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해군, 가자지구 구호물품 실은 선박 가로막아 … 툰베리 포함 활동가도 구금

동영상 설명, 이스라엘 해군이 가자지구에 보낼 구호물자를 운반 중이던 활동가들의 선박을 가로막는 순간

이스라엘 해군이 지난 1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 접근하던 국제 구호선단을 가로막고, 스웨덴 출신 기후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등 선박에 탑승한 활동가들을 억류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글로벌 수무드 선박단(GSF)' 소속 선박 여러 척이 "안전하게 저지"되었으며, 탑승자들은 자국 항구로 이송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자국 해군은 선박들에 "현재 작전 중인 지역에 접근 중"임을 알리며 항로를 변경하라고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GSF 측은 이는 "불법적인" 저지라며, "방어 행위가 아닌" 그저 "절박함이 드러난 노골적인 행동"이라며 규탄했다.

아울러 GSF 측은 이동 중이던 한 선박은 "해상에서 고의로 충돌"당했으며, 다른 선박들은 물대포에 맞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SNS를 통해 "이는 가자지구를 고립시키고 굶주리게 하려고 점령 세력이 얼마나 극단적인 수단까지 감행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들은 평화적인 민간 임무도 공격합니다. 인도적 지원의 성공은 곧 그들의 봉쇄 실패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한편 이스라엘 외무부는 GSF 소속 선박들에 가자 인근 해역을 포함하여 "합법적인 해상 봉쇄령을 위반했다"고 통보했다고 주장했으나, 선박들이 실제 봉쇄 구역에 진입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아울러 선박을 저지 과정에서 툰베리가 배 갑판에 앉아 이스라엘 군인에게 물과 재킷을 건네받는 장면을 담은 영상도 공개했다.

선박에서 전송된 생중계 영상에 따르면 44척 선박이 모두 승선 검문과 철수 대상이었던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정부는 전쟁으로 황폐화된 가자지구에 인도적 지원을 전달하려는 GSF의 시도를 "도발"로 규정하며 "그레타와 친구들은 안전하고 건강하다"고 밝혔다.

GSF는 주요 선박 중 하나인 '알마'호를 포함해 '수리우스', '아다라' 등 여러 척이 저지당한 뒤 승선 검문을 당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스라엘군이 "조난 신호를 차단하고, 불법적인 선박 승선을 생중계하지 못하도록 고의로 선박 통신 장비를 망가뜨렸다"고 비난했다.

GSF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이 저지했을 당시 선박들은 가자 해안선에서 70해리(약 129km) 떨어진 지점에 있었다. GSF는 해당 선박들이 현지 시각으로 2일 오전까지 가자지구에 도착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리스, 이탈리아, 튀니지, 튀르키예 등지에서는 GSF를 저지한 이스라엘의 행위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의 국제 범죄"라고 규탄하며, 자국에 남아 있던 모든 이스라엘 외교관을 추방한다고 밝혔다. 또한 2020년부터 시행되어 온 이스라엘 간 자유무역협정(FTA)을 종료하는 한편, 선박에 탑승했던 자국민 2명의 석방을 요구하고 나섰다.

아일랜드의 사이먼 해리스 부총리는 이번 소식에 대해 "우려스럽다"면서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준수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구금된 이들 중 신페인당 소속 크리스 앤드루스 상원의원을 포함해 최소 7명이 아일랜드인이다.

억류된 그레타 툰베리의 모습

사진 출처, Israeli foreign ministry

사진 설명, 이스라엘 외무부는 스웨덴 출신 활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자국 군에 의해 체포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이스라엘은 이미 올해 6월과 7월, 선박을 통해 가자 지구에 구호품을 전달하려는 활동가들의 시도를 2차례 차단한 바 있다.

이스라엘 정부가 활동가들의 "셀카찍기용 요트"라고 조롱한 가운데, 툰베리는 지난 28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홍보용 쇼를 위해 누가 목숨까지 걸겠느냐"고 반박했다.

국제 구호 기관들은 가자 지구로 식량과 의약품을 반입하려 시도해왔으나, 이스라엘이 물자 유입을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스라엘은 이러한 물자가 하마스 손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한다.

이스라엘과 미국은 대체 식량 배급 체제로 '가자 인도주의 재단(GHF)'을 지지해왔으나, UN은 해당 단체의 활동 방식이 비윤리적이라며 협력을 거부하고 있다.

지난달 UN 산하 단체는 가자 지구에 식량위기 최고 단계인 '기근'이 발생했다고 공식 발표했으며, UN 인도주의 담당 책임자는 이는 이스라엘의 "조직적인 물자 유입 방해"의 직접적인 결과로 밝혔다.

이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완전한 거짓말"이라며 반박했다.

한편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프랑스는 앞서 "모든 승선 작전이 최고의 안전 조건 하에서 이루어지도록 보장받았다"고 전했다.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이스라엘로부터 프랑스와 이탈리아 정치인을 포함한 승선자 500명에게 폭력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확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타야니 장관은 "이번 승선 작전은 계획된 것이며, 우리는 … (이스라엘의 외무장관인 기드온) 사르와 이야기하여 이스라엘군의 폭력적인 행동은 없다는 점을 확인 받았다"고 설명했다.

해리스 아일랜드 부총리는 아일랜드는 "국제법이 준수되고, 탑승자 전원이 합법적인 대우를 받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하마스가 미국이 내놓은 새로운 종전 계획에 대해 검토하는 가운데, 이스라엘은 가자시티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아랍과 튀르키예 등의 중재 세력이 하마스에 긍정적으로 대응하도록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한 하마스 고위 관계자는 아마도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고 귀띔했다.

이스라엘의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가자시티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 수십만 명에게 남쪽으로 대피하라는 최종 경고를 발표하며, 하마스를 겨냥한 공세 기간 이 지역에 남아 있는 사람들은 모두 "테러리스트 및 테러 지지자"로 간주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국제 인도법상 민간인은 가자시티에 머무르든 떠나든 보호받아야 할 존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