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문직 비자 수수료 1.4억원 부과

사진 출처, Getty Images
- 기자, 번드 데부스만 주니어
- 기자, BBC New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외 숙련 노동자를 특정 산업에 유입하기 위한 H-1B 비자 프로그램 신청자에게 10만달러(약 1억4천만원)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번 포고문은 해당 프로그램의 "남용(abuse)"을 언급하며,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을 경우 입국을 제한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오랫동안 H-1B가 미국 노동시장을 잠식한다고 주장해 온 반면, 일론 머스크를 포함한 지지자들은 이 제도가 전 세계의 우수 인재를 미국으로 유입할 수 있게 해준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행정명령을 통해, 특정 이민자에게 신속히 비자를 발급하는 '골드카드' 제도를 도입하고, 수수료는 100만 파운드(약 17억원)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19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하워드 루트닉 미 상무장관이 동석했다.
루트닉 장관은 "H-1B 비자에 연간 10만달러를 부과하는 데 대해 모든 대기업들이 동의했다"며 "우리는 그들과 이미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를 훈련시킬 것이라면, 우리나라의 위대한 대학을 갓 졸업한 미국인을 훈련시켜야 한다"며 "미국인을 훈련시키고, 외국인을 데려와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H-1B 비자 신청 건수는 2004년부터 연간 8만5천 건으로 제한돼 있다.
지금까지 H-1B 비자에는 총 1500달러(약 210만원) 가량의 각종 행정 수수료가 부과돼 왔다.
미국 이민서비스국(USCIS) 자료에 따르면, 다음 회계연도를 위한 H-1B 비자 신청 건수는 약 35만9천 건으로, 최근 4년 사이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회계연도 기준 해당 프로그램의 최대 수혜 기업은 아마존이었으며, 그 뒤를 이어 타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애플, 구글 등 대형 기술 기업들이 포함됐다.
BBC는 이들 기업에 입장을 요청한 상태다.
왓슨 이민법률사무소의 창립자 타흐미나 왓슨 변호사는 BBC에 이번 조치가 자신이 주로 담당하는 소기업과 스타트업 고객들에게 "치명적인 결정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거의 모두가 가격 부담으로 신청을 포기하게 될 것입니다. 10만달러를 진입장벽으로 설정하는 것은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왓슨 변호사는 많은 중소기업들이 "정말로 해당 업무를 수행할 인재를 찾을 수 없다고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고용주가 외국 인재를 스폰서하는 경우, 대개는 그 자리를 충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리틀러 멘델슨 PC의 이민 및 글로벌 인재 이동 부문 의장 호르헤 로페즈는 10만 달러 수수료가 "미국의 기술 산업뿐 아니라 전 산업 분야에서 경쟁력에 제동을 걸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부 기업들은 미국 외 지역에 사업장을 세우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다고 그는 덧붙였다.
H-1B 비자 제도는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들과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입장 차를 낳아 왔다. 비자를 지지하는 인사들과, 이를 비판해온 전 수석 전략가 스티브 배넌 같은 인사들이 충돌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H-1B에 대한 양측 주장을 모두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전 해에는, 기술 산업계의 지지를 얻기 위해 선거 유세 도중 외국 인재 유치 절차를 더 쉽게 만들겠다고 공약하며, 대학 졸업자에게 영주권을 부여하는 방안까지 제안한 바 있다.
그는 '올인 팟캐스트(All-In Podcast)'에서 "기업들이 쓸 인재 풀이 필요하다"며 "이들을 유치하고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첫 임기 초, H-1B 신청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고 사기 적발을 개선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2018 회계연도에는 비자 거부율이 24%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5~8%,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2~4% 수준과 비교된다.
당시 기술 기업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H-1B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반발했다.
H-1B 프로그램에 대한 추가 규제 가능성은 인도와 같은 국가들에서 상당한 우려를 낳고 있다. 인도는 해당 비자 신청자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