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병역특례 ON vs. N.O... '병역법 개정' 어떻게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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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나리 킴
    • 기자, BBC 코리아

대한민국 '사나이로 태어나서 할 일도 많지만' 그중에서도 대한민국 사나이여서 갖는 '국방의 의무.'

지난달 방탄소년단 BTS 소속사 하이브는 BTS가 군대에 가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병역 논의가 이번 국회에서 정리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1992년생 BTS 멤버 맡형 진의 입대 기한이 내년으로 다가오면서 향후 활동 계획 수립에 제약이 생기자 병역특례 여부를 조속히 결론 내달라고 촉구한 것이다.

국민의힘 정책위원장 성일종 의원은 윤석열 새 정부의 인사청문회가 끝나는 대로 'BTS 병력 특례법 국회 개정안 통과를 이른 시일 내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법안 통과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최근 'BTS 병역특례법' 논란이 다시 불타올랐다.

병역특례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1992년생 BTS 멤버 진은 내년에 입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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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병역특례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1992년생 BTS 멤버 진은 내년에 입대해야 한다

병역특례법 'ON'

병역특례는 예술·체육인이 경력 단절 없이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특혜를 주는 제도다.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되면 약 4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뒤 사회로 복귀해 34개월 동안 자신의 분야에서 일하며 사회공헌활동 544시간을 이수하면 된다.

자격 요건은 '국위선양'과 '문화창달' 등 국가 권위나 위세를 널리 떨친 활동 경력이다. 체육요원은 올림픽 동메달 이상,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자격요건이다. 예술요원의 경우 순수예술 분야로 병무청에서 지정한 국내외 42개 대회에서에서 2위 이상을 받아야 한다.

대표적으로 2018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손흥민과 국제 쇼팽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조성진이 병역 대체복무 혜택을 받았다.

현재 국회에는 대중문화예술인도 예술 요원으로 편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이른바 'BTS 병역특례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그동안 대중문화 업적은 상업적 성격이 짙어 병역 특례에서 제외됐지만, BTS의 경우 '다른 어떤 예술인보다 국위선양과 문화창달에 기여'했기 때문에 병역특례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BTS는 2018년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 1위에 올랐다. 2020년 9월에는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서 한국인 최초 1위, 이듬해 11월에는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으로 꼽히는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AMA'에서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Artist of the Year)'를 수상하며 3관왕을 차지했다.

지난달 20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포스트 코로나 시기의 BTS 국내 콘서트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에 따르면, BTS가 국내에서 콘서트를 정상 개최하면 공연 1회당 경제적 파급효과는 최대 1조 2207억원, 연간 10회 공연 시 12조2068억원으로 추정됐다.

BTS의 국위선양과 경제적 파급효과를 고려해 병역특례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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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BTS의 국위선양과 경제적 파급효과를 고려해 병역특례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병역특례 'N.O'

세계적인 명성을 얻는 BTS이지만 '병역' 앞에서 예외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리서치 전문기업 '미디어 리얼 리서치 코리아'가 지난달 15일부터 26일까지 성인 5039명을 대상으로 'BTS 병역특례 이슈'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36%가 '일반인들과 달리 한류 인기에 따라 병역 기준을 나누는 것 자체가 불공평하다'고 답했다. 반면 34.6%는 '국격을 올린 사람들에게 주는 국가 차원의 대접'이라고 답변했다.

국방부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BTS 병역 특례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지난해 11월 병역법 개정안 논의를 위한 국회 국방위 법안심사소위에서 박재민 국방부 차관은 BTS 등 대중문화예술인의 병역특례 적용과 관련해 "추가적인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국방부는 2019년 병역특례 제도 개선을 위한 관계부처 태스크포스에서도 대중문화예술 분야로 병역특례를 확대하지 않기로 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전반적인 대체복무 감축 기조, 병역의무 이행의 공정성, 형평성을 제고하려는 정부의 기본 입장과 맞지 않아 검토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반대 입장의 가장 큰 이유는 대중문화예술은 올림픽이나 콩쿠르처럼 공신력과 대표성 있는 지표가 없어 객관적인 편입 기준 설정이 어렵다는 것이다.

또 군 복무에 대한 형평성 논란과 특례 오남용 우려로 평범한 남성에 대한 역차별 문제 등이 거론된다. BTS에 병역특례를 적용하면 특례 대상자가 다른 대중문화예술인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조문상 국회 국방위 전문위원은 지난해 8월 검토보고서에서 "(대중문화예술인 활동은) 개인 영리활동과 직결될 뿐 아니라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경향이 있어 특기를 활용한 공익적인 업무에 복무하도록 하는 이 제도에 다소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경기도 수원시 경인지방병무청에서 신체검사 받고있는 입영대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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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지난해 경기도 수원시 경인지방병무청에서 신체검사 받고있는 입영대상자

'어떻게 생각해?'...'피 땀 눈물'

대한민국 육군 군법무관으로 14년간 복무한 예비역 소령 출신의 이지훈 변호사는 "징병제인 한국에서 군 복무를 불이익으로 보기 때문에 '병역특혜'가 민감한 논쟁거리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특히 일부 권력층의 병역 비리·기피 문제로 "군대는 힘없는 사람들만 끌려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자리잡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군 복무에 대한 정당한 금전적 보상이 없다면 최소한의 예우라도 해줘야 하는데, 그런 예우마저 조롱거리가 돼버리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병역특례에 대한 사안이 민감해진 것"이라고 했다.

실제 2019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0대 현역 제대자 111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80.8%는 '군대에 가지 않을 수 있으면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 가운데 66.7%는 '군 복무로 잃은 것이 많다'고 답했고, 59.8%는 '시간 낭비'라고 답했다. 응답자 82%는 군 복무 당시 급여가 경제적 보상으로 '적절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경기도 안양시 인덕원에 거주하는 30대 장 모씨는 "인생에서 가장 머리가 잘 돌아가고 에너지가 넘치며 성과를 낼 수 있는 나이에 머리가 굳어버리도록 전력을 다해버린다"며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을 목적없이 낭비하고 허비해버린다"고 말했다.

올해 병장 기준 월급은 67만6100원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앞서 대선 공약에 '병사 봉급 월 200만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국방부는 재원마련과 인상 시기를 두고 고심중이다. 병역특례 논란의 해결책으로 '모병제 전환'도 거론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지훈 변호사는 "궁극적인 해결책은 모병제이지만, 당장 쉽지 않다"면서 "그보다 보상들이 현실화하고 군 복무에 대해 예우를 해줌으로써 군 복무는 불이익이 아닌, 나의 희생에 대한 긍정적인 보상을 받는 것임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진작에 이뤄졌어야 할 것들"이라고 강조했다.