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유럽은 러시아에 맞서 우크라이나를 충분히 돕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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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제임스 란델
- 기자, BBC 외교 전문기자
최근 사망한 러시아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의 아내 율리아 나발나야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유럽의회에서 주목할 만한 발언을 했다.
나발나야는 유럽의회 의원들에게 “정말 푸틴을 끝내고 싶다면, 혁신가가 돼야 한다”면서 "그리고 지루하게 구는 걸 멈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개 유럽 내 정치인들에게 혁신성은 잘 어울리는 특성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재 이들은 더 나은 우크라이나 지원책뿐만 아니라 대러 압박을 높일 방법에 관해서도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봐야 할 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수 있다는 그림자가 유럽 전역에 드리운 가운데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장기적 지원에 대해 의문을 품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우선 미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600억달러(약 80조원) 상당의 원조 패키지는 하원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군의 무장 상태가 상대적으로 약해지면서 실제 전장에선 러시아군이 이득을 보기 시작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본격화된 지 2년이 지난 지금, 유럽 국가 대부분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정치적 지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1월, 유럽연합(EU)은 우크라이나 정부 및 공공 서비스에 500억유로(약 72조원) 규모의 장기 대출과 보조금 등을 지원하는 데 합의했다.
그러나 EU는 이달 초까지 우크라이나에 포탄 100만 발을 지원한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상태다.
아울러 EU 외교관들은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무기를 지원하고자 유럽평화기금(EPF)에 50억유로를 추가 투입하고자 여전히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아울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올해 유럽 12개 회원국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2% 방위비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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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 지원 확대
외교적, 군사적 균형추가 옮겨가면서 유럽은 어떻게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향후 러시아의 공세를 억제할지 창의적으로 생각해야 할 때다.
사실 유럽엔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수 있는 비축된 탄약과 무기가 있다.
이번 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은 하원 연설을 통해 동맹국들이 기술적인 유효 기간이 지난 무기들을 막대한 비용을 들여 폐기하고 있는데, 대신 이러한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보유한 무기와 호환하기 적합한 “구소련의 탄약”을 보유하고 있는 동유럽 국가들은 즉시 무기 재고를 풀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 내내 그렇듯, 유럽 지도자들은 어떤 무기를 지원해야 할지를 두고 여전히 고심 중이다.
가장 최근 벌어진 논쟁은 독일이 보유한 ‘타우러스’ 미사일이다. 해당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는 약 500km로,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스톰 쉐도우’보다도 길다.
다수의 동맹국은 타우러스 미사일을 제공하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가 구축해 둔 전선 안쪽 깊숙이 타격할 수 있으리라 본다.
그러나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해당 미사일이 러시아 본토 도시에도 떨어져 확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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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현재 우크라이나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포탄을 제공하자는 계획도 있다.
이번 주 NATO와 EU 18개국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에서 체코 정부는 유럽 역외 국가에서 155mm 및 122mm 구경 포탄 80만 발을 구매하는 데 15억 달러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는 보호무역주의 성향이 강한 EU 회원국, 특히 프랑스의 큰 변화다. 그러나 이러한 지원에도 우크라이나 측이 올해 필요한 포탄 규모라고 밝힌 250만 발엔 미치지 못한다.
방위비 지출 확대
한편 유럽 정치인들은 국방 프로젝트 관련 대출을 금지하고 있는 유럽투자은행(EIB)의 대출 요건을 폐지하는 등 국방비 지출을 늘리고자 새로운 방안을 고심 중이다.
유럽 국가들이 제조사로부터 무기를 공동 구매해 비용을 절감하는 등 국방 물품 조달에 있어 더욱 협력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아울러 유럽 국가들은 위험 회피 성향이 높은 방위 산업이기에 생산량 증대를 위해 방위 산업체와 장기 계약을 맺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하룻밤 사이 바뀌는 건 없을 것이다. 영국의 한 장관은 “다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됭케르크 철수작전에서 노르망디 상륙 작전까지 4년이 걸렸다는 사실을 잊은 듯하다. 방어 태세에서 공세로 전환하고자 물량을 생산해내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 확대
NATO 회원국인 에스토니아는 모든 NATO 회원국이 자신들처럼 자국 국내총생산(GDP)의 0.25% 이상을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으로 사용하길 바란다.
만약 모든 NATO 회원국이 이렇게 책정한다면 연간 약 1200억유로가 모이게 된다. 물론 이러한 주장에 대해선 동조하는 일부 국가도 있으나, 광범위한 지지를 얻진 못하고 있다.
일부 유럽 내 정치인들은 과거 2차 세계대전 당시 동맹국들이 추축국에 대항했던 소련에 그랬듯,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대여하는 ‘무기 대여’ 계약을 언급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제안 또한 아직 초기 단계다.
러시아 자산
서방 금융기관에 동결된 러시아 자산이 약 3000억유로인 가운데, 이를 활용할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동결된 자금을 노골적으로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건 불법일 수 있으며, 다른 국가에서의 유럽 자산을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
그러나 EU는 이 자금을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금으로 사용하고자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그리고 영국은 이러한 자산을 우크라이나를 위한 배상금을 위한 담보로 사용하자는 내용의 제안도 따로 검토 중이다.
여기엔 단순히 우크라이나에 현금을 지원하자는 취지뿐만 아니라, 러시아 경제에 타격을 입히자는 전략적 목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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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일부 유럽 정치인들은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긴장은 여전하다.
우선 여러 동유럽 국가들은 서유럽 국가들에 비해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군사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게다가 독일에선 군 관계자들의 기밀 보고서가 유출돼 주변 동맹국들을 언짢게 하고 있다.
게다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지상군 투입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하며 동맹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이러한 제안에 대해 여러 전문가들은 타당성이 없는 선택지로, 이러한 선택지에 관해선 불필요한 논쟁이라고 지적한다.
한편 유럽 국가 간 가장 큰 의견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러시아가 끼칠 장기적인 위협일 것이다.
EU의 싱크탱크인 ‘유럽외교협회’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럽인 대부분이 우크라이나를 지지하지만, 우크라이나가 완전히 승리할 수 있다고 믿는 이들은 10명 중 1명꼴이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유럽 정부들이 러시아가 끼치는 광범위한 도전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싱크탱크인 ‘채텀 하우스’의 케이어 자일스 수석 연구원은 “유럽 최고위 정치인들이 이러한 위협의 규모를 이해하거나, 대중에게 설명하고자 노력했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만약 재난 상황을 피하기 위한 조치가 너무 늦어졌다면, 이는 안일한 태도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유럽은 도전에 맞서 일어설까. 아마도 이번 주에 변화의 작은 힌트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프랑스는 오랫동안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충분히 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한때 러시아에 굴욕감을 줘선 안 된다고 말한 마크롱 대통령은 강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이 겁쟁이가 되지 말아야 할 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확신한다”고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