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민주화 운동가 4명 사형 집행… 수십년 만에 처음
주비다 압둘 잘릴
BBC 뉴스

사진 출처, Reuters
미얀마 군부가 25일(현지시간) 민주화 운동가 4명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 미얀마에서 사형이 집행된 건 수십 년 만에 처음이다.
국회의원 출신 피오 제야 떠(41), 작가 및 민주화 운동가로 활동하며 '코 지미'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캬우 민 유(53), 흘라 묘 아웅, 아웅 투라 쩌 모두 사형 집행에 앞서 "테러 행위"로 기소됐다.
지난해 2월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는 지난 6월 이들에 대한 사형 집행 계획을 발표하면서 국제사회의 비난을 샀다.
지난해 2월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이끄는 문민정부를 쿠데타로 몰아낸 군부는 이에 반발하며 벌어진 대규모 시위를 빠르게 탄압했다.
한편 군부에 저항하며 설립된 민주 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는 "극도로 충격적이고 슬프다"며 이번 사형 집행을 비난했다.
민주화 인사, 소수민족 반군 대표, NLD 당원 등으로 구성된 임시정부는 "군사정권의 잔혹함과 살인 행각을 처벌해야 한다"고 국제사회에 촉구했다.
한편 관영 매체 '글로벌 뉴 라이트 오브 미얀마'는 이들 4명이 "잔혹하고 비인도적인 테러 행위를 지시하고, 준비하고, 관련 음모를 꾸몄다"며 사형 집행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테러방지법에 따라 이들을 기소했다고 밝혔으나, 언제 혹은 어떻게 사형을 집행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유엔(UN)에 따르면 미얀마에서 사형이 집행된 건 1988년 이후 처음이다. 미얀마에선 이전에 교수형으로 사형을 집행해왔다.

사진 출처, Reuters
BBC 버마에 따르면 이들 4명의 유가족은 당국의 조사를 받기 위해 양곤의 인세인 교도소에서 기다리고 있다.
캬우 민 유의 누이는 BBC와 인터뷰에서 "아직 시신을 인도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피오 제야 떠의 아내 타진 녕 아웅은 남편의 사형 집행 소식에 대해 들은 바가 없었다고 보도했다.
유가족들은 사형 집행에 대한 정보 열람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들 4명은 지난 1월 열린 재판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다. 인권단체들은 부당하고 투명하지 않은 밀실 재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피오 제야 떠와 캬우 민 유는 판결에 반발했으나, 6월 항소심에서 패했다.
캬우 민 유는 1988년 벌어진 군사 쿠데타에 저항하며 일어난 미얀마 학생 항쟁 당시 두각을 나타낸 인물로, 2012년 석방되기 전까지 민주화 운동에 관여한 죄로 여러 차례 복역했다.
지난해 10월 양곤의 한 아파트에 무기와 탄약을 숨기고 임시 정부의 "고문"으로 활동한 혐의로 구속됐다.
한편 피오 제야 떠는 NLD 소속 전 국회의원이자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 가까운 동맹이었다.
전직 힙합 아티스트이기도 했던 그는 반군부 성향의 가사로 군부의 분노를 사기도 했으며, 작년 11월 테러방지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반면 흘라 묘 아웅, 아웅 투라 쩌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적다. 이들은 군사정권 정보원이라고 알려진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한편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민주화 운동가 4명에 대해 사형을 집행한 군부의 결정에 대해 "생명, 자유, 안전에 대한 명백한 인권 침해"라고 비난했다.
지난해 집권한 미얀마 군부는 이후 지역 민병대, 야당 운동가, 반군부 성향을 품은 인사에 대한 탄압을 강화했다.
군부는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NLD가 압승한 총선 결과가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선거 위원회 관계자들은 부정선거의 증거가 없다며 반박했다.
쿠테타 이후 수치 국가고문은 가택 연금 중이며, 부패에서부터 공무상 비밀 엄수법 위반에 이르기까지 여러 혐의를 받아 최대 150년형을 선고받을 위기에 처했다.
군부가 살해하거나 수감, 구금한 사람의 수를 추적하는 미얀마의 정치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쿠데타 이후 체포된 사람은 1만4847명, 군부가 살해한 사람은 2114명인 것으로 추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