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잇따른 IS 테러공포에 떨고 있는 아이들

밀라드(15)는 학교에 폭탄이 떨어졌을 때 현장에 있었다
사진 설명, 밀라드(15)는 학교에 폭탄이 떨어졌을 때 현장에 있었다
    • 기자, 세컨더 커마니
    • 기자, BBC News, 카불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 서쪽 지역에 만난 15세 소년 밀라드는 책가방을 챙기고 있었다. 밀라드가 다니던 학교는 지난달 이슬람 극단주의자들로부터 공격받았다. 첫 번째 폭탄이 터졌을 때 밀라드는 다치지 않았지만, 아들을 찾으러 급히 현장으로 달려온 밀라드의 아버지는 안타깝게도 숨졌다. 이내 터진 두 번째 폭탄 때문이었다.

밀라드의 집 밖에는 개혁 정치가 미르 호세인 기념 포스터가 걸려있었다. "당신의 피를 통해, 당신은 사랑에 의미를 부여한다"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형과 삼촌과 함께 걷던 밀라드는 "다시 학교로 돌아가는 일은 정말 힘들다"라면서 "내 심장은 내가 다시 학교로 돌아가길 원치 않는다"라고 말했다.

밀라드를 포함해 이곳 다쉬트-에-바르치 지역 주민 대부분은 시아파 소수민족인 하자라족 출신이다. '이슬람국가(IS)' 현지 지부는 여러 차례 이 지역 주민들을 공격하고 있다. 밀라드의 학교를 겨냥한 폭탄 테러의 배후로도 IS가 지목됐다.

밀라드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학교에 폭발이 일어났을 때 막 나가려던 참이었다"라면서 "우리는 손을 머리에 얹고 바닥에 웅크렸다"라고 상황을 전했다.

잠시 후 밀라드와 다른 학생들은 담을 넘어 이웃집으로 탈출했다. 그렇게 집에 도착했을 때 밀라드는 아버지가 다쳤다는 소식을 들었다.

얼마되지 않아 밀라드의 아버지는 시신으로 돌아왔다.

밀라드는 비통한 목소리로 "아버지는 매우 친절하고 자상하신 분이었다. 언제나 날 응원해주셨다"라고 말했다.

밀라드 집 밖에 걸려 있는 미르 호세인 기념 포스터
사진 설명, 밀라드 집 밖에 걸려 있는 미르 호세인 기념 포스터

공격 직후 학교는 다시 문을 열었지만, 돌아오지 않은 학생들도 있었다. 학부모들은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밀라드가 다니던 학교의 굴람 하이더 후사이니 교장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폭력이 학생들을 방해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무리 많이 공격받더라도 계속해서 아이들을 교육해야 합니다. 우리의 종교가 우리를 가르치며, 요람에서 무덤까지 우리는 배움에 힘써야 합니다."

최근 몇 주 동안 IS는 시아파와 수피즘 지역 사회를 대상으로 잇따른 폭탄 테러를 자행했다. 이슬람 사원, 미니버스, 밀라드의 학교 등에 가해진 공격으로 10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하기 훨씬 전부터 IS의 공격은 계속됐지만, 지금은 북부의 마자르-이-샤리프와 쿤두즈 지역에서도 폭탄 테러가 발생하는 등, 폭탄 테러 발생 지역이 점점 넓어져 가고 있다.

탈레반이 아프간을 점령하면서 교도소에 있던 IS 출신 수감자 수천 명이 탈옥했다. IS는 아프간 내 타지크족과 우즈베크족 일부를 끌어들이기까지 했다.

반면 탈레반은 아프간 내 최대 민족인 파슈툰족의 조직이다.

IS는 심지어 최근 두 차례에 걸쳐 북쪽으로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웃국 우즈베키스탄과 타지키스탄을 향해 발포하기까지 했다.

아프간 땅을 해외 공격의 전초기지로 사용하지 않겠다고 거듭 약속한 탈레반과 달리 IS는 공공연하게 전 세계를 향한 야망을 드러낸 바 있다.

물론 IS는 여전히 경쟁자 탈레반보다 그 세력이 훨씬 작다. IS가 어떤 영토도 장악하고 있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IS의 이른바 '슬리퍼 셀,' 즉 잠복 조직원들은 여전히 탈레반 순찰대와 아프간 내 소수 민족을 노리고 있다.

'우리는 곳곳에서 공격받고 있어요.'

IS는 탈레반에 불만을 품은 아프가니스탄 및 파키스탄 출신 대원들이 이탈해 만든 조직이다. 이들은 탈레반이 지나치게 온건하다고 비난하며, 탈레반은 이들을 '극단주의자'라고 칭한다.

아이러니한 점은 반란군의 형태로 시작한 탈레반이 이젠 비난의 대상이 됐다는 것이다. 카불의 한 탈레반 관료 또한 "한때 공격을 계획했던 카불의 치안을 담당하게 돼 이상한 감정을 느낀다"라고 인정했다.

많은 아프간인들, 심지어 탈레반을 특별히 지지하지 않는 시민들조차 탈레반이 정권을 잡게 되면 수십 년간 이어진 기나긴 폭력 사태가 끝나길 바랐다.

탈레반 점령 후 아프간 내에 전반적으로 폭력 사태가 잦아든 건 사실이지만 여전히 IS는 끊임없이 공격하며 '치안을 확보했다'라는 탈레반의 이야기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아프간 수도 카불에 설치된 탈레반 검문소
사진 설명, 아프간 수도 카불에 설치된 탈레반 검문소

한편 카불 내 탈레반이 이끄는 경찰 인력의 대변인인 칼리드 자드란은 "여러 국가가 연합해 아프간을 침공한 것"이라면서 "이들을 몰아낸 우리기에 이제 더 작은 공격에 맞서 아프간을 지켜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자드란 대변인은 최근 발생한 폭탄 테러에 대해 "잔혹하다"라면서 "용감한 우리 경찰 인력이 이러한 공격을 미리 막아낼 수 있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근 '이드 알피트르' 축제 기간엔 큰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던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탈레반은 아프간을 완전히 통제한 것처럼 보이길 바란 나머지 IS의 위협을 공개적으로 축소하려 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크게 밀려나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IS는 아프간 동부 지역에서 영토를 장악해 통제하며 힘을 키우고 있었으며 탈레반 정보부는 IS와 치열한 유혈 분쟁을 벌였다.

다른 지역에서는 탈레반이 IS의 은신처를 성공적으로 공습했다거나, IS 전투원을 체포했다면서 선전하기도 했다.

지난 겨울 IS의 움직임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지만, 이제 다시 최근 들어 테러 공격이 잇따르고 있다. 이러한 공격에 대해 IS는 자신들의 지도자가 시리아에서 사살당한 것에 대한 "전 세계적인 '보복' 계획의 일부"라고 말했다.

이렇듯 IS는 여전히 위협적인 존재다.

카불 서부의 다쉬트-에-바르치 지역 등 하자라족이 많이 모여 사는 지역에는 주민들의 삶에서 공포감을 느낄 수 있다.

공유 택시 역할을 하는 미니버스에서 탑승객 샤 자한 샤히드를 만났다
사진 설명, 공유 택시 역할을 하는 미니버스에서 탑승객 샤 자한 샤히드를 만났다

심지어 공유 택시처럼 출퇴근 길 시민들의 발이 돼주는 미니버스 또한 테러의 표적이 됐다. 미니버스에 탑승해 만난 모든 승객이 위험을 의식하고 있었다.

출근길에 만난 샤 자한 샤히드는 "곳곳에서 공격받고 있다"라고 불안감을 드러냈다. 조교수인 샤히드는 "학교, 병원, 대학교, 길거리 가릴 것 없이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살아남을 수 있는 그 어떠한 선택지도 없다. 핏속에 살아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시 밀라드의 이야기로 돌아와 보면 밀라드는 학교에 도착한 지 얼마 안 돼 다시 발길을 돌렸다. 학교에 앉아 수업을 듣는 건 지금으로선 너무 어려운 일이다.

"아버지는 항상 저를 위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이제 아버지는 이 세상에 안 계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