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대통령, '소규모 습격은 없다'... 바이든 발언에 응수

우크라이나군 장교가 동부 국경 검문소에서 순찰하고 있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우크라이나군 장교가 동부 국경 검문소에서 순찰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소규모 습격'을 언급한 것에 대해 응수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해 '소규모' 습격을 강행할 경우 미국과 동맹국의 제재 수위가 높지 않을 것이라고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위터에 "소규모 습격은 없다"며 "이는 소규모 사상자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작은 슬픔이 따로 없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10만 명 규모의 병력을 집중시킨 상태지만, 침공 계획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서방 국가에 우크라이나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시키지 말 것과 동부 유럽에서 방위동맹군 활동을 중단할 것을 여러 차례 요구해왔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중대하고 냉엄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러시아의 행보에 따라 대응 수위를 결정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는 침공에 따른 책임을 지게 될 것이고, 그 내용은 이들의 행동에 달렸다"며 "만약 러시아가 소규모 습격을 할 경우, 우리는 무엇을 할지 또는 하지 않을지 등을 두고 논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영상 설명, 우크라이나는 어쩌다 전쟁 위기에 처했나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러시아 군사행동에 대한 미국에 대응 전략에 의문점을 남기면서 정부 관계자들은 미국의 입장을 명확히 하기 위해 빠르게 나섰다.

안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20일 "우리의 입장은 내내 명확했다"며 러시아가 어떤 형태로든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미국과 동맹국은 "신속하고 엄중하고 단합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20일 러시아 군대가 어떤 식으로든 우크라이나에 침입한다면 이를 '침공'으로 규정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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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lysis box by Anthony Zurcher, North America reporter

분석: 안소니 저처, 북미 특파원

블링컨 장관은 20일 독일 베를린에서 미국의 입장은 "매우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어떤 형태로든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신속하고 엄중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날 밤, 바이든 대통령은 대규모 침공과 소규모 침입을 구분해 제재 수위가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해 훨씬 불분명한 태도를 보였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의 솔직한 폭로였을 수도 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어떻게든 우크라이나로 진입할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발언으로 인해 블링컨 장관의 수고가 빛이 바랬다. 장관은 해외 순방을 통해 현재 위기 상황을 러시아가 애매한 중간지대 없이 외교와 분쟁 사이 냉엄한 선택을 내린 결과라고 설명해왔다.

블링컨 장관은 20일 베를린 연설을 통해 위기의식을 높여 참석한 동맹국들의 주의를 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 상황이 "먼 지역에서 일어나는 분쟁"이 아니라 주권과 자결권이라는 국제 원칙에 대한 위협이라고 말했다. 만약 러시아가 신 냉전을 원한다면 미국과 동맹국은 준비돼 있다고도 했다. 장관이 2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을 갖는 상황에서 그와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불확실성을 남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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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국무장관은 독일에서 유럽 주요국 외무장관들과 회담을 가진 후 이처럼 발언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상황에 대비해 서방의 전략을 조율하기 위한 회담이었다. 그는 2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날 계획이다.

앞서 러시아 정부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현 상황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러시아가 어떤 식으로든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규모와 상관없이 세계의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이 원하는 것은?

푸틴 대통령은 오래전부터 미국이 1990년 NATO가 동부로 확대하지 않겠다는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그들은 우리를 속였다"고 항의했다.

당시 소련을 이끌던 미하일 고르바초프이 어떤 약속을 받아냈는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합의가 이뤄졌다고 굳게 믿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997년 이후 NATO의 확대
사진 설명, 1997년 이후 NATO의 확대

이후 소련의 일부이거나 영향권에 있던 중부 유럽과 동유럽 여러 국가가 NATO에 합류했다. 이때 가입한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는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러시아는 NATO 확대와 접경지대에 주둔하고 있는 NATO군 및 군 장비가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주장한다.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에서 친 러시아 대통령이 축출된 후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를 점령해 합병했다. 이때부터 우크라이나 군대는 동부 러시아 접경지대에서 러시아 지원을 받는 반군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민은 분쟁이 재점화하고 러시아군이 국경을 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오랜 분쟁으로 인해 사망자 1만4000명과 이재민 최소 200만 명이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