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지뢰: 반인도주의적 무기 vs 군사적 목적 필요성

미국이 한반도 이외 지역에서의 대인 지뢰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북한은 '이중기준'이라고 비판했다.

북한 외무성은 4일 "미국이 대인지뢰 사용 금지를 표명하면서 매번 조선반도를 제외시켰다"며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과 이중기준적 처사가 얼마나 뿌리 깊고 집요한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비난했다.

특히 "이는 조선반도를 세계 최대의 화약고로 계속 유지하려 한다는 것"이라며 "미국의 목적은 우리에 대한 군사적 압박책동을 강화하고 남조선에 대한 무장장비 반입을 합리화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대북적대시 정책이 근절되지 않는 한 조선반도에서의 평화보장은 실현될 수 없고 우리 역시 강대강, 정면승부의 투쟁원칙에서 계속 미국과 상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왜 '한반도'만 예외로 했을까?

미 백악관은 지난달 21일(현지시간) 한반도 이외 지역에서 오타와 협약에 따라 대인 지뢰의 사용 및 생산, 비축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오타와 협약은 대인 지뢰의 사용과 생산, 비축을 금지한 것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을 비롯해 160여 개국이 가입해 있다.

백악관은 다만 "이 같은 조치에도 한반도의 특수성과 한국의 방어에 대한 미국의 약속에 따라 현시점에서 한반도의 대인지뢰 정책은 유지한다"고 언급했다. 한반도 방위에 필요하지 않은 지뢰는 파괴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는 "한반도를 예외로 설정한 것은 비무장지대의 지뢰는 한국 정부 관할이지만, 우리는 한국의 방위에 책임이 있다"며 "오타와 협약에 따르면 지뢰 사용을 돕거나 권장할 수 없고, 이런 차원에서 한국은 예외"라고 설명했다.

국무부에 따르면 현재 미국은 300만개의 대인지뢰를 비축하고 있다. 지난 2002년 아프가니스탄에서 한 건을 제외하고는 1991년 걸프전 당시 마지막으로 대인지뢰를 사용했다.

반인도주의적 무기 vs 군사적 목적 필요성

대인지뢰는 말 그대로 사람에게 사용하는 지뢰다.

목숨을 앗아가지는 않지만 다리 절단 등 극심한 부상을 동반한다. 때문에 대표적인 반인도주의적 무기로 비판 받아 왔다.

특히 최근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과정에서 대인지뢰는 물론 국제조약에 위배되는 다량의 재래식 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며 국제사회의 비난이 커지고 있다.

군사전문가인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BBC 코리아에 "과거처럼 많은 병력을 사용해 지역 방어가 어려운 상황에서 한미 군 당국이 대인지뢰 사용을 포함한 한반도 작전을 상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한반도 지역 분쟁에서만큼은 대인지뢰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으로 기본적으로 북한이 대인지뢰를 사용하기 때문에 한국 군도 쓰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대인지뢰가 터지면 발목 절단 등 장애를 입는 것이 큰 문제"라며 "상대방의 전투력을 저하시킨다는 차원에서도 상당한 피해가 동반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당국자는 "인권 등 여러 문제로 인해 국제적으로 대인지뢰 사용을 제한하고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한반도에서는 군사적 목적에 의한 필요성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국군의 대인지뢰는 방어용으로, 평시가 아닌 전시에 남측으로 밀고 내려오는 북한군 병력을 막기 위한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미국의 이 같은 한반도 예외 결정이 새로운 것이 아니며, 한국 군 당국의 요청에 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015년 8월 파주 인근 비무장지대(DMZ)에서 북한 목함지뢰로 인한 폭발사고가 일어나 부사관 2명이 크게 다쳤다.

국방부는 당시 합동조사단 조사 결과, 사고 현장에서 수거한 폭발 잔해물이 북한군의 목함 지뢰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도 해당 사건이 정전협정 위반이라며 북한을 향한 규탄 입장을 내놓았다.

앞서 사건 발생 전년도부터 북측의 DMZ 내 지뢰 매설 징후가 포착됐던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