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서울서 대규모 노동자 집회...이유는?

2일 폭염특보가 발효된 서울 도심에서 약 5만 명이 참가한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서울광장 일대에서 '7·2전국노동자대회' 집회를 열고 노동권 보장을 요구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윤석열 정부는 우리에게 노예로 살라고 한다. 더 많이 일하고 주는 대로 받으라고 한다. 하지만 그렇게는 못 살겠다"며 "오늘 우리는 당당한 주인으로 살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날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대규모 집회를 열며 '임금·노동시간 후퇴 중단, 비정규직 철폐, 차별 없는 노동권 쟁취' 등을 요구했다.

최저임금, 윤 정부 노동정책 비판

최저임금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지난 29일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5.0%(460원) 오른 9620원으로 결정했다. 그러자 노동계에선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실질임금 삭감'이라며 반발했다.

강규혁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이날 집회에서 "며칠 전 최저임금이 5% 인상됐다. 6%의 물가 인상이 전망된다는데, 그럼 내년 최저임금은 삭감된 것과 다름없다"며 "임금인상이 인플레이션을 일으킨다고 하는데, 경제 위기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돌리지 말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물가 상승에 따른 위협과 정부의 노동개혁안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노동장관이 발표한 노동개혁안대로 초과 노동을 한다면 일주일에 92시간은 일해야 한다. 고무줄 노동시간으로 사용자 입맛대로 일을 시키고 임금은 더 줄이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폭염 속 도심 행진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2일 집회가 열린 서울 중구의 최고기온도 33℃를 기록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주최 측이 나눠준 수건으로 땀을 훔졌다. 또 인근에는 얼음이나 냉커피를 파는 노점도 눈에 띄었다.

이날 참가자들은 오후 4시 30분께부터 세종대로에서 행진을 시작, 서울역-한강대로-삼각지역 로터리를 거쳐 용산 대통령 집무실 인근까지 행진했다.

경찰도 충돌에 대비하기 위해 서울광장, 숭례문, 서울역, 삼각지 일대에 1만여명의 경찰인력을 투입했다.

경찰과 집회 참가자 간 충돌은 없었고 집회는 6시경 마무리됐다. 다만 참가자들의 행진으로 인근 도로가 통제됐고, 이 때문에 일대 교통이 일시 정체를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