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보건부, '이스라엘 공격 이후 가자 지구 사망자 2만5000명 이상'

    • 기자, 마크 로웬
    • 기자, BBC News, 예루살렘

하마스 산하 보건당국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세 이후 가자 지구 내 사망자가 2만5000명 이상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특히 지난 24시간 동안 178명이 사망해, 개전 이후 가장 인명피해가 컸던 날이었다고 덧붙였다.

가자 지구에서의 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현재 이스라엘 옆에 팔레스타인 국가를 세우자는 ‘두 국가 해결론(양국론)’을 또 한 번 거부했다.

백악관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양국론에 대해 “상황을 분명히 다르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 지역을 기습해 이스라엘 측에서 1200여 명이 살해되고 240여 명이 인질로 붙잡혀 납치됐다. 이후 이스라엘은 줄곧 공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하마스는 지난 21일 당시 10월 공격에 대한 첫 공개 성명을 발표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영토 점령에 맞서 “필요한 조치”였다면서, 이스라엘에 있는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의 석방을 보장하는 방법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공세 및 지상전은 현재 가자 지구 남부 지역에 집중돼 있다. 이스라엘 군 당국은 하마스의 최고 사령관이 칸 유니스 내 혹은 지하에 숨어있다고 확신한다.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부비트랩과 방폭문이 설치된, 길이 약 830m에 달하는 또 다른 터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IDF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터널엔 감방, 매트리스가 마련돼 있다. 이스라엘 측은 이와 같은 지하터널에 어린이를 포함한 인질 약 20명이 억류돼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번 터널에선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았다.

한편 가자 지구 북부에서 이스라엘 군은 새로운 공격에 직면했다. 이스라엘이 병력과 장갑차를 남쪽으로 이동시키면서 북부 자발리아 지역 주변을 점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쟁 발발 3개월이 지난 지금, 이스라엘은 하마스보다 훨씬 더 강력한 군대를 보유했음에도 여전히 가자 지구 전반에서 상당한 저항에 직면해 있다.

미 정보기관은 이스라엘이 하마스 대원 20~30%를 사살한 것으로 파악하는데, 이는 네타냐후 총리가 내세운 목표인 하마스의 “완전 궤멸”에 크게 못 미치는 비율이다.

아울러 해당 정보당국의 기밀 보고서는 하마스가 아직도 이스라엘을 타격하고 이스라엘군에 몇 달간 맞서기 충분한 무기를 갖고 있다면서, 이스라엘이 수렁에 빠질 수 있는 장기전의 공포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마스 최고 지도자가 아직 붙잡히거나 사살되지 않았다는 점, 이스라엘 인질 130여 명이 아직도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점 더딘 성과로 인해 이스라엘 내부에선 정부에 대한 분노가 더욱 커지고 있다.

하마스가 여전히 억류한 인질들의 가족들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하마스 궤멸이라는, 불가능할 수도 있는 목표보단 인질들의 석방을 우선시하라고 촉구하는 시위를 이어 나가고 있다.

게다가 아직은 비교적 소규모이긴 하나, 최근 역사상 가장 집중적이고 파괴적인 군사작전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이번 전쟁으로 가자 지구가 입은 피해에 경악해 촉발된 반전 운동 또한 벌어지고 있다.

국민 대부분은 이스라엘 국기를 중심으로는 단결했으나, 네타냐후 총리는 구심점이 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전쟁 이후에도 네타냐후가 총리직을 유지해야 한다고 보는 국민들은 15%에 불과했다.

이번 사태 해결법을 두고 네타냐후 총리와 이스라엘의 서방 동맹국들간 의견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거의 1달 만에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통화한 이후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 계획에 대해 거듭 거부 의사를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X(구 ‘트위터’)에서 이스라엘은 “요르단강 서쪽 지역 전체에 대한 안보 통제권”을 유지해야 한다고 적었는데, 여기엔 이스라엘이 현재 점령한 요르단강 서안지구도 포함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정치 생활 내내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에 격렬히 반대해온 인물이긴 하다. 그러나 지금도 여전히 이와 같은 주장을 반복하고 있는, 점점 더 지지도를 잃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의 공격에 너무 충격을 받아 독립적인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스라엘 내 다수 의견에 더욱 동조하는 모양새다.

정치적 생존 투쟁이 분명한 총리의 이러한 태도에 이스라엘 동맹국들도 언짢아하고 있다. 서방 동맹국들은 현재의 유혈 사태가 계기가 돼 양측이 지속가능한 양국론을 두고 의미 있는 외교 협상을 이어가길 바란다.

앞서 그랜트 섑스 영국 국방장관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주장이 “실망스럽다”고 했으며, 미 백악관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상황을 분명 다르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팔레스타인 건국 거부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이렇게 거부한다면 “세계 평화와 안보에 큰 위협이 된 분쟁을 무기한 연장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BBC는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으로 최소 1300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기사가 발행된 후 추가 사망자 집계 과정의 오류를 발견했고, 이에 사망자 수를 최소 1200명으로 수정했습니다. (2024년 2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