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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지구 의료진, '환자들이 몇 시간 동안 비명을 지르지만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 기자, 앨리스 커디
- 기자, BBC News, 예루살렘
가자 지구의 의료진들이 마취 없이 수술을 진행하고, 만성 질환자들을 돌려보내고, 제한된 의료품으로 썩어가는 상처를 치료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 의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진통제가 부족해 환자들이 몇 시간 동안 비명을 지르는데도 할 게 없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가자 지구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참혹한 의료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WHO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기준 가자 지구에서 아예 운영을 멈춘 병원은 23곳이며, 12곳은 부분적으로 운영 중이고, 1곳은 최소한으로 운영되고 있다.
WHO는 공습 및 물자 부족으로 인해 “안 그래도 자원이 부족한 (가자 지구의 의료) 시스템이었지만, 자원이 더욱 고갈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하마스가 “테러 활동을 위해 병원과 의료 센터들을 조직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IDF는 BBC에 보낸 성명에서 "병원을 ‘공격’한 것이 아니라 특정 지역에 진입한 것 …"이라면서 "하마스의 인프라와 장비를 무력화하고, 하마스 테러리스트를 체포하기 위함이었다. 극도로 신중하게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료 물품 등 가자지구로의 인도주의적 물자 유입은 허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WHO와 구호 단체들은 "여러 번 접근이 제한되거나 거부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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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화 상태
가자 지구 병원 관계자들은 여러 병원이 이미 사람들이 몰릴 대로 몰릴 상태며, 장비 또한 부족하다고 했다.
실제로 가자 지구 남부에선 일부 병원의 입원 환자가 병상 수용 능력의 3배를 웃돌고 있다는 보도도 있다.
WHO에 따르면 가자 지구엔 총 305개의 병상을 갖춘 야전 병원 4개가 설치된 상태다.
WHO는 지난 18일 가자 지구 남부 ‘나세르 병원’이 운영을 멈추며,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운영을 멈춘 가장 최근 병원이 됐다고 밝혔다.
IDF는 18일 밤 나세르 병원에서 인질들의 이름과 사진이 부착된 의약품, 무기 등을 발견했다면서 그곳에 숨어 있던 “테러리스트 수백 명”을 체포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IDF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하마스는 테러 공격에 병원을 이용함으로써 가자 지구의 가장 취약한 시민들을 지속해서 심각한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근처 병원 관계자들은 직원들은 나세르에서의 군사 작전으로 인해 다른 병원들이 더 큰 부담감을 지게 됐다고 토로했다.
남부 칸 유니스 소재 ‘유러피안 병원’의 유세프 알-아카드 병원장은 “전쟁 발발 이후 직면한 최악의 상황”이라고 묘사했다.
“이미 이전에도 심각한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수천 명이 더 몰려와 복도와 병원 내 공용 구역에 머물러 있습니다. 어떤 상황일 것 같습니까?”
그러면서 알-아카드 병원장은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을 위한 병상이 충분하지 않아 직원들이 금속 프레임과 나무에 시트를 깔고 “아무것도 없는 바닥에 환자들을 눕히고 있다”고 전했다.
가자 지구의 다른 의료진들 또한 비슷한 상황이라고 했다. 라파 지역의 ‘아부 유세프 알 나자르 병원’의 마르완 알-함스 박사는 “심지어 심정지 혹은 심장 질환이 있는 환자도 바닥에 눕히고 치료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한편 가자 지구의 공립 병원장은 하마스의 정치국이 임명한다. 하마스가 가자 지구를 장악하기 전부터 활동하던 병원장들도 일부 있다.
의약품 및 물품
의사들은 의약품이 제한된 상황이라 어렵다고 전했다.
“산소 한 줌도 구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알-아카드 박사는 "마취제, 중환자용 물품, 항생제, 진통제가 부족하다"면서 "중증 화상을 입은 사람도 많지만 …이들에게 쓸 진통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한 의사는 마취 없이 수술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WHO는 유러피안 병원에선 전신의 75%에 화상을 입은 7살 소녀가 의약품 부족으로 진통제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가자지구 북부 ‘알-아와다 병원’의 모하메드 살하 원장 대행은 사람들이 당나귀와 말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환자들의 상처가 2~3주씩 치료되지 못하고 그대로 벌어져 있어 썩어갈 때가 진정으로 재앙과도 같다”고 덧붙였다.
살하 박사는 알-아와다 병원의 의사들이 전력 부족으로 인해 이마에 부착한 불빛에 의지해 수술을 이어간다고 전했다.
가족과 떨어진 병원 직원들
WHO는 가자 지구 전역의 의료진은 약 2만 명이지만, “살아남아야 하거나, 가족을 돌보느라” 대부분 현장에서 일하고 있지 않다고 말한다.
알-아카드 박사는 자신의 병원에선 다른 지역에서 피난 온 이들이 도우러 와준 덕에 직원과 자원봉사자 수가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환자 수나 다양한 부상 유형에 대처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알-아카드 박사는 폭탄이 터지고 나면 “코프타(갈아 넣은 고기 요리) 같은 모습”의 부상자들이 병원으로 이송된다고 묘사했다.
“어떤 환자는 뇌를 다치고, 갈비뼈는 부러지고, 팔다리도 다 부서지고, 눈도 잃고…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부상 유형을 우리 병원에서 볼 수 있습니다.”
알-아카드 박사에 따르면 이러한 환자 1명을 치료하기 위해선 최소 5명의 전문의가 필요하다고 한다.
한편 병원에서 계속 근무하는 의사 중엔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는 이들도 있다.
가자 지구 북부에 머무는 살하 박사의 가족들은 남쪽으로 피난 간 상태다. 살하 박사는 “가족과는 3개월째 멀리 떨어져 지낸다. 가족들을 안아주고 싶다”고 토로했다.
“저는 이곳에서 아이들, 여성들, 노인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들의 생명을 살린다는 사실로 위안 삼습니다.”
'만성 질환자를 위한 공간이 없습니다'
가자 지구의 의사들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만성 질환자들은 “큰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전했다.
알-아카드 박사는 “솔직히 말하자면 만성 질환자들을 위해선 침상도 없고, 이들에게 후속 치료를 해줄 수 있지도 않다”고 말했다.
“일주일에 4차례 투석 받던 환자는 이제 일주일에 1차례만 받습니다. 일주일에 16시간씩 이뤄지던 투석도 이젠 1시간으로 줄었습니다.”
일부 여성들은 아무런 의료적 지원 없이 텐트에서 출산하고 있으며, 조산사의 도움도 제한된 상태라고 한다.
살하 박사는 “한 부서에선 사람이 죽어가고, 다른 부서에선 새 생명이 태어난다”면서 “아이들이 태어나지만 먹일 분유가 없다. 병원에선 모든 아이에게 우유 한 상자만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극도로 피난민들이 모여 과밀 되고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질병이 퍼지며 병원을 찾는 이들도 있다.
남부 라파로 피난 왔다는 아부 칼릴(54)은 “질병이 있지만 치료법이 없다”고 말했다.
“새벽부터 줄을 서도 앞에 100명이 넘게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아무것도 받지 못하고 돌아가야 하죠.”
추가 보도: 무아스 알 카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