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합지휘소훈련 시작… '3년째 컴퓨터 모의훈련'

후반기 한미 연합지휘소훈련이 16일 시작됐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공식 발표를 통해 "이번 훈련은 연례적으로 실시해온 방어적 성격의 컴퓨터 모의훈련 위주의 지휘소훈련으로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은 주말을 제외하고 26일까지 9일간 진행된다.

특히 이번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한미 두 나라 모두 필수 인원만 훈련에 참가한다. 규모는 지난 3월 전반기 훈련 때보다 더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훈련이 대폭 축소되면서 이번에도 미래연합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은 이뤄지지 못하게 됐다.

올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를 도출하겠다는 한국 군 당국의 계획도 사실상 무산된 것.

합참은 이와 관련해 "이번 훈련 기간 중 한미 양국이 합의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진전을 위해 훈련의 일부는 FOC 조건 하에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지난 10~13일 하반기 한미연합훈련의 사전연습 격인 위기관리 참모훈련을, 16~26일에는 본 훈련인 후반기 연합지휘소훈련을 실시한다.

한편 유엔군 사령부는 한미연합훈련 일정 등을 북측에 별도로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계속되는 북한의 반발

올해 후반기 연합훈련 역시 컴퓨터 모의훈련 위주로 실시되면서 3년째 실기동 훈련 없이 '로우키'로 진행되는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맹비난은 계속되고 있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15일 "연합훈련은 북한을 힘으로 압살하려는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의 가장 집중적인 표현이자 위험천만한 북침 전쟁연습"이라고 비난했다.

또 "전쟁연습과 평화는 양립될 수 없다"며 "남조선 군부가 훈련을 축소했다는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고 있지만 자루 속 송곳은 감출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외용 주간지 '통일신보' 역시 14일 "연합훈련은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을 골자로 하는 작전계획이자 핵전쟁 예비훈련"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규모와 형식이 어떻든 '평양 점령'의 침략적 성격은 변하지 않는다"며 "한반도의 평화 보장은 연합훈련 중단과 미국의 침략 무력 철수에 있다"고 주장했다.

리룡남 주중 북한대사도 연합훈련 비난 대열에 동참했다.

리 대사는 14일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반드시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미국의 대북정책이 변함없는 상황에서 북한은 각종 위협에 절대 수수방관하지 않겠다"고 위협했다.

아울러 "더욱 증대되는 미국의 군사적 위협을 완전히 분쇄할 절대적 억지력을 더욱 빠르게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관계 어디로?

한미연합훈련 사전훈련이 시작된 지난 10일, 북한은 13개월 만에 복구된 남북 연락채널을 일방적으로 단절했다.

그리고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김영철 통일선전부장의 연이은 담화를 통해 미국과 한국을 맹비난했다.

특히 이들이 '안보 위기', '선제타격 능력 강화' 등을 언급하면서 북한의 군사도발 가능성은 물론 향후 남북관계에 대한 다양한 전망들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BBC 코리아에 "북한이 통신선을 차단한 만큼 저강도 도발은 예상할 수 있지만 고강도의 맞대응 무력 시위 가능성은 낮다"고 관측했다.

또 통신선 가동 중단에 대한 북측의 공식 선언이 없었던 만큼 재가동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양 교수는 "연합훈련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통신선 연결이 정상화 되면서 남북관계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BBC 코리아에 "한국 정부가 전략적 오판을 했다"며 남북관계 및 북미대화 교착 상황의 장기화를 전망했다.

통신선 복원 이후 연합훈련 축소 등의 정성을 보이면 북한이 남북대화, 경제협력, 인도적 협력 제의 등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잘못 판단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김여정 부부장이 담화에서 밝힌 대로 북한에게 연락채널 복원은 물리적인 복원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며 "잘못된 선택으로 연합훈련 축소라는 모험을 강행한 결과 한미동맹에까지 흠집을 내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국 북한의 의도를 잘못 읽음으로써 북미협상 재개의 단초도 마련하지 못했다"며 "당분간 북미대화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