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가 인수한 'X'의 파산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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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제임스 클레이튼
- 기자, BBC 북미 테크 전문 기자
‘X’(구 ‘트위터’)의 소유주 일론 머스크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와의 공개 대담에서 X 이탈을 선언한 광고주들에게 거친 말을 퍼부으며 관련 전문가들이 당황해하고 있다.
만약 이대로 광고주들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머스크의 X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지난 4월, 나는 X 인수를 둘러싼 머스크의 여러 혼란스러운 인터뷰 중 첫 번째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땐 그냥 스쳐 지나가듯 들었던 발언이 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흥미로운 내용이었다.
당시 머스크는 광고에 대해 “디즈니가 [트위터에서] 어린이 영화를 광고하길 편안하게 느낀다면, 애플이 아이폰을 광고하길 편하게 느낀다면 그건 트위터가 광고하기 좋은 플랫폼이라는 지표”라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그로부터 7개월이 지난 지금, 디즈니와 애플은 X에 광고 중단을 선언했으며, 머스크는 X를 떠난 광고주들에게 “저리 꺼져 XX”라고 말했다.
이들 기업은 최근 미국의 언론 분석 기관인 ‘미디어 매터스 포 아메리카’가 X에서 친나치 성향 게시물 옆에 광고가 표시된 사태에 대해 지적하며 조사에 들어간 이후 광고를 중단했다.
X는 해당 보고서를 격렬히 반박하며 연구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는 한편, ‘미디어 매터스 포 아메리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게다가 머스크는 지난달 29일 뉴욕타임스와의 ‘딜북 서밋’ 공개 대담에서 불같은 태도를 보이며 무려 ‘파산’이라는 단어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번 광고 보이콧이 X의 수익에 얼마나 큰 타격을 입혔는지 보여주는 부분이다.
머스크가 지난해 440억달러(약 63조원)를 주고 사들인 기업인 X의 파산은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로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가능한 일이다.
그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X의 광고 수입 의존도 및 광고주들이 돌아오지 않는 이유에 대해 살펴봐야 한다.
최근 발표된 자료는 없으나, 지난해 기준 X의 매출 중 약 90%가 광고에서 발생했다. 즉 광고는 X의 핵심 사업이다.
그리고 이번 공개 대담에서 머스크 또한 이를 적극적으로 암시했다.
“만약 X가 실패한다면 …이는 광고주들의 불매운동 때문이다. 그리고 X를 파산으로 내모는 이유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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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영국의 컨설팅 업체로 기업 수백 곳과 협력하는 ‘에비큐티’의 마크 게이 최고고객책임자(CCO)는 그 어떤 광고주도 X로 돌아올 기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광고주들은) 돈을 뺏고, 누구도 그곳에 재투자할 전략을 세우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일 미국의 거대 유통기업 ‘월마트’ 또한 X 광고 중단을 선언했다.
한편 머스크는 공개 대담에서 X를 떠난 광고주들을 직접 언급했는데, 이로 인해 광고주들이 돌아오긴 더 힘들어 보인다는 게 게이 CCO의 분석이다.
일례로, 머스크는 ‘안녕 밥’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밥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를 언급한 내용이다.
마케팅 컨설팅업체 ‘AJL 어드바이저리’의 루 파스칼리스 또한 머스크가 최고경영자들을 이렇게 “정조준하면” 이들은 X와 엮이기 더욱더 꺼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사이더 인텔리전스’의 재스민 엔버그 수석 애널리스트는 “X에 돈을 대는 광고주와 그 기업을 공개적이고, 개인적으로 공격하는 게 비즈니스에 좋지 않을 거라는 건 SNS 분야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X는 실제 파산할 수 있나?
그렇다면 광고주들이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머스크에게 남은 건 무엇일까.
지난 4월 BBC와의 인터뷰에서 머스크는 X 구독 서비스가 광고 수입을 대체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이해하고 있었다.
당시 머스크는 “100만 명이 가입했다고 치고, 이들이 1년에 100달러씩 낸다면 1년에 1억달러다. 이는 광고 수입에 비하면 상당히 적다”고 말했다.
2022년 트위터의 광고 수익은 약 40억달러였다. 그리고 ‘인사이더 인텔리전스’ 는 올해 그 수입이 19억달러로 감소하리라 전망한다.
X의 주요 지출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인건비인데, 머스크는 이미 직원 수천 명을 해고하는 등 X를 뼛속까지 깎은 상태다.
두 번째는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고자 빌린 대출금 약 130억달러에 대한 이자이다. 로이터 통신은 X가 현재 매년 12억달러 정도의 이자를 지불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만약 X가 이 대출 이자를 상환할 수 없거나, 직원들에게 월급을 줄 여력이 되지 못한다면? 그렇다. X는 정말로 파산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머스크가 무조건 피하고 싶어 할 극단적인 시나리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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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에겐 선택지가 있다. 우선 가장 간단한 선택지는 개인 돈을 더 집어넣는 것이다. 그러나 머스크는 그렇게는 하고 싶지 않은 모양새다.
아니면 이자 부담을 낮추고자 은행들과 재협상을 시도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상환 기한을 연장하고, 현금 대신 동일한 가치를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지불하는 ‘현물지불(PIK)’을 제안할 수 있다.
그러나 재협상이 통하지 않고 은행들이 돈을 받지 못하면, X엔 파산만이 유일한 선택지로 남을 수도 있다. 그 시점이 되면 채권자인 은행들은 경영진 교체를 요구할 수도 있다.
이러한 시나리오에 대해 제러드 엘리아스 하버드 로스쿨 교수는 “매우 지저분하고 복잡할 것”이라면서 “게다가 매우 어려울 것이며, 머스크가 쫓겨나고 계속 법정에 나와 증언하는 상황이 펼쳐지며 엄청난 뉴스거리를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게다가 이렇게 되면 머스크의 사업 평판도 크게 손상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머스크의 미래 자금 동원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편 이렇게 파산하게 되면 X는 운영을 멈추게 될까.
엘리아스 교수는 “그러진 않을 것 같다”면서 “만약 (X가 파산하게 된다면) 이는 머스크가 모두 회수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가 그렇게 한다 해도, 채권자들은 회사를 파산하게 두고 신탁관리인을 선임해 회사를 다시 운영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머스크의 다음 수는?
이 모든 문제에 대한 분명한 해결책은 또 다른 수익원 확보, 그것도 가능한 한 빨리 찾는 것이다.
그리고 머스크는 분명 이를 시도하고 있는 모습이다.
우선 머스크는 오디오 및 영상 통화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한 지난달 머스크는 비디오 게임하는 자신의 모습을 생방송으로 송출했는데, X가 ‘트위치’와 같은 비디오 게임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과 경쟁할 수 있기를 바랄 것이다.
머스크는 X가 채팅부터 온라인 결제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한 플랫폼에서 모두 제공하는 ‘모든 것의 앱(슈퍼 앱, the everything app)’이 되길 꿈꾼다.
지난해 머스크의 피치덱(투자 제안서 요약 자료)을 입수한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올해 X는 결제 부문에서 1500만달러를 벌어들이며, 2028년에는 약 13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예정이었다.
또한 X에겐 현재 깔고 앉아 있는 방대한 데이터라는 보물이 있다. 이 막대한 데이터와 대화 기록은 챗봇을 훈련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머스크 또한 이 데이터의 가치가 엄청나다고 본다.
그래서 X는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이러한 요소만으로는 현재 광고 중단으로 인해 생긴 구멍을 메꿀 순 없다.
머스크의 광고주들을 향한 거친 감정 폭발에 많은 전문가들이 당황한 이유다.
파스칼리스는 “(머스크의 이러한 행보를 설명할) 제대로 된 이론이 떠오르지 않는다”면서 “머스크의 머릿속엔 내가 생각할 수 없는 수익 모델이 있는 것 같다”고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