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런던 로펌, '임금 20% 삭감하면 재택근무 가능' 제안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의 득과 실에 대해선 여전히 논쟁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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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제니퍼 마이어한스
    • 기자, BBC 비즈니스 전문기자

영국의 한 로펌이 직원들에게 계속해서 재택근무를 할 수 있다고 제안하면서 한 가지 조건을 달았다.

로펌 '스티븐슨 하우드'는 현재 급여보다 20% 낮은 임금을 제공한다는 조건으로 직원들에게 집에서 근무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의 득과 실에 대해선 여전히 논쟁거리다.

직원들은 시간과 돈을, 고용주들은 사무실 공간과 임대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집에서 일하면 감독하는 사람이 없어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주장도 있다. 반면 통근 시간을 아낄 수 있기에 더 오래 일할 수 있으며 저녁과 주말에도 가끔 일할 수 있고, 업무 방해 요인도 더 적다는 주장도 있다.

최근 제이콥 레스-모그 영국 내각부 장관이 "모든 공무원은 재택근무를 중단해야 한다"라고 말하며 "사무실에서 곧 보기를 기대한다"라는 메모를 직원들의 빈 책상 위에 남기면서 논란이 됐다.

연구에 따르면 재택근무는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다. 또한 많은 사기업이 '하이브리드 근무' 즉, 재택근무와 사무실 출근을 결합한 근무 형태를 통해 공간을 절약하면서도 직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스티븐슨 하우드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런던 외곽에 살며 회사로 출근하는 대신 더 낮은 임금을 받는 조건으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채용된 직원들이 있다면서, 이는 통근 비용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직원들 또한 사무실에 출근한다면 통근비를 청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티븐슨 하우드사는 재택근무 옵션을 기존 직원에게 확대 적용 중이지만, 풀타임 재택근무를 시 급여는 달라진다고 말밝혔다.

현재 재택근무 옵션은 로펌의 모든 정규직 직원에게 주어졌지만, 파트너 변호사들은 제외됐다.

스티븐슨 하우드사는 재택근무 옵션을 선택하는 직원이 많지 않으리라고 내다봤다.

예를 들어 신임 변호사는 9만파운드(약 1억4000만원) 연봉 조건으로 일을 시작하는데, 재택근무 시 7만 2000파운드를 받는 옵션을 선택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것이다. 또 이들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며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스티븐슨 하우드사는 런던으로 정기적으로 출근하지 않는 직원에게는 더 적은 임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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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스티븐슨 하우드사는 런던으로 정기적으로 출근하지 않는 직원에게는 더 적은 임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스티븐슨 하우드사의 대변인은 현재 "당사는 현재 직원들이 일주일에 최대 이틀까지 집에서 일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라면서 "이는 런던, 파리, 그리스, 홍콩, 싱가포르, 한국 지사의 직원 1100명 중 많은 이들에게 적합한 정책"이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이야기를 처음 보도한 로펌 뉴스 웹사이트인 '롤온프라이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당사의 하이브리드 근무 정책은 직원 대다수에게 적합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니콜라스 블룸 미 스탠포드 대학 경제학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도 약 10%의 근로자가 완전한 원격 근무를 선택하리라고 내다봤다.

블룸 교수는 재택근무가 생산성을 향상하며, 지역 간 격차를 줄이고, 소위 '블루칼라' 노동자에게 더 많은 근로 유연성을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남성과 백인 중심'

일부 기업에서는 직원들이 심지어 하이브리드 근무 조건도 거부하는 등, 사무실 복귀에 대해 저항하고 있다.

애플의 일부 직원들은 팀 쿡 최고경영자(CEO)에게 일주일에 3번 출근하라고 강요한다면 " 어리고, 백인 남성 위주의 직원들로 채워질 것"이라고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공개서한에서 회사 경영진에게 사무실 출근을 강제하면 "직원 구성을 바꿔놓을 것"이라면서 "회사는 결국 누가 그 자리에 적합한지가 아니라, 누가 애플에서 근무할 수 있는지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라도 직접 출근해야 하면 회사 근처에 살거나, 부양해야 할 가족이 없는 젊은 사람이거나, 배우자가 육아 등 가사를 전담할 수 있는 사람들만 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공개서한에는 200여 명이 서명했지만, 이는 애플사의 직원 16만5000명 중 0.1%에 불과하다.

이번 공개서한은 앞서 팀 쿡 CEO가 직원들에게 보낸 사무실 복귀가 "우리 삶에 중요한 동료들과 더 깊이 함께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라는 이메일에 대한 대응인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팀 쿡은 직원들에게 필요한 지원과 근무 유연성을 제공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