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길거리서 춤추던 연인, 징역 10년형 선고받아

    • 기자, 마테아 부발로, 코스로 칼바시 이스파하니
    • 기자, BBC News

거리에서 자신들이 춤추는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해 SNS에 올린 20대 이란 연인 한 쌍이 지난 31일(현지시간)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부정부패, 매춘 행위, 선전 조장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 속 이들은 수도 테헤란의 아자디(‘자유’라는 뜻) 타워 근처에서 춤을 추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란 전역에서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면서 당국은 시위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이는 이들에게 중형을 선고하고 있다.

이란 정권이 “폭동”으로 간주한 이번 반정부 시위는 지난해 9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덕 경찰에 의해 구금된 마흐샤 아미니(22)가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촉발됐다.

그러나 이 연인은 자신들의 춤은 시위와는 관련 없다고 주장했다.

한 소식통은 BBC모니터링에 이들이 인스타그램 계정에 해당 영상을 올린 뒤 체포됐다고 전했다. 이들 계정의 팔로워 수를 합하면 거의 200만 명에 달한다.

영상의 주인공인 아스티아즈 하치치(21)와 약혼자 아미르 모하마드 아마디(22)는 “부정부패와 매춘 행위를 조장하고 국가 안보에 반하는 공모 행위 및 기득권에 반하는 행위를 선전”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치치는 패션 디자이너로 알려졌으며, 체포 전 당국은 하치가 가족과 함께 살던 집을 급습하기도 했다.

한편 이들이 선고받은 10년 6개월형은 모든 혐의의 형기를 합한 기간으로, 각 혐의에 대한 개별적인 형기는 불분명하다.

판결이 확정된다면 하치치와 아마디는 판결받은 형기 중 가장 긴 형기를 복역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들은 향후 2년간 SNS 사용 및 출국이 금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이란 내 시위는 1979년 혁명으로 집권한 현 정권에 가장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다.

지난달과 이번 달 초 최소 4명에 대해 사형을 집행하는 등 이번 시위를 진압하고자 당국은 시위 연루자에게 무거운 형벌을 내리고 있다.

물론 아미니의 죽음이 시위 촉매제로 작용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이면엔 오랫동안 쌓여온 빈곤, 실업, 불평등, 불의, 부정부패 등의 사회 문제와 불만이 있다.

아미니 사망 의혹 관련 시위 중 수백 명이 사망하고 수천 명이 체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