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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로 알아낸 2000년 전 폼페이 희생자들의 비밀
- 기자, 빅토리아 길
- 기자, BBC 과학전문기자
고대 로마제국의 도시로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멸망한 폼페이의 유골을 연구하는 연구진이 화산재에 덮인 채 발굴된 폼페이인 남녀의 뼈에서 유전자를 추출해 해독했다고 27일(현지시간) 밝혔다.
폼페이 희생자들의 화석에서 추출한 DNA로 거의 완전한 유전정보를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굳어진 잿더미로 둘러싸인 시신 안에서 이들의 DNA는 보존될 수 있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됐다.
이 두 남녀의 유골은 폼페이 유적 중 오늘날 '대장장이의 집'이라고 불리는 '카사 델 파브로'에서 1933년 처음 발견됐다.
그곳에서 점심을 먹고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 이들은 서기 79년 8월 24일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하자 한쪽 구석에 털썩 주저앉았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화산 폭발로 만들어진 거대한 화산재 구름 때문에 불과 20분 이내에 폼페이 주민들은 목숨을 잃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탈리아 살렌토 대학의 인류학자 세레나 비바 박사에 따르면 연구 결과 이 두 남녀는 당시 탈출을 시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비바 박사는 'BBC 라디오4'의 '인사이드 사이언스'와의 인터뷰에서 "몸의 자세로 보아 이들은 도망치지 않은 것 같다"면서 "도망치지 않은 이유에 대한 해답은 이들의 건강 상태에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제 이들의 뼈에 관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되며 단서가 드러났다.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교의 가브리엘 스코라노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뼈의 보존상태가 중요했다"면서 "뼈의 보존상태를 가장 먼저 살펴봤는데 뭔가 해답을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DNA 추출]을 한번 시도해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놀라운 보존상태에 더불어 최신 연구 기술을 통해 연구진은 "정말 적은 양의 뼛가루"에서 엄청난 양의 정보를 추출할 수 있었다"고 스코라노 교수는 밝혔다.
스코라노 교수는 "최신 염기서열 분석 기계 덕분에 유전체 여러 개를 동시에 해독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분석 결과 남성의 뼈에선 결핵을 일으키는 박테리아의 DNA가 발견됐다. 이를 통해 화산 폭발로 사망하기 전 결핵을 앓고 있었을 수도 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아울러 이 남성의 두개골 아랫부분 뼛조각에서는 유전 암호 전체를 해독할 수 있을 만큼 DNA 상태가 온전했다.
덕분에 이 남성의 "유전 표지자" 즉, 염색체의 알려진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기준점이 고대 로마제국 시대 이탈리아 지역 사람들과 유사하단 사실을 알아냈다.
그러나 이 남성은 폼페이와는 떨어진 이탈리아 서부 사르데냐섬에서 일반적으로 발견되는 유전자 염기서열을 갖고 있어 당시 이탈리아반도 전역에 걸쳐 높은 수준의 유전적 다양성이 존재했을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스코라노 교수는 고대 환경 유전자 등 폼페이에 관한 생물학 연구를 통해 더 많은 사실을 알아낼 수 있으리라고 밝혔다. 당시의 생물다양성 등에 대해 더 많은 진실이 드러날 수 있다는 것이다.
스코라노 교수는 "폼페이는 로마의 섬과 같다"면서 "서기 79년 어느 날의 사진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바 박사 또한 폼페이 유적 내 모든 유골은 "보물"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람들은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역사적 사건 중 하나를 조용히 증언하고있다"는 비바 박사는 "이 유골과 함께 일하는 것은 매우 감동적인 일이며 개인적으로 큰 특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