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내 아바타 향한 성범죄…처벌할 수 있나?

최근 디지털 캐릭터를 향한 성희롱적 발언과 미성년자가 운영하는 캐릭터에게 성적 행위 및 괴롭힘 사례도 확인됐다

사진 출처, Monica Quin

사진 설명, 최근 디지털 캐릭터를 향한 성희롱적 발언과 미성년자가 운영하는 캐릭터에게 성적 행위 및 괴롭힘 사례도 확인됐다

온라인 게임과 메타버스 내 캐릭터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도 처벌받을 수 있을까?

최근 디지털 아바타 및 캐릭터를 대상으로 한 성적 행위 및 괴롭힘을 제재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많은 사용자가 미성년자인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서 성착취, 성희롱 등 사건들이 빈번히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 중에는 미성년자가 운영하는 캐릭터에게 성행위를 시키는 사례도 있었다.

한 아동 청소년 상담소는 BBC에 이러한 가상 공간 내 성범죄가 성장 과정에 있는 아이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미국의 한 소비자 단체도 메타버스 내 성폭력 등 각종 범죄가 제지받지 않고 빈번히 발생한다며 정부와 플랫폼이 적극적인 규제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가해자 처벌뿐만 아니라 플랫폼 사업자의 의무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디지털 캐릭터 대상 성범죄'

아시아 최대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 이용자 수는 2억 5000만 명가량이다

사진 출처, Zepeto

사진 설명, 아시아 최대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 이용자 수는 2억 5000만 명가량이다

메타버스 내 캐릭터에 대한 성범죄는 처벌 대상일까?

현행법상 게임 캐릭터를 통해 성희롱이나 성행위를 시키더라도 이를 제재할 규정은 없다.

다만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5일 디지털 캐릭터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를 제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온라인 공간 내 '성적 인격권' 침해행위를 정보통신망상 '유통할 수 없는 정보'로 포함시키고, 플랫폼 사업자가 이를 관리토록 했다.

성적 인격권이란 '원치 않는 성적 대상화가 되지 않을 자유'를 보장하는 권리를 뜻한다.

신 의원은 이와 관련해 "온라인 공간에서 일어나는 새로운 성적 가해 행위는 인터넷 사용량이 많은 10대가 주로 피해를 입고 있고 스토킹으로까지 발전하는 등 범죄 형태가 매우 다양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디지털 성범죄의 경우 단 한 번의 유포로도 그 피해가 극심하기에 철저한 범죄 대응 체계를 갖추어 피해자를 두텁게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아이도 피해자 될 수 있다'

누구든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아동 청소년 상담소 탁틴내일의 이현숙 상임대표는 BBC 코리아에 피해 아동은 평생 "큰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사춘기는 몸도 바뀌지만, 뇌도 재구조화되는 시기다. 자신의 삶을 개척화하는 성장 과정에서 온라인상으로 믿던 사람에게 성착취를 당한다거나, 신뢰 관계가 있는 사람에게 부당한 요구를 당해 피해를 입게 되면 굉장히 위축되고 자신감을 상실한다"며 "이는 이후 아이가 살아가는 데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아이들이 피해 사실을 말하지 못하는 경우들도 많다"며 "일상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자신을 비하하는 등 문제가 심각해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어 "누구든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정보통신기술이 발전하면서 아동에게 접근하기 쉬워졌다"며 "실제 성범죄는 혼자 있거나 가출한 아이들이 더 취약했다면, 가상 공간 내 성범죄는 누구나 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수한 환경에 처한 특수 계층 아이들이 피해를 입는 것이 아닙니다. 모두가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이 대표는 또 "메타버스 아바타 캐릭터 청소년 같은 경우 자신을 동일시 하기 때문에 성희롱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아동이 온라인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안전한 공간을 만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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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공간…플랫폼의 역할이 중요'

한편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BBC에 진압적 정책이 아닌 "시스템적인 예방 정책"이 먼저 고안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메타버스라는 가상공간을 만드는 사람들로 하여금 어떻게 책임을 지게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많이 없다. 사건이 일어난 이후 어떻게 처벌할 것인지, 즉 진압적 정책에 너무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가상공간은 현실과 다르게 예방이 더 용이하다"며 "플랫폼 사업자들의 당위적 의무에 대해 더 고민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승 위원은 또 만약 플랫폼 사업자가 관련 범죄를 방관하거나 방치한다면 이들을 처벌할 방안을 고려하는 것이 예방적 차원에서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형벌적 대안을 생각하기 전에 예방적 방법론을 우선 고민하고 생각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상공간이라는 세상을 만든 사람에게 사회적 의무를 요구하지 않는다면 범죄는 계속해서 발생할 것입니다. 어떻게 메타버스 세상을 현실 세상보다 더 안전하게 만들 수 있는지 고민해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