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34세 최연소 총리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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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휴 스코필드
- 기자, BBC 뉴스, 파리
프랑스에서 34세 총리가 등장했다. 9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새로운 총리로 1989년생인 가브리엘 아탈 현 교육부 장관을 임명했다.
현대 프랑스 역사상 최연소 총리가 된 아탈 총리는 1984년 37세에 임명된 로랑 파비위스 전 총리의 기록을 깼다.
그는 지난 20개월 동안 재임했던 엘리자베트 보른 전 총리의 뒤를 잇게 됐다. 보른 전 총리는 의회에서 과반 구성에 어려움을 겪었다.
현 교육부 장관인 가브리엘 아탈의 총리 임명 소식은 파격적인 일이다.
그는 이제 6월의 중요한 유럽의회 선거를 이끄는 임무를 맡게 됐다
아탈 총리는 정계에서 급부상한 인물이다. 10년 전만 해도 그는 보건부에서 존재감이 작은 보좌관으로 일하던 사회당 당원이었다.
그는 프랑스 공화국 역사상 최초의 공개 동성애자 총리다. 마크롱의 친구이기도 한 유럽의회의원(MEP) 스테판 세조네와 '시민 결합(civil partnership. 동성 커플의 법적 혼인관계)' 관계를 맺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총리 인사와 관련해 소셜 미디어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제가 추진하는 국가 활성화와 재무장 프로젝트를 실행할 수 있는 당신의 에너지와 헌신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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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아탈 총리는 "프랑스는 '쇠퇴'라는 단어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프랑스는 변혁과 대담함과 어울린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프랑스에서 대통령 연임이 어려워지고 민족주의 우파의 도전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눈에 띄는 것' 만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잘생기고 젊고 매력적이고 인기도 높은 아탈 총리의 등장은 눈부시다. 그의 멘토이자 롤모델인 마크롱 대통령과 비슷한 궤적이다.
아탈 총리는 오래된 좌파-우파 분열을 깨고 프랑스 정치 코드를 다시 쓴다는 에마뉘엘 마크롱의 신념에 영감을 받은 인물이기도 하다.
마크롱 대통령의 2017년 선거를 계기로 아탈 총리는 국회의원이 되었고 당시 탁월한 토론 실력으로 인해 대통령의 주목을 받았다.
29세에 그는 프랑스 제5공화국에서 역대 최연소 장관이 됐다. 2020년에는 정부 대변인이 됐으며 그의 얼굴은 유권자들에게 인식되기 시작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재선 이후, 그는 잠시 예산 장관을 지냈고 지난 7월 교육부 장관으로 취임했다.
아탈 총리는 지난 9월 교육부 장관 시절 정교분리 원칙에 따라 이슬람 의상인 '아바야' 착용을 금지하는 등 강한 교육 개혁을 밀어붙였다.
그는 자신도 역시 교내 괴롭힘 피해자였다며 파리의 엘리트 학교인 에콜 알사시엔느에서 괴롭힘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이끌었다. 또한, 교복 착용 등 학교 복장 의무화를 제안하며 기존 교육계에 맞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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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그는 예상을 꺾고 대중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었다.
여론 조사에 따르면 그는 마크롱 대통령의 라이벌인 마린 르펜과 요르단 바르델라와 대등할 정도로 마크롱 정부에서 단연 가장 존경 받는 일원이 됐다.
이번 인사의 핵심도 여기에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아탈을 총리로 선택해서 마린 르펜과 바르델라를 이기려는 패로 쓰고 있다. 하지만 이 전략이 효과가 있을까.
누구나 정부 재편이 있을 것이라곤 알았지만 총리 지명 결정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이 점은 마크롱 대통령이 정치적인 상황 인식을 잘하고 있다해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이 불확실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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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논평가들은 현재 중요한 것은 고위급 인사를 재배치하기보다는 대통령직에 새로운 목적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 아탈 총리는 전임자 엘리자베트 보른 전 총리가 겪은 동일한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기를 얻고 있는 우파 야당이 6월의 유럽 의회 선거에서 쉽게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다수가 없는 국회에서 매번 새로운 법을 통과시키는 어려움, 그리고 두 번째 임기에 달성하려고 하는 목표가 보이지 않는 대통령의 상황 등이다.
게다가 새로운 총리는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장관이나 부르노 르 메르 경제부 장관과 같은 중요 인물들에 대한 권한 확립 문제도 존재한다.
마크롱 대통령의 정당이 유럽 의회 선거에서 크게 패배한다면 대안은 있는지 의문도 제기된다. 이 경우 새 총리를 내세워 제2기 후반기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는 이미 그 카드가 나온 상태며, 6월에 패배하게 된다면 아탈 총리는 패자가 될 위험이 있다.
심지어 야당 의원들도 그의 됨됨이를 인정하고 있다. 국회에서도 존경과 호감을 얻고 있다.
그러나 그가 실제로 무엇을 대표하는지에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아탈 총리가 미소와 말뿐인 그의 '롤 모델'과 비슷한 스타일일 수 있다고 의구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차기 대통령 후보로서 그는 정치 신동 중의 신동으로 꼽힌다. 그러나 그가 마크롱의 '미니미'에 불과하다면 그 놀라움의 실제 모습은 환상에 그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