50%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자동 경고 문구가 부적절한 메시지 전송 사례를 10%가량 줄여줬다는 게 틴더의 모회사 매치그룹의 설명이다.
매치그룹은 틴더와 매치닷컴, 미틱, 오케이큐피드, 힌지 등 여러 데이팅앱을 소유하고 있다.

사진 출처, No More
“친구에게 ‘응급상황 암시 단어’도 미리 보내둔다”
노모어의 글로벌 총괄 디렉터 파멜라 자발라는 “틴더가 단순히 ‘나쁜 행동’에 대해 경고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용자들을 교육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자발라는 “우리는 디지털 세계와 실제 세계의 충돌을 목도하고 있다”면서 “온라인에서 데이트 상대를 찾는 행위가 안전하다는 것을 확실하게 해야 하고, 이는 교육에서 출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실 틴더 같은 데이팅앱들이 이용자들을 보호해야 하는 법적 의무가 있는 건 아니다.
데이팅앱을 통해 현재의 연인을 만났다는 스물일곱 살 리지 앳킨슨은 “틴더를 사용하면서 앱 내 안전 보장 기능을 생각해 본 적은 없다”며 “책임이 내게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앳킨스는 “늘 나를 지킬 ‘백업 플랜’을 직접 마련했다”며 “친구들에게 ‘데이트하러 간다’고 말하며 장소를 남기거나 하는 식이었다”고 설명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출신의 여성 이용자, 스물네 살 딤포 테파는 “여성으로서 스스로를 지킬 방법을 마련해 둬야 한다”며 “데이트를 하러 나가기 전엔 최소한 친구 두 명에겐 말을 해두고 ‘응급상황 암시 단어’ 같은 것도 정해둔다”고 했다.
캠페인 단체들은 여성들이 겪는 이 같은 폭력에 정부가 나서서 대응해야 한다고 오랫동안 목소리를 높여 왔다.
영국에선 온라인 안전 관련 법안이 발의됐지만 현재는 계류된 상태다. 새 총리 선출 작업이 끝나야 다시 진행될 수 있을 거란 관측이 많다.
첫 데이트는 공공장소에서
데이트 코치 알렉시스 저머니는 “‘우리 집에서 넷플릭스 볼래?’ 같은 제안을 받았을 때 여성들이 특히 우려가 많다”며 아래와 같은 안전 수칙을 제안했다.
- 첫 만남은 공공장소에서
- 상대가 나를 데리러 오게끔 만들지 않기
- 주소 등 신상을 특정할 수 있는 개인정보는 절대 주지 않기
- 다른 누군가에게 행선지를 미리 알려 두기
- 휴대전화 GPS 켜두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